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요양병원 130개 기관 2018년 운영성과표 분석 결과 10곳 중 2곳 적자 운영
수익률 10% 넘는 곳 7개 기관에 불과…평균 매출 68억5500만원·평균 수익률 1%
2019년 2월 기준 전국 요양병원 1571곳 운영 중…개인과 의료법인 유형이 많아
일당정액수가제·간병비회수율 저조 등 원인…문 닫고 싶어도 못 닫는 좀비요양병원도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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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요양기관 중에서 의원 다음으로 많은 수가 개설된 요양병원의 실제 경영 실적은 어떨까.

병원 별로 천차만별이긴 하나 평균 68억5500만원을 벌어들여 1%의 수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0곳 중 2곳은 적자 운영을 하고 있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곳도 상당수 존재했다.

이는 국세청에 등록된 요양병원 중 약 130곳을 추려 2018년 운영성과표를 비교·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를 출처로 집계된 통계청(KOSIS) 2019년 2월초 기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요양병원은 총 1571개소로, 3만2169개소인 의원 다음으로 많다(한방·치과·보건소 등 제외).

이 중 개인 요양병원이 774개로 가장 많고 의료법인 형태를 갖춘 요양병원이 644개, 기타(재단법인, 공립, 사회복지법인 등) 153개로 나뉜다.

개인 요양병원의 경우 정확한 회계자료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의료법인 요양병원은 국세청에 공시된 운영성과표를 통해서 경영수치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병상 수와 의료진 수 등을 토대로 직접 비교가 가능한 구체적 정보는 아니기에, 이번 분석에서는 매출액(사업수입)과 당기운영이익(손실) 및 수익률 등을 중심으로 비교했다.

단, 당기운영이익(손실)은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금액을 따랐다.

■ 매출 100억 이상 25곳, 10억 이하도 2곳 존재해

우선 의료법인가평의료재단 호남요양병원이 320억3100만원의 사업수입, 31억1000만원의 당기운영이익, 9.7%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보였다.

이어 나라의료재단 제일나라요양병원은 274억700만원의 매출, 7.6%(당기운영이익 20억7700만원)의 수익률을 거뒀고 그 뒤를 기호의료재단 청하요양병원이 잇고 있다.

이 외에 의료법인세화의료재단 나주효사랑요양병원, 밝은마음의료재단 유성한가족요양병원, 이손요양병원 등이 2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100억을 넘긴 요양병원은 130곳 중 25곳이나, 수익률은 -1.3%~13%까지 다양하다.

130개소 중 매출액 50억 이상 100억 미만은 42곳으로 경북의료재단 경북요양병원 98억4900만원(수익률 0.1%), 의료법인무등산의료재단 무등산생태요양병원 98억2000만원(수익률 1.9%), 다솔의료재단 늘푸른요양병원 93억1000만원(수익률 15.0%), 의료법인유라의료재단 온누리요양병원(수익률 3.3%) 순으로 매출이 높다.

반면, 2018년 한 해 동안 10억도 벌어들이지 못한 요양병원은 의료법인새림의료재단 압해생태요양병원과 의료법인송지의료재단 장흥요양병원 등 2곳이다.

130개 요양병원의 평균 매출액은 68억5500만원, 이를 넘긴 곳은 31.5%(41곳)로 집계됐다.    

■ 적자구조 보인 요양병원 30개소…130곳 평균 수익률 1%

분석대상 130개의 요양병원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곳은 62억9700만원에서 9억5400만원을 남긴 원광효도마을의료재단 원광효도요양병원으로 15.2%를 기록했다.

반대로 단 1억900만원의 사업수입밖에 내지 못한 의료법인송지의료재단 장흥요양병원이 가장 낮은 수익률인 -658.7%를 기록, 경영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장흥요양병원 못지않게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의료법인우리의료재단 우리요양병원도 42억87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88억5500만원의 당기운영손실로 인해 수익률이 -206.6%에 머물렀다.

이어 다평의료재단 하사랑요양병원, 현당의료재단 늘봄요양병원, 의료법인비에스의료재단 브레인요양병원, 굿타임의료재단 타임요양병원, 시립마산요양병원 등 총 30곳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즉, 요양병원 10곳 중 2곳(23%)은 지난해 적자 운영을 한 것.

아울러 적자를 가까스로 벗어나긴 했으나 130개 요양병원의 2018년 평균 수익률인 1% 조차 넘지 못한 곳도 부안군노인요양병원, 의료법인은정의료재단 호산기독요양병원, 의료법인강경의료재단 다사랑요양병원, 광덕의료재단 도고온천요양병원 등 16곳이다.

■ 매출 높다고 수익률 높지 않아…수익률 10% 이상 단 7개소

이번 분석 결과, 매출액 규모가 큰 요양병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거나 매출이 적다고 낮은 수익률로 직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매출을 냈음에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요양병원이 있는 반면에, 매출은 낮으나 높은 수익률을 보인 곳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푸른솔의료재단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은 매출액이 12번째(131억7400만원)로 높으나, 당기운용손실 1억7200만원을 내 100억 이상 매출 요양병원 중 유일하게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91억3000만원의 매출을 낸 시립마산요양병원도 -22.1%, 86억7600만원을 벌어들인 의료법인마루의료재단 의왕요양병원도 -4.6%, 86억600만원 매출액을 기록한 구미시립 노인요양병원도 -4.2%의 적자 운영을 했다.

이와 달리 평촌의료재단 제주대림요양병원, 의료법인진우의료재단 우리요양병원, 신안의료재단 연세요양병원은 매출액이 50억을 넘지 못했으나 수익률이 각각 11.0%, 11.1%, 12.4%이다.

수익률 10% 이상 요양병원이 130곳 중 단 7개소에 불과한데, 이 중 3곳이 50억 이하 매출 규모의 요양병원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수익률 5%이상 10%미만은 20곳이며 0%이상 5%미만은 73곳이다. 

 일당정액수가제와 비급여 간병비 등이 원인 중 하나
 일명 '좀비요양병원'도 다수 있어 대책 마련 필요해

이처럼 대부분의 요양병원이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은 일당정액수가제와 급여화 되지 않은 간병비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손덕현 회장은 "실제로 5% 이상 수익률을 내는 요양병원이 그리 많지 않다"며 "일당정액수가제로 인해 저수가인 부분이 1차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병에 대한 부분이 급여화가 돼야지만 보다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데 지금은 요양병원들이 간병비를 회수하느라 정신없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지방 요양병원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가 간병비에 부담을 느껴 적정한 할인까지 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병비 회수율이 30~40%에 불과해 나머지 60~70%를 병원이 용역업체에게 직접 보전하는 경우가 잦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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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요양병원이 간병비를 간병제공자에게 대납하고 환자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저조한 회수율 탓에 경영 손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저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게 손 회장의 지적이다.

경영이 어려운 요양병원들이 문을 닫고 싶어도 닫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소위 '좀비'처럼 유지되고 있는 것도 지속적인 적자 기록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방의 한 요양병원장은 "매입을 하게 되면 신설로 보기 때문에 병상 간 이격거리, 승강기 설치 등 새롭게 바뀐 규제 및 시설기준 강화를 모두 따라야 한다"며 "병원을 팔고 싶어도 매입자를 찾기 힘든 이유"라고 말했다.

매각도 되지 않으니 인력을 적게 써서라도 유지할 수밖에 없고, 좀비 같은 형태로 적자운영을 계속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좀비요양병원이나 적자가 지속되는 요양병원은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과 환자관리를 위해서라도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며 "관련 대책과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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