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LARE-TIMI 58, CVD 사망·심부전 입원 위험 낮춰…HFrEF 치료제 가능성 확인
DAPA-HF 탑라인 결과, 당뇨병 동반 관계없이 1차 종료점 달성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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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인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 또는 파시가)이 SGLT-2 억제제 중 '최초'로 심부전 치료제로 거듭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파글리플로진은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인 DECLARE-TIMI 58 연구를 시작으로 DAPA-HF 연구까지 차세대 심부전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DAPA-HF 연구를 통해 SGLT-2 억제제 중 처음으로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 치료 효과를 확인하면서 심부전 치료제라는 목표점에 한발 더 다가섰다.

DECLARE-TIMI 58, HFrEF 환자 CVD 사망·심부전 위험 38%↓

다파글리플로진은 지난해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18)에서 발표된 DECLARE-TIMI 58 연구를 통해 심부전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제기됐다.

DECLARE-TIMI 58 연구는 SGLT-2 억제제의 CVOT 중 가장 대규모로 진행된 연구로,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7160명이 참여했다. 

이 연구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17% 낮췄다. 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27%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후 SGLT-2 억제제 중 처음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좌심실 박출률(LVEF)에 따라 심혈관 예후를 평가하면서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속도를 올렸다. 

DECLARE-TIMI 58 연구 참가자 중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을 동반한 환자(HFrEF군, 671명) 예후를 분석한 결과, 다파글리플로진 치료로 생존 혜택을 얻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HFrEF군은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하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위약을 복용한 이들보다 38% 낮았다.

평가 종료점을 하위분석한 결과에서도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한 HFrEF군은 위약을 복용한 환자보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36%↓)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45%↓)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41%↓) 등이 모두 낮았다.

이 결과는 지난 3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9)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Circulation 온라인판에 실렸다. 

DAPA-HF 탑라인 결과, 당뇨병 동반 관계없이 치료 혜택 확인

DECLARE-TIMI 58 연구 후 다파글리플로진은 DAPA-HF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혜택 검증에 나섰다.

DAPA-HF 연구에는 제2형 당뇨병 동반 또는 동반하지 않은 HFrEF 환자 4744명이 포함됐다. 다파글리플로진 10mg 1일 1회 용법 치료군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탑라인으로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다파글리플로진 치료군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으로 내원 등의 위험이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해 1차 종료점을 달성했다.

개발사는 20일(현지시각) DAPA-HF 탑라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특정 학술대회를 언급하지 않은 채 향후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알렸다. 

이후 DAPA-HF 연구는 이번달 31일부터 닷새간 개최되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의 핫라인 세션에서 발표되는 연구로 추가됐다. 

탑라인 결과가 공개되기 전에는 학술대회 프로그램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학술대회 개최까지 10여 일을 남겨두고 이름을 올리며 다파글리플로진에 대한 심장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방증했다. 

HFpEF 환자 대상 'DELIVER'·운동능력 평가한 'DETERMINE' 진행 중

이와 함께 다파글리플로진은 HFrEF에 이어 HFpEF 환자를 겨냥하고 있다. 현재 HFpEF 환자 약 47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 3상인 DELIVER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다파글리플로진 10mg 1일 1회 용법 치료군 또는 위약군으로 분류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으로 내원 등을 비교·평가한다. 연구는 2021년 종료될 예정이다.

아울러 HFrEF 또는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 치료 후 운동능력을 평가하는 DETERMINE 임상 3상이 올해 4월에 닻을 올렸다. 연구는 내년 1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GLT-2 억제제, 엔트레스토와 병용 가능성 높아"

다파글리플로진을 시작으로 또 다른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도 심부전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에 SGLT-2 억제제가 사쿠비트릴/발사르탄(제품명 엔트레스토, 이하 엔트레스토)에 이어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다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가 엔트레스토와 경쟁구도에 놓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엔트레스토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를 억제하고 나트륨이뇨펩티드계를 활성화시켜 심부전 치료 효과를 보인다. 즉 엔트레스토는 심부전 치료 기전이 명확하다.

이와 달리 SGLT-2 억제제는 어떤 기전으로 심부전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때문에 SGLT-2 억제제가 엔트레스토를 대체하기보다는 병용 파트너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 구로병원 나진오 교수(순환기내과)는 "SGLT-2 억제제는 엔트레스토와 심부전 치료 기전 자체가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 때문에 심부전 환자 치료 시 SGLT-2 억제제와 엔트레스토가 경쟁하기보다는 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니, 앞으로 엔트레스토와 SGLT-2 억제제를 병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평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두 치료제를 병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SGLT-2 억제제 연구를 통해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미국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보면,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때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 또는 위험도를 평가하도록 한다.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고위험인 당뇨병 환자에게 메트포르민 다음 치료제로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권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당뇨병 치료는 항당뇨병제로 혈당을 낮추면서 심혈관질환을 치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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