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유발한 채용 위탁업체 A사에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2명 컨설턴트로 재직
장정숙 의원, 위탁 선정 과정 압력 여부 등 구채적인 정황 종감 전까지 제출 명령
계약 해지 후 손해배상 청구 안 한 것도 의문…김승택 원장, '참담하다'고 밝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올해 4월과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규직원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답안지 오배포, 성희롱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예고된 일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용업체 위탁과정에서부터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과 함께 채용 시험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비판인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의원은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심평원의 부실한 채용시험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우선 장 의원은 채용시험에서 문제를 일으킨 위탁업체 A사에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2명이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장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심평원의 위탁업체로 최종 선정된 A사는 기존 실적 등에서 자격미달이었음에도 평가위원 8명 전원이 일정 점수(4점)를 부여해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결국 이 A업체로 인해서 심평원 채용시험에 구멍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게 장 의원의 주장이다.

장 의원은 "4월 필기 고사장에 심평원 내부 직원이 단 한명도 위치하지 않았다"며 "문제지를 인쇄하고 포장한 후 이송하는데도 인사부 및 감사부 직원이 없었는데 위기 상황을 대처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면접시험에서 성희롱 발언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영상 촬영이 있었지만 심평원이 이를 고려하지 않은 점도 지적 받았다.

아울러 역대 최대 인원을 채용하면서 예산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3분의 1 수준으로 책정한 것도 문제 삼았다.

장 의원은 "공무원법 64조에 의해 현행 보좌관 2인이 소속기관장의 허가를 받고 컨설턴트 업무를 하고 있는지, 언제부터 근무하고 급여를 받았는지, 실직적인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들의 압박이 없었는지, 두 보좌관이 중앙대 산학협력단과 IMC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지 확인해 종합국감 전까지 제출하라"고 김승택 원장에게 전달했다.

이어 "A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보증금만 돌려받고 소송을 통한 손해배상도 진행하지 않았는데 하반기 채용은 어떤 돈으로 진행할 것인가"라며 "짜고 치는 고스톱은 이럴 때 쓰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승택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승택 원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다른 의원들도 심평원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김광수 의원은 "정치권과 연결시켜 이런 식의 선택을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했으며, 기동민 의원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컨설턴트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심평원은 사실 관계를 빨리 확인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 김승택 원장은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오늘 의원들의 지적으로 사실을 알게 됐는데 기관장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종합국감 전까지 정확하게 확인하고 보고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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