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제약사 주요 품목, 8월 처방 감소...업계 "시기적 영향 탓"

올해 8월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일었지만, 예상대로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일었지만, 예상대로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지난 8월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불매운동이 번졌지만, 전문의약품 분야에는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의약품을 국산으로 대체 처방하기 어려워 일본 불매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고조됐던 반일감정에도..."의약품 처방 신중해야"

지난 8월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조치에 따라 원자재,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이런 움직임은 의약품 분야에도 번져 각 시도약사회는 일본 제조약품 판매 거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고, 온라인을 통해 일본 의약품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약품 분야에서 일본 불매운동은 무풍지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하는 만큼 전문약 처방 변경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당시 한 개원의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을 비롯한 일본산 제품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전문의약품은 대체 처방 등에 신중해야 하는 만큼 불매운동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8월 처방액 감소, 불매운동 영향?...."시기적 영향일 뿐"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일본 불매운동이 일었던 8월 다이이찌산쿄, 아스텔라스, 다케다 등 일본계 제약사 주요 품목의 원외처방액은 7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는 8월 50억 87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 전달(51억 100만원)보다 0.27% 줄었다. 

세비카와 세비카HCT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6.68%(44억 7500만원→41억 7600만원), 10.05%(27억 6600만원→24억 8800만원) 감소했다. 

또 다른 일본 제약사인 아스텔라스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동안 하루날은 67억 500만원에서 62억 7600만원으로 6.4% 줄었고, 베시케어는 7.91%(12억 100만원→11억 600만원), 베타미가 1.78%(53억 4600만원→52억 5100만원), 슈글렛 11.24%(2억 5800만원→2억 2900만원) 원외처방액이 줄었다. 

다케다의 이달비(4억 6800만원→4억 5100만원, -3.63%), 란스톤LFTD(27억 6800만원→25억 8700만원, -6.54%), 액토스(18억 1600만원→16억 4300만원, -9.53%))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7월 대비 8월 원외처방 실적만 놓고 보면 일본 불매운동은 전문의약품에까지 번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시기적인 영향'일뿐 불매운동의 효과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통상 매년 8월은 처방 비수기로 간주된다. 휴가철인 만큼 처방에 전보다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약 영업사원들은 8월 휴가철에 앞서 7월달에 집중적으로 의료기관 및 의료인 방문을 통한 디테일 영업을 진행하기에 8월달 원외처방 실적은 7월이나 9월 대비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계는 8월에 휴가가 많아 7월에 처방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명절이 길거나 휴가기간이 껴 있는 달의 처방은 당연히 추세가 감소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영향은 있었겠지만, 7월 대비 8월 원외처방액 감소가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 때문으로 보긴 어렵다"며 "아무래도 시기적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의약품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만큼 보수적인 처방 태도로 인해 일본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리란 분석도 나왔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일본 불매운동 움직임이 있었지만, 의약품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게 의료인"이라며 "동일계열, 동일성분 의약품이더라도 환자 개개인마다 안전성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 처방의약품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어 "반일감정에 따른 불매운동이 번지더라도 갑자기 처방을 변경하기 어렵고, 환자 개인별로 대체 의약품을 찾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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