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19] 세브란스병원 김대훈 전문의, 50~60대 환자 데이터 분석
SBP 120mmHg 기준으로 'U-shape' 형태 확인…110mmHg 미만도 치매 위험 상승
김대훈 전문의 "치매 예방 위해서는 적당한 혈압 유지가 중요"

세브란스병원 김대훈 전문의(내과)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에서 'Effect of Systolic Blood Pressure and HTN duration on Dementia Risk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을 주제로 31일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김대훈 전문의(내과)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에서 'Effect of Systolic Blood Pressure and HTN duration on Dementia Risk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을 주제로 8월 31일에 발표했다.

[파리=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수축기혈압을 너무 낮춰도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항고혈압제를 복용 중인 중년의 심방세동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축기혈압 120mmHg 기준으로 혈압과 치매 발생 위험 간 U-shape 형태의 연관성을 보였다.

고혈압은 치매 위험인자 중 하나로 고혈압 환자는 치매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혈압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된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서 항고혈압제를 복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는 수축기혈압이 110mmHg 미만으로 낮아져도 치매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에 따라 고혈압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는 혈압을 강력하게 조절하기 보다는 적당한 범위에서 혈압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브란스병원 김대훈 전문의(내과)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에서 이번 결과를 8월 31일에 발표했다.

연구에는 건보공단 데이터에서 확인된 항고혈압제를 복용 중인 50~60대 심방세동 환자 11만 3297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추적관찰은 2016년 12월까지 진행됐다. 이 기간에 수축기혈압은 심방세동 진단 당시를 포함해 4회 측정했다. 이를 토대로 수축기혈압과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 치매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심방세동 진단 당시 측정한 수축기혈압을 기준으로 120mmHg보다 높거나 낮아도 전체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U-shape 형태의 그래프가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치매 종류에 따라 수축기혈압과의 연관성이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은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이면 상승했지만 오히려 혈압이 높으면 그 위험이 낮아졌다. 반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은 수축기혈압은 120mmHg 이상이면 상승하는 그래프를 보였다.

수축기혈압이 낮은 환자군에서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 이유를 이번 연구에서 알 수 없지만, 두 가지 결과가 합쳐지면서 수축기혈압과 치매 간 U-shape 형태의 그래프가 나타났다는 게 김 전문의의 설명이다.

세브란스병원 김대훈 전문의.
▲세브란스병원 김대훈 전문의.

이와 함께 추적관찰 5.8년(중앙값) 동안 수축기혈압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은 120~129mmHg인 환자군과 비교해 △100mmHg 미만 1.13배 △130~139mmHg 1.09배 △140mmHg 이상 1.22배 등 유의하게 높았다. 수축기혈압 100~110mmHg 또는 110~120mmHg인 환자군도 치매 발생 위험이 각각 1.03배 1.02배 높았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이어 시간에 따른 수축기혈압과 치매 발생의 연관성을 평가한 결과에서도 앞선 결과와 유사한 그래프가 확인됐다. 

수축기혈압 120~129mmHg를 기준으로 U-shape 형태가 나타났고, 수축기혈압 110mmHg 미만과 130mmHg 이상인 환자군에서 그 위험이 의미 있게 상승한 것. 아울러 고혈압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연간 치매 발생 위험은 1.047배 유의하게 높아졌다. 

다만 고혈압 유병기간과 치매 발생의 연관성은 치매 종류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은 고혈압 유병기간이 길수록 계속 상승했지만, 혈관성 치매는 유병기간이 6년 이상이면 오히려 위험이 감소했다.

김 전문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알츠하이머병은 수축기혈압 수치보다는 고혈압 유병기간이, 혈관성 치매는 유병기간보다는 높은 수축기혈압이 각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혈압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의 혈압을 강력하게 낮추기보다는 적당한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치매 예방을 위해 중년인 고혈압 동반 심방세동 환자의 혈압을 너무 낮춰도 안 좋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들의 수축기혈압을 110mmHg 이하로 조절하기보단 110~130mmHg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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