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아과학회(AAP), ADHD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4~6세의 미취학 아동, 약물치료보다 행동치료 권고
초등학생부터는 약물치료 권고 및 동반하는 행동치료 강조
서울아산병원 김효원 교수, "저소득층을 위한 행동치료 접근성 높여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했다. ADHD 가이드라인은 2001년에 최초로 발표되고 2011년에 한번 개정된 바 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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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아동의 학업 성취, 복지 및 사회적 대인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흔한 장애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진료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ADHD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 인원은 2013년 약 5만8000명에서 2015년 5만 명가량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나, 2017년에는 약 5만3000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10~14세가 1만7978명(34%)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5~9세(1만4284명, 27%), 15~19세(1만2196명, 23%), 20~24세(3958명, 7.5%)가 이었다.

최신 문헌에 기반을 둔 이번 지침은 4~18세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4~6세 소아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연령대로 나눠진 약물 및 행동치료 권고사항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연령대별로 약물치료 및 행동치료를 나눠서 하길 권고했다.

첫째로 의료진은 미취학 아동(4~6세)은 약물치료 처방을 피하고 근거에 기반한 부모 훈련(Parent Training in Behavior Management, PTBM) 혹은 교실 행동 중재법(behavioral classroom intervention)을 1차 치료로  처방하는 것을 최우수 등급의 A급으로 권고했다. 

비용 혹은 지역 문제로 행동치료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 의료진은 약물치료를 고려하되 6세 전에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점과 약물치료를 지연해서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해를 신중히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6세 이하의 아동의 기능에 중증도-중증의 장애가 있고 이런 행동 치료가 증상을 크게 개선하지 않은 경우, 메틸페니데이트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둘째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6~12세), 의료진은 FDA로부터 승인된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PTBM 및 교실 행동 중재법을 동시에 처방해야 한다고 강하게 권장됐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의 경우(12~18세), 의료진은 초등학생과 중학생과 같이 FDA로부터 허가된 치료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하되, 해당 청소년으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치료하는 법과 같이 PTBM 및 교실 행동 중재법을 동시에 처방해는 것을 권장했다. 

약물치료 관련 저자들은 "의료진은 부작용을 줄이고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 ADHD 치료제의 복용량을 적정(titration)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저자인 마크 월라이치(Mark L. Wolraich)는 "(약물치료와 함께) 학교 환경, 교실 배치, 교육과정 배치 및 행동 지원을 포함한 교육 중재 및 개별 교육 지원은 ADHD 치료 계획의 필수 부분이며 대부분은 개별교육프로그램(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혹은 재활 계획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강조되는 '팀 케어'...주의 필요한 '동반질병'

이번 가이드라인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뿐만 아니라 가족 및 교직원을 포함한 지속적 및 포괄적 '팀(team)' 기반 치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AAP의 ADHD소아·청소년소위원회 Joseph F. Hagan 부회장은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은 특별한 수업 계획을 세우고 지지 네트워크를 만들어줄 수 있는 교사, 가족 또는 의사 간에 파트너십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또 동반질병(comorbidity)을 눈여겨보라고 강조했다. ADHD와 유사한 증상의 다른 원인을 배제하고 우울증, 불안증, 약물 사용 자폐증 및 외상 트라우마과 같은 동반질환을 식별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이다. 

저자들은 "의료진이 동반질환을 진단하는 데 훈련되거나 경력이 있으면 질병 치료를 시작하거나 세부전문의(subspecialist)에 의뢰할 수 있다"면서 "만약 의료진이 잠재적 동반질환을 검출하고 진단 혹은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 적절한 세부전문의로 의뢰해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치료, 행동치료 둘다 중요...저소득층 고려해야"

서울아산병원 김효원 교수(소아정신건강의학과)는 "ADHD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의 문제로서 학업, 대인 관계 또는 교실 등에서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나이에 따라서 다르지만 치료에서는 약물치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번 소아기 1차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할 점은 ▲DSM-5에서 변경된 사항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으로 미취학 아동의 약물치료 또는 행동치료에 대한 중요성 강조 ▲모든 연령대와 상관없이 행동치료나 교실 기반 치료를 강조 ▲우울증, 불안증 혹은 신체적 질환을 포함한 동반질병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의 폭넓은 대안의 필요성이다.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 관련해서 김 교수는 "4세 이하에서는 행동치료가 당연히 우선돼야 하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FDA로부터 허가된 약물이 제일 중요하지만, 행동치료 및 교육 중재법(educational intervention)과 동반돼야 한다"면서 "청소년에서 약물치료가 제일 중요하지만, 그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요약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1년 지침과 비교했을 때 많이 바뀐 것은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이번 지침에서 많이 바뀐 것을 꼽자면 동반된 질환의 평가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내용 정도라고.

김 교수는 "가족과 교사의 교육 또는 지지로 언급된 '팀 케어'는 예전부터 강조됐기 때문에 크게 변경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중요하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PTBM에 부모 역할 훈련, 대인관계 훈련(social training), 개인의 인지행동 치료 등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지만 PTBM의 비용이 약물치료보다 더 비싸다"라고 지적했다.

PTMB의 비용 때문에 보호자들이 이런 필수적인 치료를 못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김 교수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송파동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PTMB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행동치료는 약물치료보다 찾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발생해 어려움이 있다"면서 "저소득층 중심으로 이런 행동치료 및 부모 교육 지원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미국에서는 학교 내 심리상담사·심리학자(psychologist)가 종사하는데 우리나라는 학교 내 심리상담사가 활성화되지 않거나 없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미국 소아정신과학회가 DSM-5 개정 후의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있기 때문에 이가 발표되면 현재 가이드라인보다 내용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김 교수는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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