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주제약노조 30일 본사 앞에서 집회 열어...강제 ERP 철회 요구
회사, "향후 스페셜티케어 분야 집중을 위한 전략적 선택...노조 측과 협의하겠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이 30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국머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강제 ERP 철회를 요구했다.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고용안정 문제를 놓고 한국머크의 노사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은 30일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한국머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강제 희망퇴직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한국머크는 당뇨병 치료제 '글루코파지(성분 메트포르민)'와 고혈압 치료제 '콩코르(성분 비소프롤롤푸마르산염)'의 판권을 타사에 넘기겠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또한 2개 의약품을 담당하는 해당 사업부에는 ERP를 신청하라고 말했다. 

노조는 ERP 요구가 강제적이고 강압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전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에 분노했다. 

실제 이날 집회에 동원된 피켓에는 '한국머크는 무책임한 강제해고, 예고 없는 기습해고를 즉각 철회하라', '명분없는 사업부 정리 즉각 철회하라' 등의 문구가 써 있었다. 

한국머크 노조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향후 파이프라인이 괜찮은 사업부에 주력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이는 곧 회사에서 ERP 등을 준비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몇년 전부터 퇴사인원에 대한 인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강제 ERP 등의 내용이 기사화된 이후 전환배치 등의 얘기가 있었지만 불분명 하다"며 "오전에도 사측과 얘기를 했지만 글로벌 본사의 결정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또한 "글로벌 본사에서는 이익 발생함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도 불과 얼마되지 않았다"며 "적자인 것도 아닌데 일방적인 사업부 정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향후 다른 사업부의 고용안정도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며 "하지만 결과는 강제 ERP다. 회사는 ERP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머크는 향후 스페셜티 케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 몇 년간, 대대적인 약가 인하에 직면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대응을 하며 사업부를 운영해 왔다"면서 "현 시점에서 미래를 위한 회사의 역량을 제고하고 자원을 최적화 함으로써, 향후 몇 년간 지속할 스페셜티 케어 분야에 보다 집중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제너럴 메디신 사업은 한국 파트너사에 아웃 라이선싱키로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아웃 라이선싱이란 의사 대상 프로모션을 위한 세일즈 인력이나 제너럴 메디신 제품들에 대한 메시지 전달 채널이 머크 세일즈팀에서 제 3자 파트너사의 세일즈 팀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하지만 품목 허가권은 여전히 보유한다. 회사 측은 "국내 환자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제너럴 메디신 제품들은 여전히 한국 시장에 자유롭게 공급되고, 머크의 엄격한 품질기준에 의거해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웃 라이선싱에 대한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한국 파트너사가 정해지는 대로 이해관계자들 및 해당 직원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회사는 직원들과 그들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ERP, 전직지원 서비스 등 기타 직원 친화적 정책을 통해 이번 전환 기간 동안 해당 팀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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