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L 하위분석 결과, 비타민D 수치 증가해도 골밀도 변화 없어
자가 보고한 낙상 발생률도 위약과 유사
미국 연구팀 "건강한 성인 매일 보충제 섭취해도 골건강 개선되지 않아"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건강한 성인은 비타민D 보충제를 매일 먹어도 골건강이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발표된 대규모 무작위 연구인 VITAL(Vitamin D and Omega-3 Trial) 연구의 두 가지 하위분석 결과, 체내 비타민D가 충분한 건강한 성인은 비타민D 보충제를 매일 먹어도 골 소실을 예방할 수 없었고 낙상 위험도 낮아지지 않았다.

VITAL 연구는 매일 비타민D(1일 2000IU) 보충제 또는 오메가-3 지방산(1일 1g)을 섭취하면 암 또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평가한 연구다. 미국 내 50개 주에서 50세 이상 남성과 55세 이상 여성 2만 5871명이 모집됐고, 5.3년(중앙값)간 추적관찰이 진행됐다.

당시 결과에서 건강한 성인은 비타민D 보충제 또는 오메가-3 지방산을 먹더라도 암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지지 않았다. 

이에 더해 이번 하위분석에서도 비타민D 보충제가 건강한 성인의 골건강에 유의한 혜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타민D 무용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0~23일 미국 플로리아에서 개최된 미국골대사학회 연례학술대회(ASBMR 2019)에서 발표됐다(#Abstracts 1046, 1057).

비타민D군, 25(OH)D 증가했지만…골밀도 개선은 '글쎄'

첫 번째 하위분석에서는 VITAL 연구 참가자 중 뉴잉글랜드에서 모집된 건강한 성인 771명을 대상으로 고용량 비타민D 보충제가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비타민D 보충제 섭취군(비타민D군)은 388명, 위약군은 383명이었다. 

여성은 46.7%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63세, 체질량지수(BMI)는 27.2kg/㎡였다. 등록 당시 골 활성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한 성인은 없었다. 

2년 추적관찰한 결과, 위약군은 비타민D 혈중 농도인 25(OH)D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고 골밀도 변화도 없었다.

비타민D군의 25(OH)D 수치는 등록 당시 평균 27.0ng/mL에서 2년째 39.5ng/mL로 약 46% 증가했다(P<0.001). 

문제는 비타민D군의 25(OH)D 수치가 높아졌지만 1차 종료점으로 설정한 면적 골밀도(areal bone mineral density, aBMD) 변화는 위약군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이다(척추: P=0.55; 대퇴경부·고관절: P=0.16; 고관절: P=0.23; 전신: P=0.60). 이는 나이, 성별, 등록 당시 비타민D 보충제 섭취 등을 보정한 결과다. 

마찬가지로 2차 종료점으로 설정한 2년째 용적 골밀도(volumetric BMD) 역시 다양한 교란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요골 또는 경골에서 위약군과 비타민D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Meryl LeBoff 박사는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비타민D 보충제가 척추와 고관절 aBMD, 골 구조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라며 "예상과 달리, 비타민D가 충분한 건강한 성인은 비타민D 보충제를 매일 먹어도 골밀도, 골구조 등 골건강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낙상 발생률 차이 없어…"비타민D 보충제 낙상 예방 효과 없다"

두 번째 하위분석에서는 VITAL 연구의 전체 참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낙상 2회 이상, 낙상으로 인한 손상 경험, 이로 인한 내원 등의 낙상 발생률을 평가했다. 

전체 참가자 중 약 6000명이 1만 3000회 이상의 낙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가 보고한 낙상 발생률은 비타민D군과 위약군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eBoff 박사는 "이번 대규모 연구는 이전에 진행된 다른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비타민D가 충분한 건강한 성인은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해도 낙상 예방 효과가 없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콜롬비아의대 Felicia Cosman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타민D 보충제가 체내 영양소가 충분한 건강한 성인의 골밀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는 근거가 된다"면서 "건강한 성인은 정기적으로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건강한 성인 대상 연구…골다공증·골절 환자 일반화 어려워

이번 결과는 체내 영양소가 충분하다면 추가적인 보충제를 섭취하더라도 건강에 유의한 혜택이 없음을 시사한다. 

미국의학원(IOM)에서 제시한 체내 25(OH)D 권장 수치는 20ng/mL로, 미국 인구의 97.5%는 이 수준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이를 첫 번째 하위분석 결과에 비춰보면, 비타민D군의 평균 25(OH)D 수치는 27.0ng/mL에서 비타민D 보충제 섭취 후 39.5ng/mL로 높아졌지만 골밀도는 차이가 없었다. 즉 이들은 비타민D 보충제 섭취 전부터 골건강에 필요한 25(OH)D 수치에 도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기에 결과를 골다공증 또는 골절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LeBoff 박사는 "두 가지 하위분석 결과를 젊은 성인이나 비타민D 수치가 낮아 치료가 필요한 고령 또는 골다공증 환자에게 일반화할 수 없다"면서 "또  비타민D 결핍률이 상당한 다른 국가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Cosman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골다공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골다공증 또는 골절 환자는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면 골절을 막는 혜택을 얻으면서 골밀도를 근소하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근거가 쌓였다. 이들은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