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장 선거에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등록 완료
지난해 서울대 총장 선거서 강대희 교수 자진사퇴…고려대 선경 교수도 무산
교직원 투표 등에서 1순위로 선정돼도 고배 마시는 경우 있어 변수 많아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소위 'SKY'라 불리는 3개 대학 중 연세대학교가 의과대학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서울대와 고려대 총장에 각각의 의대 소속 교수들이 도전했지만 아깝게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연세대 총장 선거에도 의대 교수가 출사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9일 제19대 연세대 총장 초빙 공고를 마감했다. 

다양한 학과 약 16명의 등록자 중 현재 연세의료원을 이끌고 있는 윤도흠 의료원장과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이 포함됐다.

만약 이들 중 한명이 총장으로 선출된다면 제16대 연세대 총장을 역임한 김한중 명예교수(예방의학과) 이후 연세대에 새로운 의사 출신 총장이 탄생한다.

하지만 의사 출신 총장이 되는 길이 순탄치 않음은 앞서 2018년에 총장 선거를 먼저 치른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입증 된 바 있다.

우선 서울대 총장 선거에 나섰던 강대희 교수(예방의학교실)는 당시 총장추천위원회가 후보 등록자 10명을 대상으로 소견 발표회를 통해 선정한 예비후보 5인 명단에 무난하게 이름을 올렸다.

강 교수는 의과대학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한 파격 공약을 다수 제시해 눈길을 끌었고 서울대 이사회 최종 후보자 투표에서 15표 중 8표를 받아 총장 취임이 유력했다.

이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권이혁 제15대 서울대 총장(1980~1983년) 이후 38년 만에 의대 출신 총장을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부푼 것도 잠시, 강대희 교수는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여 자진 사퇴로 총장 도전을 마무리했다.

이어 고려의대 또한 의과대학(1971년) 개설 최초로 의사 출신 총장을 배출 할 수 있는 최고·최적의 기회를 맞이한 듯 했으나 쓴잔을 삼켰다.

고려의대는 총장 선거 시작 전부터 김영훈 교수(순환기내과)와 선경 교수(흉부외과)가 도전장을 던질 것이라는 설이 돌아 우려가 높았다.

'이제는 의사 출신 총장을 배출 할 때가 됐다'는 고려의대교우회와 의대 교수들의 열망이 큰 상황에서 둘 간의 경합은 표를 분산 시킬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결국, 의대를 비롯해 고대의료원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 총장 후보 단일화에 두 교수는 합의했고 교우회 차원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선경 교수가 총장 선거에 나서기로 결정됐다. 

즉, 고려의대는 그 어느 때보다 의대 교수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총장 꿈을 본격적으로 실현시킬 준비를 마쳤던 것.

실제로 선경 교수는 1차 전임교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최종 후보 3인 선출 과정에서 고려대 총추위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해 꿈이 무산됐다.

(왼쪽부터) 서울의대 강대희 교수, 고려의대 선경 교수, 윤도흠 연세의료원장,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왼쪽부터) 서울의대 강대희 교수, 고려의대 선경 교수, 윤도흠 연세의료원장,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이처럼 SKY 대학 중 S와 K의 사례를 보면 최종 후보에 들더라도, 교원 투표 등에서 좋은 결과를 냈더라도, 단일화를 했더라도, 총장 도전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한 의과대학 교수는 "의료원장이나 학장 선거와 달리 총장 선거 때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 이외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의대 내에서 지지를 받아 동력을 얻는 것과 별개로 다른 학과와의 보이지 않는 경쟁과 철저한 검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항상 총장 선거 때면 의사 출신 총장 탄생을 꿈꾼다고 표현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학교 제19대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2월 1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4년이며 10월말 최종 후보가 선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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