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AGE-AF TIMI 48 연구, 무작위 분류 기간에 간 수치 상승한 환자 포함
간질환 과거력 동반 환자 하위분석 결과, 와파린과 비교해 효능·안전성 차이 없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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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에독사반이 다른 비-비타민 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와 차별화된 연구 디자인으로 간질환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항응고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간질환 환자들은 리바록사반, 다비가트란, 아픽사반의 대규모 무작위 연구(RCT)에서 제외됐지만, 에독사반의 랜드마크 연구인 ENGAGE-AF TIMI 48 연구에는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환자들이 포함되면서 이들에 대한 하위분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ENGAGE-AF TIMI 48 연구에서는 무작위 분류 당시 연구진이 간질환이 있다고 보고하거나 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2배 이상 증가한 경우를 간질환 과거력이 있다고 정의하고 연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하위분석한 결과, 에독사반의 뇌졸중 또는 혈전색전증 사건(SSEE),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은 와파린 대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간 관련 이상반응 발생 위험도 비슷했다.

이번 연구는 간질환 과거력이 에독사반의 효능 및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해, 향후 에독사반을 투약할 수 있는 환자 범위가 확대될지 관심이 모인다.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7월호에 실렸다(J Am Coll Cardiol 2019;74(2):179-189).

무작위 분류 기간에 간 수치 높아진 환자도 포함

ENGAGE-AF TIMI 48 연구는 다른 NOAC의 랜드마크 연구와 다른 환자 모집 기준을 적용했기에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환자군을 하위분석할 수 있었다. 

현재 시판되는 NOAC의 랜드마크 연구에서는 간독성 문제를 민감하게 보고, 간 기능이 손상된 환자들은 연구에서 배제했다. 네 가지 NOAC이 개발되기 전 직접 트롬빈 억제제 항응고제로 개발된 '자이멜라가트란(ximelagatran)'이 심한 간독성때문에 제품화되지 못한 사례가 있었던 이유에서다.

다비가트란의 RE-LY 연구에서는 활동성 간질환 환자와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아미노전이효소(alanine aminotransferse,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 상승한 간질환 환자 등을 제외했다. 

리바록사반의 ROCKET-AF 연구의 경우 간질환에 대한 임상적 소견이 있거나 AST/ALT가 정상 상한지의 3배 이상 상승한 환자를 포함하지 않았다. 아픽사반의 ARISTOTLE 연구도 AST/ALT가 정상 상한치보다 2배 이상 높은 환자는 배제했다.

반면 ENGAGE-AF TIMI 48 연구는 환자 모집 기간에 간 수치가 상승하지 않았고 무작위 분류 당시에 증가한 환자일지라도 연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즉 다른 NOAC 연구과 비교해 환자 모집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아 무작위 분류 당시 간 수치가 높아진 환자들도 연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는 "ENGAGE-AF TIMI 48 연구의 경우 환자 선정 기준을 연구자에게 맡긴다고 정해뒀다. 본 연구의 연구자는 무작위 분류 기간에 간 수치가 높아진 환자를 제외하지 않으며, 경도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환자도 연구에 포함한다고 결정했다"며 "다른 NOAC 연구는 이 같은 환자들을 모두 제외한 것과 다르다. 느슨한 환자 모집 기준을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독사반, 간질환 과거력 동반 환자에서 와파린과 SSEE·출혈 위험 유사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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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진행된 하위분석에서는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에독사반의 효과 및 안전성을 와파린과 비교하면서 약동학/약력학 특징을 파악했다. 연구에 참여한 총 2만 1105명 중 5.1%(1083명)가 간질환 과거력이 있었고 많은 합병증을 동반했다. 

1차 효능 종료점은 SSEE 발생으로, 안전성 종료점은 주요 출혈로 설정했다. 에독사반의 약동학/약력학 평가를 위해 내인성 및 외인성 제10혈액응고인자(Factor Xa)의 활성화와 에독사반 농도를 확인했다.

먼저 1차 효능 종료점을 평가한 결과, SSEE 발생 위험은 간질환 과거력 동반 여부에 따라 다르지 않았다(HR 0.90; P=0.5). 

단 주요 출혈은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가 없는 환자에 비해 1.38배 더 많이 발생했다(HR 1.38; P=0.005). 이는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가 에독사반,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간질환 과거력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 중 에독사반 복용군의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은 와파린 복용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91; 95% CI 0.56~1.47). 

간질환 과거력이 없는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에독사반 복용군의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이 와파린 복용군보다 20% 낮아 와파린보단 에독사반 치료로 출혈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HR 0.80; 95% CI 0.70~0.91).

아울러 SSEE 발생 위험은 간질환 과거력 동반 여부와 관계 없이 에독사반 복용군과 와파린 복용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에독사반 복용군과 와파린 복용군의 간 관련 이상반응 발생 위험도 유사했다.

연구 교신저자인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Robert P. Giugliano 교수는 "NOAC을 복용한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를 분석한 데이터는 거의 없다. 와파린을 복용한 환자에 대한 데이터도 드물며, 근거 질이 낮거나 중등도 수준"이라며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가 포함됐고 와파린과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한 RCT 중 약동학 및 약력학 결과와 함께 임상적 예후 데이터를 확인한 NOAC은 에독사반이 최초"라고 강조했다. 

"경도 이상 간질환 환자 대상 NOAC 연구 필요"

한편 학계에서는 에독사반을 포함한 NOAC을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게 안심하고 투약할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이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최의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한 항응고제 치료를 받은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4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6월 24일자 온라인판).

최종 결과에 따르면, NOAC을 복용한 환자군은 와파린을 복용한 이들보다 뇌졸중 또는 출혈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NOAC의 RCT에서 제외됐던 활동성 간질환 동반 환자에게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번 하위분석 결과에 대해 최 교수는 "간질환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뇌졸중 예방이 중요하다. 이번 결과는 이러한 환자에게 에독사반의 효과와 안전성이 와파린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더 좋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다만 이번 연구는 경도 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경도 이상의 간질환 환자에게도 NOAC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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