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S 2019] 혈관운동증상 6회 이상 경험 시 CVD 위험 2배 ↑…증상 지속되도 위험 높아
SWAN 연구, 약 20년 동안 혈관운동증상-심혈관질환 연관성 추적관찰

북미폐경학회(NAMS) 홈페이지 캡쳐.
▲북미폐경학회 연례학술대회(NAMS 2019) 홈페이지 캡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폐경 전 안면홍조 또는 야간발한 등 혈관운동증상(vasomotor symptom)을 자주 경험한 중년 여성은 심혈관질환 발병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폐경 이행기(menopause transition)인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혈관운동증상을 최소 6회 이상 경험한 여성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이들보다 그 위험이 2배가량 높았다. 게다가 혈관운동증상이 지속된 여성도 심혈관질환과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약 20년 동안 전향적으로 진행됐고,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 hard endpoint에 해당하는 심혈관질환과 혈관운동증상의 상관관계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SWAN(Study of Women's Health Across the Nation)으로 명명된 연구 결과는 지난달 25~28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북미폐경학회 연례학술대회(NAMS 2019)에서 발표됐다.

그동안 혈관운동증상 발생 빈도 또는 지속성이 심혈관질환과 연관됐음을 확인한 연구 결과는 계속 보고돼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들은 여성의 기억에 의존해 안면홍조 등이 있었는지 확인하면서 결과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증상이 있는 심혈관질환보단 무증상인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을 평가했다는 한계점도 있다. 

SWAN 연구는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고자 폐경 이행기인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안면홍조 또는 야간발한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해 약 20년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추적관찰했다. 

42~52세로 폐경 전 또는 폐경 이행기 전기인 여성 총 3272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모든 여성은 호르몬 치료는 받지 않았다.

전체 참가자는 매년 의료기관을 방문하면서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이 발생했거나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우회술 등을 받았는지 보고했다. 이와 함께 최근 2주 동안 안면홍조 또는 야간발한을 경험했는지와 발생 빈도 등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 등록 당시 최근 2주 동안 혈관운동증상을 6회 이상 경험한 여성은 365명,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여성(대조군)은 1986명이었다. 추적관찰 동안 심혈관질환이 발생한 여성은 231명(7.1%)이었다.

나이, 인종 등을 보정해 분석 결과, 등록 전 혈관운동증상을 6회 이상 경험한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대조군과 비교해 2.16배 높았다(HR 2.16; P<0.001).

게다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의료기관 방문 횟수, 교육 수준, 흡연 여부 등 인구학적 특징 등을 보정해도 혈관운동증상을 6회 이상 경험한 여성이 대조군 대비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1.51배 더 컸다(HR 1.51; P<0.05).

반면 등록 전 2주 동안 혈관운동증상을 1~5회 경험한 군에서는 심혈관질환과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혈관운동증상 발생 빈도뿐 아니라 지속성도 심혈관질환과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추적관찰 동안 의료기관을 방문한 횟수 중 25% 이상 혈관운동증상이 있다고 보고한 여성이 대조군과 비교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8배 높았던 것(HR 1.8; P<0.0001).

일부 여성은 연구 기간에 호르몬치료를 시작했지만, 결과 분석 시 호르몬 치료 여부를 보정하거나 이들 여성을 제외하면서 최종 결과에 호르몬치료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피츠버그대학 Rebecca Thurston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경 이행기 여성을 대상으로 전향적으로 혈관운동증상을 여러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여성의 기억에 의존했던 기존 연구와 차이가 있다"며 "게다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이 발생했는지 확인했다. 혈관운동증상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자 기존 연구보다 더 엄격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혈관운동증상을 경험한 여성은 잠재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크다. 임상에서는 이들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더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다만 혈관운동증상과 심혈관질환의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다. 혈관운동증상을 치료하면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번 연구만으로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이오클리닉 Stephanie Faubion 박사는 "심혈관질환은 여성의 주요 사망 원인"이라며 "폐경기에 접어드는 여성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치료전략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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