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LIGHT, DAPT 3개월 후 티카그렐러 단독군 vs DAPT군 1년 치료 예후 비교
티카그렐러 단독군 출혈 위험 낮아…허혈성 사건 발생률 차이 없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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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환자들은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진행 시 아스피린을 일찍 중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스피린+티카그렐러(제품명 브릴린타)로 DAPT를 3개월 동안 진행한 후 아스피린을 중단하고 티카그렐러만 복용한 환자군이 DAPT를 유지한 환자군과 비교해 출혈 예방 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허혈성 사건 발생 위험은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PCI를 받은 환자는 스텐트 혈전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시술 후 1년 동안 아스피린+P2Y12 억제제를 병용하는 DAPT를 진행하도록 권고한다. 이를 통해 심혈관사건을 예방할 수 있지만 출혈 위험이 높아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에 따라 PCI를 받은 환자들의 치료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학계의 관심이 모인다. 

TWILIGHT으로 명명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4~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관상동맥중재술학회 연례학술대회(TCT 2019)에서 26일 발표됐고 동시에 NEJM 온라인판에 실렸다.

DAPT 3개월 후 티카그렐러 단독군 출혈 위험 44%↓

연구에는 PCI를 받은 환자 9006명이 등록됐다. PCI 후 아스피린+티카그렐러로 DAPT를 3개월간 진행했고, 주요 출혈 사건 또는 허혈성 사건이 없었던 7119명이 티카그렐러 단독요법군(티카그렐러군)과 DAPT를 유지한 군(DAPT군)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무작위 분류 후 치료는 1년간 진행됐다.

1차 종료점은 1년째 표준화된 출혈기준(Bleeding Academic Research Consortium, BARC)이 2, 3 또는 5점인 출혈 발생으로 정의했다.

최종 결과, 1차 종료점 발생률은 티카그렐러군 4%, DAPT군 7.1%로 티카그렐러군의 출혈 발생 위험이 44% 낮았다(HR 0.56; 95% CI 0.45~0.68; P<0.001).

BARC 3 또는 5점 출혈 발생률은 티카그렐러군 1%, DAPT군 2%였고, 앞선 결과와 유사하게 티카그렐러군이 DAPT군보다 51% 더 출혈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HR 0.49; 95% CI 0.33~0.74).

아울러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 복합 허혈성 사건 발생률은 두 군 모두 3.9%로 차이가 없었다(HR 0.99; 95% CI 0.78~1.25; P<0.001 for noninferiority).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Roxana Mehran 교수는 "임상에서 관상동맥중재술 후 허혈성 사건과 출혈 위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연구에서 PCI를 받은 환자는 DAPT 3개월 치료 동안 주요한 사건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으로 1년간 치료를 진행한 결과, DAPT와 비교해 출혈이 적게 발생했고 허혈성 사건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Samin K. Sharma 교수는 "TWILIGHT 연구는 임상에서 치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연구"라며 "이번 결과는 미국에서 모집된 환자가 대다수였기에, 이를 미국 환자에게 일반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임상에서는 아스피린을 중단하면서 더 쉽게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티카그렐러 단독 vs DAPT, 항혈전 효능 유사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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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하위분석에서는 티카그렐러군과 DAPT군의 항혈전 효능(antithrombotic potency)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됐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Usman Baber 교수는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모집됐고 혈액검사를 받은 티카그렐러군 18명, DAPT군 24명의 항혈전 효능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혈전 형성 성향(thrombogenicity)을 체외(ex-vivo) 혈소판 의존성 혈전 면적(platelet-dependent thrombus)으로 확인한 결과, 두 군간 평균 차이는 218.2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22). 티카그렐러군은 등록 당시 3130.7μ㎡에서 추적관찰 후 3152.4μ㎡로 비슷했고(P=0.87), DAPT군은 각각 3741.5μ㎡와 3903.8μ㎡로 조사됐다(P=0.16).

혈소판 활성도(platelet reactivity)의 경우, 혈소판 응집을 유도하는 ADP(adenosine diphosphate) 또는 혈소판 촉진제인 트롬빈 수용체 활성화 펩티드(TRAP) 수치가 두 군이 유사했다(각각 P=0.47; P=0.81).

다만 혈소판 응집 유도 물질인 아라키돈산(티카그렐러군 19.4U vs DAPT군 11.6U; P=0.02) 또는 콜라겐 수치(40.2U vs 35.9U; P=0.03)는 티카그렐러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Baber 교수는 "콜라겐과 아라키돈산으로 확인한 혈소판 활성도는 티카그렐러군에서 높았지만, ADP와 TRAP은 높지 않았다"며 이 같은 결과는 강력한 P2Y12 억제 하에서 아스피린 중단이 혈전 형성 성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의미한다. 임상적으로 아스피린 중단에 따른 점진적인 위험(incremental risk) 증가가 나타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결론 내렸다. 

"티카그렐러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 재확인…'감량요법'으로 치료 변화"

TWILIGHT 연구에 대해 국내 전문가는 티카그렐러의 항혈소판 효과가 강력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순환기내과)는 "모든 환자에게 티카그렐러 90mg 1일 2회 복용하도록 했고, DAPT 후 아스피린을 중단하더라도 허혈성 사건이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티카그렐러 90mg 1일 2회 용법이 아시아인뿐 아니라 서양인에게도 항혈소판 효과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만으로 PCI 후 아스피린을 일찍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변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스피린 중단보다는 티카그렐러 용량을 줄여 DAPT를 진행하는 치료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을 제외했지만, 아스피린의 혜택이 분명 있는 만큼 향후 티카그렐러 용량을 줄여서 DAPT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항혈소판제의 단계적 감량요법(de-escalation therapy)으로 치료전략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만으로 가이드라인이 변화하지 않겠지만, 만약 개정된다면 권고 등급이 강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에서 뇌내출혈, 위장관 출혈 등 어떤 출혈이 주로 발생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연구를 계기로 PCI를 받은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티카그렐러 치료 용량을 줄여 DAPT를 진행했을 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구에 중국과 인도 환자가 참여해 전체 환자 중 아시아인이 약 20%를 차지했다. 출혈 위험은 아시아인과 서양인이 비슷했고 혜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중국과 함께 PCI를 받은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티카그렐러 용량을 90mg 대신 60mg 또는 45mg으로 줄여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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