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학회·정형외과학회·척추신경외과학회, 복지부·심평원에 의견 공문 발송
2013년 첫 논문 보고 이후 전세계적으로 효용성과 안정성 입증된 수술기법
국내에는 수가 기준 없어 뛰어난 기술 발전 불구 효율적 활용 못하고 있는 실정
"최소한 '미세현미경수술' 또는 '관상확장기 이용 수술'의 수가 준용해야" 주장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추간판 탈출증 및 협착증 수술을 위해 행해지는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Biportal endoscopic spine surgery)'에 대한 수가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신경외과, 정형외과 대표 학회들이 정부에 관련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고, 척추신경외과학회도 올해의 주요 사업 계획으로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는 지난 19일 용산드래곤시티에서 '제10차 2019 ASIA SPINE'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회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에 대해 설명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김은상 회장(삼성서울병원, 사진 왼쪽)과 김근수 차기 회장(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김은상 회장(삼성서울병원, 사진 왼쪽)과 김근수 차기 회장(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학회에 따르면 현재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에 대한 정확한 수가 기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마련돼 있지 않아 수가 청구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즉, 국내 많은 척추수술의사가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의 우수성을 경험하고 환자의 빠른 회복과 진보된 수술결과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수술 수가 산정 불가라는 손해를 감수하는 열악한 상황에 놓인 것.

이에 대한신경외과학회와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는 지난 3월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 수가 기준 마련의 당위성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공동으로 의견서를 전달했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은 2013년에 처음 논문(Soliman, H.M. Irrigation endoscopic discectomy: a novel percutaneous approach for lumbar disc prolapse. Eur Spine J 22, 1037-1044)으로 보고된 이후 2016년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2018년까지 수차례의 국제적 논문을 통해 안정성과 우수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됐다.

최소 침습 척추수술의 중요한 부분인 내시경을 이용한 척추수술 중 대표적인 수술 기법으로 자리를 잡게 된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어 2018년에는 척추내시경 수술 교과서인 Endoscopic Spine Surgery에 실렸고, 2019년에도 요추 협착증에서 양방향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수술의 전향적 연구 결과가 발표돼 기존의 현미경 감압 수술에 비해 효과적이며 안전한 수술임을 입증한 바 있다.
 

기존 현미경 수술과 동일한 수술과정 거쳐

관상확장기(MED) 이용 수술 수가 준용해야 

양방향 내시경을 이용한 척추 감압 및 추간판 제거 수술은 기존의 현미경하 수술과 동일한 수술과정을 거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단지 현미경을 이용한 시야 확보를 위한 고식적인 절개 방법이 아닌 내시경으로 시야를 확보한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내시경이 들어갈 만한 작은 크기의 절개를 이용해 수술을 진행하므로 수술 후 환자의 회복기간, 입원기간 등에 있어서 유리하고 척추수술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학회는 "효과는 이미 논문을 통해 발표됐고 세계적으로 많은 외국의사들이 이를 배우기 위해 국내에 방문한다"며 "내시경의 발달로 인해 기존 현미경하 시야에 비해 고해상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은 두 개의 절개를 이용해 수술을 시행하는데, 하나의 절개는 내시경 삽입을 위한 절개이고 다른 절개는 기구 삽입을 위한 것이다.

사진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출처: 포토파크닷컴

단일 내시경 수술과 달리 기구 삽입을 위한 절개를 따라 만듦으로써 피부의 탄력으로 인해 작은 절개크기(약 1cm)에도 불구하고 고식적 수술 시 사용하는 모든 기구의 사용이 가능하다.

결국, 수술 시야 확보 방법을 제외한 모든 수술 과정이 고식적 척추수술 방법과 동일하다는 의미다.

학회는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은 내시경 도움 수술이며 고식적 척추 수술과 시야 확보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동일한 수술기법과 기구를 적용하므로 관상확장기를 이용한 척추 수술(micro-endoscopic spine surgery with tubular retractor, MED)'과 수가를 같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관상확장기를 이용한 척추수술은 협착증에 대한 감압 및 추간판 제거수술에서 심평원의 수가 기준상 고식적 감압수술 및 추간판 제거수술 항목을 차용해 수가를 산정하고 있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은 관상확장기와 동일하게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 시야를 확보하고 있고 확보 방법의 차이만 일부 있지 수술방법은 고식적 수술방법과 완전히 같으니 수가도 이에 준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학회의 의견이다.

이 같은 수술 수가 산정은 이미 외과 영역에서는 복강경 수술에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덧붙인 학회다. 

학회는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지속적으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많은 외국 의사들이 이를 배우기 위해 국내에 방문한다"고 언급했다.

학회는 이어 "규제 완화와 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국가 정책에서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의 정당한 수가를 인정하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주도해 발전시키고 있는 최신 의료 기술 중 하나인 척추 수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기술 개발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10회 ASIA SAPINE'의 공식 명칭은 '10th Asia Spine: A Joint Meeting with the 33rd Annual Meeting of the KSNA'으로, 'Neurospine Conncted'이 슬로건이다.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 일본, 대만 아시아뿐 아니라 인도, 중국, 인도, 미국, 캐나다, 태국 등 전세계 의사들 400여 명이 등록했고 국내·외 척추 분야 관련 65개 업체 부스가 참여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김은상 회장(삼성서울병원)은 "Asia Spine은 북미척추학회(North American Society of Spine, NASS)나 유럽척추학회(European Society of Spine, Eurosiine) 등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참가자 규모와 학술 연구 발표 수가 높아진 학회가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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