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박정신 박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DIA 공동워크숍 연자로 나서
수노시 개발 비하인드 소개 및 비임상시험 중요성 강조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지난달 미국 시장에 발매된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성분 솔리암페톨)'가 초기에는 우울증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됐던 이력이 있어 눈길을 끈다.  

수노시는 국내 기업인 SK바이오팜이 임상 1상까지 완료한 후 지난 2014년 재즈파마슈티컬즈가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한 솔리암페톨의 제품명이다.

지난 3월 기면증 또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을 동반한 성인 환자의 각성상태를 개선하고, 주간 졸림증을 완화시키는 약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또한 현재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을 해 놓은 상태로 올해 안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 박정신 박사는 21일 개최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미국 약물정보학회(DIA) 공동 워크숍'에서 수노시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고 CNS(중추신경계) 약물 개발에서 비임상시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박사는 "CNS 약물은 개발 관점에서 보면 승인획득이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투자 비용도 많은 분야"라면서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살펴보면 항암제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데이터 2019'에 따르면 CNS 약물 시장은 2018년 750억 달러에서 2025년까지 1238억 달러로 연간 7%씩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약물 개발 시 임상시험이 단계별로 진행되면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는 단계마다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이 때 임상데이터도 중요하지만 비임상데이터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비임상시험 단계에서 약물의 MoA(mechanism of Action)와 안전성에 관한 각종 자료, 동물종과 사람에서의 결합 특이성 및 친화도 분석, 사람에서의 용량 결정 등을 분석하게 되는데, 이러한 작업이 임상시험을 디자인하거나 서포트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CNS약물은 특히 타깃 장기인 뇌에 대해 혈액-뇌 장벽(Blood-Brain-Barrier, BBB)을 투과하는 지를 확인해야 하며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을 때 결합 특이성이 잘 나타나는 동물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독성시험에 대한 중요성도 설명했다.

그는 "연구소에 있을 때 독성시험을 했는데, 특이점이 나오지 않고 깔끔한 결과가 나와 안전한 약물을 개발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독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를 했어야 했고, 결국 그 시험은 독성을 알아내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일화를 밝혔다. 

현재 미국에 출시된 수노시의 기술수출 사례를 소개하면서 비임상시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수노시는 지난 2000년 우울증 치료제로 임상 1상까지 진행해 기술수출했지만 라이선스 인을 한 회사에서 목표로 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다고 리턴한 사례가 있다. 

그는 "실패(fail) 사례를 분석하다 보니 임상에서 '불면' 관련 데이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부미팅을 거쳐 스토리텔링을 하고 제3의 파트너를 찾았다. 10년 만에 수면장애 치료제로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CNS 약물 개발은 챌린지가 많지만 연동 가능한 다양한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비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을 디자인하고 어떤 전략으로 개발할지 논리와 스토리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관점에서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은 쌍두마차와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또 다른 신약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연구개발부터 임상시험, 인허가,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에 의약품 판매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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