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심장센터 꿈은 이루어진다"

10년 쯤 후엔 의료계 미래 밝아지지 않을까

"인기없는 흉부외과" 성취감 더 커
건국대병원선 전공의 경쟁률 4 : 1

의료기술은 국가 성장동력
복지로만 말고 산업측면서 봐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 명 근 교수


 "올해도 의료계의 전망은 그리 밝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새정부가 "의료산업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한줄기 빛이 보입니다. 메스를 놓는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를 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짐하고 있습니다."

 송명근 교수는 세계적인 의료 경쟁력을 갖춘다면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의 폭넓은 의료시장을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송 교수는 올해부터 러시아 현지법인으로부터 소개받은 러시아 환자의 수술을 담당하게 된다.

1992년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을 성공시킨 송명근 교수가 당시 이식수술 후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조영희씨(오른쪽)를 만나 당시를 회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해외환자 유치에 발벗고 나선 셈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각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팀을 이뤄 좋은 치료성적을 낸 것이 바탕이 됐다. 러시아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환자를 유치하여 치료하겠다는 것이 송 교수의 계획.

 국내 최초 심장이식수술 성공 외에 초저체온 대동맥 수술법 개발, 체외형 인공심장을 이용한 심장이식 수술 성공, 대동맥 박리술 새로운 기법 개발, 국내 최다 심장이식 수술 등 화려한 이력에도 그치지 않는 그의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정신은 전공의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흉부외과의 인기를 이끌어낸 것. 올해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의 모집정원은 1명이었지만 4명이 지원, 다른 병원들의 부러움을 샀다.

 흉부외과 전공의가 부족한 실정을 반영해 병원협회, 보건복지부, 흉부외과학회의 협조로 이곳 전공의 정원은 2명으로 늘어났다.

 송 교수는 "흉부외과는 일이 힘든 반면,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대단히 크다"는 이점이 있어 앞으로 지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대표적인 3D과로 꼽히고 있지만 점차 건강보험수가가 개선되면 보람이 큰 흉부외과를 찾게 될 것이라는 것.

 그는 또 의료계가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료를 단순히 국민 복지 차원으로만 보지 말고, 산업적인 측면으로도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미국의 성장 동력도 의료산업인 만큼, 높은 의료기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역시 무한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를 과감히 풀어 최고급 진료, 신기술에 대해 정부가 나서 보장하고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송 교수는 700례 이상의 심장수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길 때 예상했던 것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건국대병원 근무 첫날부터 매일 3~4건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들면서 현재 한달 이상 예약이 밀려있는 상태. 팀워크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목표달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송 교수의 판단이다.

 "송명근 교수의 심혈관외과 클리닉"의 센터화에 대한 계획도 올해 7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송 교수는 "센터에 10개의 수술방을 확보하고 연간 4000례 이상의 수술을 할 것"이라며, "단일 심장센터의 규모로는 세계 최고이자, 세계 3대 센터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 교수의 "세계 최고"에 대한 욕심은 마냥 놀이터에서 뛰놀기만 할 나이인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시작된 일. 그는 "일본에 대한 분노와 패배의식과 6·25전쟁 후유증에 빠져있던 어려운 시기에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질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때의 꿈이 한치 흐트러짐 없이 실현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일본에 앞서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또다른 10년을 준비하고, 세계를 놀래키겠다며 계속적으로 "Watch us grow"를 외친 송명근 교수. 우리나라에서도 의학,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해야 하지 않겠냐며 연구실로 발길을 돌렸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면 결국 그렇게 된다며 자신의 포부를 아낌없이 드러낸 그의 10년뒤 모습을 상상하면서, 의료계의 밝은 미래를 그려보았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