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84% 정신건강 어려움 겪고, 직업 스트레스·경제문제가 각각 68%·54% 차지
政, 2018 자살실태 조사·심리부검 결과·서울시 자살사망 분석보고서 공개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자살사망자 1인당 평균 3.9개의 스트레스 사건이 순차적 혹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살자 84.5%가 정신건강 관련 어려움을 겪고, 직업관련 스트레스는 68%, 경제적 문제와 가족관련 문제는 각각 54.4%가 겪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라 2018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중앙심리부검센터와 2018년 심리부검 면담 결과보고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서울특별시 자살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도 공개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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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자살에 대한 국민태도조사와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로 진행됐다.

자살에 대한 국민태도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로 실시됐다.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는 전국 38개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1550명에 대한 대면조사로 진행됐다.

심리부검 면담 결과보고서는 2018년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자살 유족 121명의 면담을 바탕으로 자살사망자 103명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했다.

각 보고서의 주요내용에 따르면, 자살시도자  보호를 위해 개인 동의없이도 자살예방기관의 개입이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에 국민 79.1%가 동의했다.

적절한 개입 내용은 시도자 정보를 자살예방기관에 제공(45%), 시도자 본인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42.9%) 등이었다.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급실 내원 자살 시도자 중 36.5%가 자살 재시도자이며, 자살시도 시 52.6%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자살 시도자 중 47.7%는 자살을 시도할 때 죽고 싶었다고 답했으나, 13.3%는 죽고싶지 않았다. 39%는 죽거나 살거나 상관없었다고 응답해 삶에 대한 양가감정을 보였다.

2018년 심리부검 면담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 1인당 평균 3.9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자살 과정에서 순차적 혹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사망자의 84.5%가 정신건강 관련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직업관련 스트레스는 68%, 경제적 문제와 가족관련 문제는 각각 54.4%가 겪었을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자살사망자의 특성을 분석해 자주 발생하는 위험요인 74개를 추출하고, 연령별, 성별, 직업군별 자살경로 패턴도 분석해 제시했다.

생애주기별 자살 경로의 평균 기간과 평균 위험 요인의 수, 고빈도 위험 요인.
생애주기별 자살 경로의 평균 기간과 평균 위험 요인의 수, 고빈도 위험 요인.

자살사망자의 92.3%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으나, 이중 77%는 주변에서 경고신호라고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사망자 경고신호는 사망 3개월 이내 근접 시점에 관찰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에 대한 조사결과, 유족의 19%는 심각한 우울상태로 파악됐으며, 자살사건 발생 시 유족의 71.9%가 고인의 자살을 주변에 알리지 못한 대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자살사망 분석 결과에 따르면, 5년간 자살사망자 수는 노원구(617명), 강서구(571명) 순이었으며, 자살률은 영등포구(27.6명), 금천구(27.2명), 용산구(25.6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발견된 자살사망자 중 9.2%(915명)는 서울시 외부에서 유인된 경우로 확인됐다.

서울시 발견 자살사망자 중 10.5%(1044명)가 한강변에서 익사 상태로 발견됐으며, 이 중 서울시 외부거주자가 358명(34.2%)으로 밝혀졌다.
교량별로는 마포대교(26.5%), 한강대교(8.4%), 광진교(7%)순으로 자살사망자가 많았다.

서울시와 건보공단 자료와 연계한 결과 의료급여 수급권자 및 건강보험료 20분위 자료 분석 시 자살률은 의료급여 구간(38.2명)과 보험료 하위구간(24.4%)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사망 전년도에 건강보험료 분위 변화가 있었던 경우를 분석한 결과, 의료급여구간에 머물러 있었던 경우의 자살률이 가장 높았다(66.4명)

하위구간에서 의료급여구간으로 하락한 경우(58.3명), 중위구간에서 의료급여구간으로 하락한 경우(34.3명) 순으로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질환의 경우에는 자살사망자 수는 우울질환(2932명), 수면장애(2471명), 불안장애(1935명) 순으로 많았고, 자살률은 정신활성화 물질 사용장애(1326.4명), 성격장애(879.8명), 알코올 사용장애(677.8명)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장애 이력별 분석 결과는 지체장애의 경우가 자살사망자(511명)는 가장 많았으며, 자살률은 호흡기 장애(201.1명)와 정신장애(199.4명)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자살실태조사 결과 우리사회에서 자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은 상승했으나, 자살에 대한 허용적 태도와 예방에 대한 인식은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과장은 “향후, 자살은 예방 가능하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 등의 인식개선을 위한 핵심메시지를 공익광고, 사회관계망(SNS)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며 “자살시도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부검 결과를 통해 밝혀진 자살사망 경로는 향후 추가 분석을 실시해 지방자치단체별 자살예방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저소득 취약계층의 자살 위험이 높은 것이 확인됐으며, 방문 서비스를 활용한 자살위험 선별(스크리닝) 또한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준비 중인 일차의료기관 우울증 검진자 대상 자살위험 선별(스크리닝) 시범사업에 대해 대상 질환 등을 확대하는 방안 역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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