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기능 분화한 환자중심체제 구축을
보건연 정책논문 발표회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21세기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선택권을 극대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한국보건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08년도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 정책논문 발표회"에서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는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문 교수는 "선택진료제도는 국민의 선택과 의료접근성을 차별하는 주요인자"라며 "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되 의료기관의 보험수가를 보전시켜주는 방안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주치의제도 도입도 강조했다.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1차 의료를 담당하도록 하고 2·3차 환자의뢰체계가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의뢰체계를 거치지 않은 환자에 대해서는 보험적용을 배제하고 1차진료기관은 외래 위주로, 3차진료기관은 입원 위주로 기능분화를 유도하며 보험수가 정책을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유리하도록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 문 교수의 주장이다.

 또 보건의료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피보험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보험자 간 경쟁을 유도해 환자중심의료제도가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이를 위해 4대 사회보험의 보험료 징수 기능을 국세청이나 정보통신부 등으로 이관해서 보험조직을 슬림화하고 건강보험공단 조직을 직장공단과 지역공단으로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의학전문대학원의 의료인 양성과정에서 의사가 지나치게 기술의존적 사고에 빠지지 않도록 교육하고 1차 의료의사 양성을 의학교육의 목표로 해야 한다며 1차 의료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교수는 이외에도 ▲정책실명제 도입 ▲원격의료 판독료 신설 ▲예방적 보건의료서비스 확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실시 ▲동북아 상호간 건강보험협정체결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 다른 나라는 어떤가

싱가포르 - 계층별 보험재정 마련
일본 - 예방 강화로 의료비 절감
대만 - 보험급여 관리자간 경쟁 유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들도 늘어가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보건의료제도 개혁이 한창이다.

 카이홍푸아 국립싱가포르대학 교수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메디세이브(개인의료저축계정), 메디쉴드(엘더쉴드=보험), 메디펀드(빈곤계층 대상)를 축으로 재정 개혁을 하고 있다. 메디세이브는 1차의료 개념으로 가족과 개인의 책임이 따르고 메디쉴드는 높은 의료비용에 대한 대책의 보험, 메디펀드는 소외계층 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기부금 마련 등으로 형평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과거 재산 여부에 관계없이 병동등급에 따라 지원했으나, 지금은 재산에 따른 지원으로 보험재정을 관리하고 있다.

 이츠지 오카마토 일본국립보건원 교수는 일본은 예방을 통한 건강한 삶을 유도, 의료비지출을 조절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2015년까지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25%까지 감소시킬 계획을 세웠다면,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시행토록 하여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수검자들을 집중관리하는 방식으로 다가선다는 것.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는 10%의 성과급을, 실패하면 10% 규모의 재정적 패널티가 가해진다.

 퉁리앙 장 국립대만대학 교수에 따르면 대만은 전국민 건강보험전략은 공평한 보건의료접근성, 거시경제적 효율성, 미시경제적 효율성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정이 통합된 대만은 보험급여관리자들을 여럿 두어 그들간에 경쟁을 유도, 재정을 관리하고 있는데 관리자 다양화를 통해 의료비 운영에 효율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미카야로바 율리아 러시아 의료정보화조직중앙연구소장은 "러시아는 형법상 의료서비스비용은 전액 무료지만 징수된 보험료로는 60% 정도만 보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보험료를 현실화하여 재정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의료서비스는 입원중심에서 외래중심으로 바꾸고 1차의료를 강화한다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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