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간 환자군 섭식장애 위험 높아…인지행동치료 등 개입 필요
서울대병원 함봉진 교수, 20일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

서울대병원 함봉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Clinical perspectives for insufficient weight loss or weight gain: Psychiatrist's view'를 주제로 20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함봉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Clinical perspectives for insufficient weight loss or weight gain: Psychiatrist's view'를 주제로 20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체중 조절 효과를 높이려면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비만한 환자는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이 줄지만, 섭식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거나 수술 전 체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함봉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이 충분히 줄지 않거나 증가하는 원인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입장에서 분석, 그 내용을 20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함 교수에 따르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20%가 체중 감량에 실패한다. 

그가 주목한 체중 감량 실패 원인은 섭식장애다. 비만대사수술 후 섭식장애를 겪는 환자는 체중 조절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섭식장애는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폭식증(신경성 대식증)이 대표적인 질환으로,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DSM-5)'에서는 섭식장애에 해당하는 질환들을 '급식 및 섭식장애'로 통합해 제시하고 있다. 

최근 Obesity Reviews에 실린 보고에 의하면, 비만대사수술 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간 환자군은 체중이 조절된 환자군과 비교해 섭식장애 발병 가능성이 2.2배 높다(OR 2.2; 95% CI 1.54-3.15)(Obes Rev 2019;20(10):1413-1425).

특히 비만한 환자 중 폭식증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을 충분히 감량하기 위해 폭식증을 치료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함 교수는 "비만 인구에서 폭식증 유병률은 10~50%로 보고되며, 잠재적으로 폭식 행동을 보이는 이들은 80%로 추정된다"며 "폭식하는 비만한 환자는 비만대사수술 후 식이 제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로 인해 체중 감량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만대사수술은 단기적인 식습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하지만 개선한 식습관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결국 비만대사수술의 체중 조절 효과는 낮아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즉 비만대사수술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이 예정됐거나 수술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섭식장애를 포함한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를 위한 개입전략으로 △심리교육(Psychoeducation) △정신치료(Psychotherapeutic approach)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approach) △정신약물치료(Psychophamacotherapy) 등을 제시했다.

함 교수는 인지행동치료와 정신약물치료에 방점을 찍었다.

비만대사수술이 예정된 환자 243명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한 결과, 수술 후 폭식 행동과 인지 등이 개선됐다(Surg Obes Relat Dis 2009;5(2):257-62). 비만대사수술 전 인지행동치료로 폭식 증상을 관리해 수술 후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폭식증 환자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치료군과 인지행동치료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12주간 치료한 결과, 두 군 모두 폭식 빈도, 체질량지수(BMI) 등이 감소했다(Psychiatry Res 2019;273:467-474). 

게다가 BMI는 인지행동치료군보단 메틸페니데이트 치료군에서 더 많이 줄었다. 이는 메틸페니데이트의 이상반응 중 하나인 식욕 부진으로 인해 환자의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함 교수의 설명이다. 

함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려면 수술 후 행동 및 정신건강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며 "식습관, 정신병리학 등 수술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고려할 때,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행동 중재 및 인지행동치료 등의 비만관리를 해야 한다. 아울러 치료 예후를 최대화하려면 다학제 통합진료가 필수"라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