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19] PIONEER-2·8 연구 결과 17일 발표
PIONEER-2, 엠파글리플로진보다 당화혈색소 감소 혜택 커
PIONEER-8, 메트포르민±인슐린에 추가 시 용량 의존적으로 혈당·체중 줄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먹는 약으로 변신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세마글루타이드가 PIONEER 프로그램을 발판 삼아 '최초 경구용 GLP-1 제제'라는 타이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기존 치료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PIONEER-2, PIONEER-8 연구에서 당화혈색소와 함께 체중 감소 혜택을 확인한 덕분이다.

특히 PIONEER-2 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 대비 우월성을 확보했고, PIONEER-8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인슐린 치료 중인 환자에게 추가할 수 있는 항당뇨병제로 입지를 다졌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들이 승인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편의 연구 결과는 16~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EASD 2019)에서 17일 공개됐고 동시에 Diabetes Care 온라인판에 실렸다.

PIONEER-2, 엠파글리플로진 맞대결에서 승기 잡아 

PIONEER-2 연구는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엠파글리플로진 중 어떤 치료제가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지 비교한 연구다.

전체 환자군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14mg 1일 1회 치료군(세마글루타이드군, 412명)과 엠파글리플로진 25mg 1일 1회 복용군(엠파글리플로진군, 410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연구는 오픈라벨로 디자인됐고 치료는 52주간 이뤄졌다. 최종 연구를 마친 이들은 세마글루타이드군 400명(97.1%), 엠파글리플로진군 387명(94.4%)이었다.

1차 종료점은 기저치 대비 치료 26주째 당화혈색소 변화로, 2차 종료점은 체중 변화로 정의했다. 효능에 대해서는 △치료 중단 또는 구제 약물(rescue medication) 사용 등 치료 순응도와 관계없이 평가(treatment policy) △구제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치료를 계속 진행한 경우 평가(trial product)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했다.

두 치료제의 맞대결 결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최종 승기를 잡았다. 

Treatment policy에 따른 기저치 대비 치료 26주째 당화혈색소는 세마글루타이드군이 1.3%, 엠파글리플로진군이 0.9% 감소했고, 두 군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estimated treatment difference -0.4%; P<0.0001).

이 같은 결과는 trial product에 대한 비교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26주째 당화혈색소가 기저치보다 세마글루타이드군 1.4%, 엠파글리플로진군 0.9% 감소해,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시 0.5%p의 당화혈색소 개선 효과를 더 얻을 수 있었던 것(P<0.0001).

하지만 치료 26주째 체중 변화는 두 군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52주째 평가했을 때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엠파글리플로진군보다 유의미한 체중 조절 혜택이 확인됐다(각각 -4.7kg vs. -3.8kg; P=0.0114). 

아울러 GLP-1 제제의 일반적인 이상반응으로 알려진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은 세마글루타이트군에서 빈번하게 보고됐다.

연구를 진행한 폴란드 실롱스크의대 Helena W. Rodbard 교수는 "메트포르민으로 치료가 불충분했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당화혈색소 조절 효과가 엠파글리플로진보다 우수했다"며 "치료 26주째 체중 변화는 두 군간 차이가 없었지만, 52주째에는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더 의미 있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알려진 GLP-1 제제의 안전성 프로파일 내에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내약성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16~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 전경(이미지출처: EASD 홈페이지).
▲16~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 전경(이미지출처: EASD 홈페이지).

PIONEER-8, 메트포르민±인슐린 병용 가능성 확인

PIONEER-8 연구는 메트포르민±인슐린으로 치료 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추가할 경우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메트포르민±인슐린 치료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연구에 포함됐다.

환자들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에 따라 3mg(184명), 7mg(182명), 14mg(181명) 치료군 또는 위약군(184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이중맹검으로 52주 동안 치료가 진행됐다. 평가 종료점은 PIONEER-2 연구와 동일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용량이 늘수록 당화혈색소, 체중 감소 효과가 커졌다.

Treatment policy에 따라 평가한 26주째 당화혈색소는 기저치와 비교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3mg, 7mg, 14mg 치료군이 각각 0.5%, 0.9%, 1.2% 감소했고(모두 P<0.001), 체중은 각각 0.9kg(P=0.0392), 2.0kg(P≤0.0001), 3.3kg(P≤0.0001) 줄었다.

이와 함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치료군은 위약군 대비 치료 용량에 의존적으로 26주, 52주째 당화혈색소와 체중 모두 유의하게 조절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구역으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치료군에서 11.4~23.2%, 위약군에서 7.1% 보고됐다. 다만 구역의 중증도는 경도~중등도 수준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토론토의대 Bernard Zinman 교수는 "메트포르민±인슐린에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추가하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와 체중이 모두 의미 있게 조절됐다"면서 "안전성 프로파일도 다른 GLP-1 제제와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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