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흡수, 빠른 효과 등은 강점
비싼 가격, 반드시 클리닉에서 투약해야 하는 점 등은 한계점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케타민 유사 약물 '에스케타민(제품명 스프라바토)'이 여러 가지 한계를 넘고 국내에서도 쓰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스프라바토는 지난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문턱을 넘어섰고, 최근 얀센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국내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라바토는 비강 내 투여하는 스프레이 형식인 항우울제 에스케타민을 기존 항우울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다른 항우울제와 함께 투약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프라바토는 비강으로 투여하는 우울증 치료제로 빠른 효과를 강점으로 한다. 응급실 등 다급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열린 대한정신약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원광대병원 장승호 교수는 "스프라바토는 효용성이 크다"며 "비침습적이고 감염이 거의 없다는 점, 비강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흡수속도도 빠르고, 간손상이 적다는 점은 강점"이라고 발표했다.
또 "응급실에서 자살행동을 보인 환자에게서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향정이 아니라는 점과 중독이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하다고 말했다.
비싼 가격, 국내 환경은 걸림돌될 듯
강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이 꼽는 단점은 몇 가지 부작용과 약물효과 외적인 것들이다.
국립재활원 이재헌 과장(정신건강의학과)은 "환자의 혈압이 180/100mmHg 정도로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고, 매스꺼움과 구토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케타민으로 인한 신장염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운대백병원 이정구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가격을 꼽았다.
이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스프라바토 클리닉을 운영하는 캐나다 CRTCE(Canadian Rapid Treatment Center of Excellence) 클리닉에서는 2주에 4번 투여하는 데 약 3000달러(약 357만원)"라며 "현재 정맥으로 주사하는 케타민이 몇 십원 밖에 하지 않는데, 과연 국내에 들어와 통용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사가 있는 상태에서만 투약할 수 있다는 것도 발목을 잡는다.
이재헌 과장은 "스프라바토는 반드시 의사가 있는 상황에서만 투약할 수 있고, 클니릭에서 2시간 정도 환자가 머물도록 하고 있다"며 "65세 이상 환자는 사용할 수 없고, 국내에서도 이 조건이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