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온 나라가 그야말로 '조국 정국'이다. 

의료계도 대한의사협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린 단국의대 장영표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 심의를 요청하면서 덩달아 분주하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의학논문 제1저자로 참여하는 사례가 드물뿐더러 연구 내용도 고등학생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준이 아니라며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득 '의협 중앙윤리위가?' 라는 의문이 든다. 

의협 집행부가 시의성 있는 사안을 다루고자 즉각적인 조치에 나선 것은 칭찬한다만, 그동안 의협 중앙윤리위는 '제식구 감싸기' 비판을 받아왔던 터라,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결정을 차일피일 미룰 것이란 예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징계 심의 대상자가 비윤리적 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증거를 모아야 심의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기에 그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동안 소위 '불편한' 결정을 내려야할 땐 시간을 미뤄왔던 게 의협 중앙윤리위였다. 

실제로 2017년 12월 그루밍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 A 원장의 징계 여부에 대한 결론을 아직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또 수년간 직원들을 상대로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 제주대병원 재활센터 B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도 매한가지다. 

의협 중앙윤리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쯤되면 의료계 안팎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의협 중앙윤리위도 개혁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치적 판단과 같은 의사라는 동업자 정신을 완전히 배제한 채 윤리적 판단에 입각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개혁의 방법이다. 

개혁이 필요한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올바른 개혁을 위해 징벌에 머무를 게 아니라 의료계가 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고, 의협 중앙윤리위가 '사회적 윤리와 정의'에 입각해 움직이는 단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수많은 명언을 남긴 자신의 책 '팡세'에서 "힘 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라고 말했다. 

의협 중앙윤리위가 무능한, 그리고 폭력을 일삼는 단체가 아닌 '정의'에 따라 판단하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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