흉부외과 박형주 교수, 흉벽 개형술 '샌드위치 수술법'으로 치료 성공
수술 5일 만에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퇴원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박형주 교수(오른쪽)가 스웨덴인 크리스토퍼 브랜들 씨와 기념 촬영을 했다.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박형주 교수(오른쪽)가 스웨덴인 크리스토퍼 브랜들 씨와 기념 촬영을 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독일서 오목가슴·새가슴 수술 실패한 환자가 서울성모병원에서 재수술을 받고 희망을 찾았다. 

서울성모병원 박형주 교수(흉부외과)는 새로 개발한 흉벽 개형술(chest wall remodeling) 수술법인 '샌드위치 수술법'으로 복합 흉벽기형 수술에 성공했다.

이번에 수술받은 환자는 스웨덴에 사는 크리스토퍼 브랜들씨로, 목가슴과 새가슴이 복합된 흉벽기형이 있어 가슴뼈 모양을 바로잡고 호흡 불편과 등·어깨 통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년 전 독일에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독일에서 받은 수술은 결과가 좋지 못했다. 수술한 지 한 달쯤 지나자 전처럼 숨 쉬는 것이 불편했고 어깨와 등 통증이 다시 찾아왔다. 더군다나 가슴뼈를 교정하기 위해 삽입한 고정막대가 약간씩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재수술이 절실했던 브랜들씨는 오목가슴·새가슴 수술의 세계적인 권위자를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인터넷에서 박형주 교수의 수술법과 실적을 접했다.

그는 박형주 교수에게 수술받기로 결심하고 올해 4월 한국을 찾아 수술법과 일정 등을 의논했다. 재수술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박 교수는 브랜들씨에게 자신이 개발한 흉벽 개형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오목가슴 교정을 위한 너스수술법은 국내외에서 많이 시행됐지만 새가슴이나 복합 기형은 고칠 수가 없었다. 이에 박 교수는 새로운 흉벽 개형술 수술법인 '샌드위치 수술법'을 개발해 복합 흉벽 기형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수술법은 오목가슴, 새가슴을 한 번에 교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양 옆구리에 1cm 정도 작은 피부절개를 한 후 교정용 금속막대를 삽입해 함몰된 가슴뼈는 올려주고, 동시에 돌출된 뼈는 눌러 줌으로서 복합 기형을 교정하는 것이다. 금속막대를 2~3년 후 제거함으로써 시술이 종료되고 이후 정상 흉곽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간 흉벽기형 수술의 문제점은 삽입된 금속막대가 고정되지 않고 움직여 수술이 실패하거나,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빈발하는 것이었다. 이에 박 교수는 교량판을 이용한 새로운 막대 고정법을 개발해 막대가 움직이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Park Technique 수술법'을 개발했다. 2013년부터 1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막대회전율 0%, 수술성공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뼈 골격이 완성된 상태라 교정이 어려운 성인 환자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수술 받은 브랜들씨는 수술이 끝나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수술 5일 만인 10월 7일 무사히 퇴원했다.

박 교수는 "처음 외래에서 만났을 때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며 "복합 기형이라 성공 보장이 어렵고, 재수술로서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환자가 오히려 제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라고 독려해 수개월 간의 숙고 끝에 수술이 성사됐다.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목가슴과 새가슴이 생명이 단축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개인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은이가 자신감을 갖고 행복한 생을 누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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