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 정용안·송인욱 교수팀, tDCS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 가능성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치매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을 집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 정용안(핵의학과, 뇌과학중개연구소장)·송인욱(신경과) 교수팀은 집에서도 꾸준히 전기자극 치료를 할 경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및 언어기능 향상과 뇌의 포도당 대사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좌부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왼쪽), 신경과 송인욱 교수.
▲(좌부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왼쪽), 신경과 송인욱 교수.

교수팀은 초기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은 18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실험군(11명)과 대조군(7명)을 분류했다. 이어 보호자에게 집에서 '경두개직류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을 6개월간 매일 30분씩 실시하도록 교육했다.

tDCS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개발된 대부분 약물이 큰 성과를 얻지 못하는 실정에서 그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는 보조적 치료방법 중 하나다. 

연구에서 tDCS는 패치 형태의 양극과 음극을 이마(배외측전전두피질) 좌우에 부착해 진행했다. 실험군에게는 30분간 실제 2mA의 전기자극을 지속적으로 줬고, 대조군에는 시작 후 30초만 허위자극을 줬다.

치료 후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전반적인 인지기능은 간이정신상태검사(Th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Scale, CDR) △언어기능은 보스턴 이름대기 검사(Boston Naming Test, BNT) △뇌포도당대사율은 PET-CT(양전자 단층촬영) 검사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전두엽기능검사와 시공간기능검사를 시행했다.

▲경두개직류자극치료 모습
▲경두개직류자극치료 모습

그 결과 MMSE는 치료 전 20.1±3.8점에서 치료 후 21.2±4.4점으로, BNT는 28.3±12.7점에서 32.0±13.3점으로 통계적으로 호전된 소견을 보였다. 전두엽기능검사 일부와 즉각적인 회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또 PET-CT검사 역시 실제 인지 및 기억력에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좌측 측두엽에서 뇌포도당대사가 치료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즉 경두개직류자극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 있어 인지기능을 유의하게 개선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정용안 뇌과학중개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보호자 교육 등을 통해 집에서 tDCS를 6개월간 매일 진행한 첫 연구사례"라며 "이를 바탕으로 tDCS가 치매 초기단계에서 유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올해 식약처로부터 관련 임상 허가 승인을 받아 추가적인 다기관 임상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인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로, 아직 정복되지 않은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의 비침습적인 치료의 새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tDCS의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해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빠른 시일 내에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Brain Stimulatio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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