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규 의원, 의료전달체계 정부안보다 더 과감한 개선안 필요
박능후 장관, 대형병원 스스로 경증환자 받지 않도록 만들 것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국립대병원 외래 초진환자의 대기일수가 4년동안 최대 13일 늘어나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병원에서 진료 받으려면 최소 1개월은 대기해야 해 정부가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보다 더 과감한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2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전국 10곳의 국립대병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윤일규 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 윤일규 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윤 의원은 "2015년 1분기 대비 2019년 1분기 전국 국립대병원 외래 초진 환자의 대기일수는 충남대병원을 제외한 9개 병원에서 크게 증가했다"며 "대기일수는 환자가 전화 혹은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시점부터 진료일까지의 기간을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경우 2015년 1분기 16일에서 2019년 1분기 29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서울대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29일은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외 전남대병원, 부산대병원, 제주대병원 등도 각각 78.2%, 76.6%, 72.5% 등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내 외래환자 수는 최대 10% 이상 증가하지 않았으며, 몇몇 병원은 오히려 감소했다.

그동안 의료계는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토로해 왔다.

복지부는 환자 수가 10% 내외로 증가한 진료 실적을 근거로 쏠림현상이 의료계 주장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반박해 왔다.

이번 윤 의원의 지적대로라면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자 수 외 환자의 대기 시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일규 의원은 "대형병원의 대기일수가 길어지는 것은 부실한 의료전달체계의 부작용 중 하나"라며 "대형병원은 이미 포화상태라 외래 환자 수는 앞으로도 일정 이상 늘어날 수 없겠지만, 환자들이 대기하는 시간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9월 4일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부족하다"며 "꼭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시점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단기대책을 발표한 바 있지만, 앞으로 중장기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의료전달체계 개편 방향은 대형병원이 경증환자를 진료할수록 수가체계를 통해 손해가 되도록 할 것이다. 즉, 대형병원 스스로 경증환자를 받지 않도록 만들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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