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이상 약 먹는 노인 많아... 줄이기 위한 노력 필요"
"10개 이상 약 먹는 노인 많아... 줄이기 위한 노력 필요"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9.09.02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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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안심클리닉 운영하는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무영 과장
고령사회 노인 약물 부작용, 발등에 불떨어졌지만 아직 위기감 없어
의료진, 노인에게 약물 추가하기보다 줄이려는 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2017년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노인들과 함께 살기 위한 사회적 준비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노인들의 약물 부작용에 대한 사안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전혀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89.5%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2개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는 복합만성질환자가 7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처방약을 3~4개 복용하는 비율이 23%, 5개 이상 복용도 37%에 이르렀다.

지난해 '한국형 부적절 노인약물 처방목록 개발'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이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서울의료원 김무영 과장(가정의학과)을 만나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의견을 들어봤다.

서울의료원 김무영 과장 ⓒ메디컬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의료원 김무영 과장 ⓒ메디컬업저버 김민수 기자

-고령사회에서 노인들의 약물 부작용이 이슈가 되는 이유는?
실제 임상에서 만나는 노인들은 복지부 통계보다 더 많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4~5종은 기본이고, 최대 10종 이상 복용하는 노인도 많다. 

노인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많은 약을 먹는다. 이로 인한 소화장애, 배뇨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진료를 받아 여러 약물을 처방받기도 한다. 문제는 노인은 성인보다 신장 기능도 떨어지고, 약물 대사 기능도 훨씬 좋지 않아 약물 부작용이 잘 생길 수 있다.  

최근 국내 노인 3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5개 이상의 많은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은 3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중 67.4%가 입원, 15.3%가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많은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에게 의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노인이 어떤 약물을 먹는지 꼼꼼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이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할 때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아닌지 의심해야 하고, 새로운 약물을 추가하기보다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노인에겐 꼭 필요한 약만 처방해야 한다.

또 수면제와 안정제, 마약성 진통제, 졸린 성분의 감기 약 등은 노년층에서 낙상이나 인지기능저하, 배뇨장애를 자주 유발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보호자)도 기존에 다니던 병원이 아닌 새로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는 약물 목록이나 처방전을 의사에게 보여줘야 한다. 

서울의료원 김무영 과장 ⓒ메디컬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의료원 김무영 과장 ⓒ메디컬업저버 김민수 기자

-해외에서는 노인에게 부적절한 약물 처방 목록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들었다.

약물로 인한 위험이 예상되는 이득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잠재적 부적절 약물(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s, PIMs)로 정의한다. 해외에는 Beer's criteria, STOPP(the screening tool of older person's prescription)  등과 같은 노인환자를 위한 PIMs 선별도구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 

- 지난해 발표한 '한국형 부적절 노인약물 처방목록의 개발' 논문 내용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했듯 노인에게 사용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 등은 노인에게 사용하면 안 되는 약물을 리스트로 만들어 의사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관련 학회와 소통해 대한노인병학회, 대한임상노인의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등 전문가위원회가 추천하는 전문가 14명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노인들에게 주의해 처방해야 할 목록을 만들었다. 

그 결과 항정신병약물, 벤조디자제핀계, 비스테로이드 진통소염제, 1세대 항히스타민제 등을 포함한 62개 약물이 동반질환과 관계없이 노인에게 부적절한 약물로 선정됐다. 또 고혈압, 치매, 심부전 등 노인에게서 흔한 18개 질환에서 부적절할 수 있는 약물 48개도 제시했다. 각 항목에는 잠재적 부적절 약물로 선정된 이유와 대체 치료법, 예외 상황 등을 부가적으로 적었다.

- 서울의료원이 운영하기 시작한 '약물안심클리닉'이란?

복용하는 약물이 너무 많아 약을 정확하게 챙겨 먹기 힘든 노인에게 노인의학 전문의와 임상 약사가 최적의 약물치료를 위한 약물 안심 보고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어지러움, 낙상, 식욕부진, 노인쇠약 등 다약제 복용의 부작용이 의심되는 노인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약사가 이들 노인이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 상호작용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클리닉을 개설한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아 효과를 얘기하기에는 이르다. 

- 몇몇 대학병원에서 노년내과를 운영하고 있다. 노년내과가 답을 줄 수 있을까? 

노년내과는노인의학의 여러 분야 중 하나인데, 약물 부작용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다. 노인들이 복용하는 여러 가지 약물을 줄이는 데 노년내과가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노년내과가 우리나라에 노인의학이 자리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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