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4418명 폐경 여성 포함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폐경기 후 많은 여성은 성관계에 관심이 줄거나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이유는 홀로 폐경기 증상 때문일까?

최근 국제학술지 Menopaus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여성들의 성생활 감소는 폐경기 증상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다. 대신 남편 혹은 애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영국 브라이튼 앤 서섹스 의과대학 연구팀은 UKCTOCS(영국 난소암 검진 협력시험)에 참여한 2만 4305명 여성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50~74세인 참가자들 중 약 4500명은 객관식 건강 설문지뿐만 아니라 서면으로도 의견을 남겼다. 

그 결과, 대부분은(78%) 남편 혹은 애인이 있다고 얘기했지만 약 절반만(49.2%) 성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따라서 서면으로 남긴 의견들을 검토했다. 

검토 결과, 성생활 절감에 가장 큰 원인은 남편 사망으로 과부 신분으로 나타났다(37%).

"나는 17년 동안 과부였다. 내 남편은 어렸을 때부터 나의 사랑이었다. 그 뒤로 아무도 있을 수가 없다." (72세)
 

"나는 14년 동안 과부였다. 그동안 훌륭한 성생활을 했지만, 남편의 죽음 이후 나의 관심을 끈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 (53세)

뒤이어 27%는 남편·애인의 건강 문제를 꼽았고, 13.5%는 남편·애인의 성기능 장애를 가르켰다.

"남편은 전립선 수술과 당뇨병 진단받은 후 성생활을 할 만큼 발기를 유지 못한다. 남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성생활이 제한된다." (59세)
 

"남편은 뇌졸중으로 전신 마비가 왔다. 성관계는 너무 어렵다. 나는 간병인이자 동반자로 그와 함께 지내고 있다." (52세) 
 

"남편에게 심장마비가 왔다. 약물치료로 인해 성관계가 어려워지면서 우리를 슬프게 한다." (62세) 
 

"그는 하루에 약 1~1.5병의 위스키를 마신다. 섹스는 1년에 1~2번 한다." (56세)
 

"남편은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어 우리 관계와 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58세)

그 뒤로 18%는 본인의 개인 건강 문제, 12.5%는 폐경기 관련 증상, 7%는 처방된 약이 성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얘기했다.

"현재는 부모님을 돌보고 있다. 에너지도 없고 그들을 걱정하느라 성생활이 감소했다." (53세)
 

"나는 성적 욕구를 둔화시키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 (59세)
 

"모든 것에 관심을 잃고 큰 죄책감을 느낀다. 그래서 섹스에 관한 얘기를 전혀 언급하지 못한다." (53세)
 

"폐경기의 여러 증상이 성 욕구에 영향을 끼쳤다. 나는 지난 몇 년간의 성 욕구를 유지하고 싶었는데 실망스럽다." (58세)
 

"섹스는 불편하고 종종 아프다. 나는 질 젤을 사용하지만, 많이 도움이 안돼 지난 몇 달 동안 성관계를 안 했다." (53세)

이 외에 본인의 저 성욕(16%), 남편·애인의 저 성욕(7%), 남편·애인과 나쁜 관계(10.5%) 또는 노화 인식(9%) 등 이유가 있었다. 

"남편은 일하느라 바쁘다. 나는 두 아이를 키우느라 바쁘다. 하루가 끝나면 둘 다 침대에서 쓰러진다." (50세) 
 

"현재 삶에서 내 역할은 12살 아들을 키우는 것이다. 성관계는 2순위입니다."(50세)

긍정적인 성적 경험을 보고한 사람은 불과 3% 밖에 안 됐다. 6%는 성적인 문제에 대한 의료적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새로운 파트너가 생긴 지 1년이 지났다. 여태까지 이렇게 좋은 적이 없다. 자주 한다. 이게 나의 행복과 만족, 웰빙의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도 있다" (59세)
 

"젊었을 때 보다 덜 한다. 둘 다 하다가 지치긴 하는데, 할 때 아주 좋다." (64세)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진행한 연구진은 "친밀한 성적 파트너 및 건강 상태 유지는 성적 활동과 만족을 지속시키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폐경기는 여성의 월경이 완전히 멈추는 시기를 말한다. 증상으로는 질 건조증, 성교 시 통증, 성 욕구 감소 등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바이리시 홈페이지 캡쳐
출처: 바이리시 홈페이지 캡쳐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여성 성욕저하를 치료하는 이른바 '여성 비아그라' 주사제인 '바이리시'를 허가했다.

바이리시는 폐경 전 여성의 성욕감퇴장애(HSDD)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광동제약이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복수의 국내 보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국내 가교 임상 진행 등 발매를 위한 절차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 중이다. 올해 임상시험허가신청(IND)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발매는 2022년경으로 예상된다.

앞서 FDA는 2015년 최초의 여성용 비아그라인 스프라우트 파마슈티컬스의 애디(Addyi)를 승인했다. 애디는 약물 복용시 술을 먹는 것을 제한하는 조건 하에 승인됐지만 바이리시는 애디와 달리 이 같은 제한이 없으며 매일 먹을 필요가 없다. 

대한여성성학회 선한규 위원장은 "바이리시와 애디는 기전이 완전히 달르다"라며 "여성이 폐경기 이후에  성욕구 부재 성교통으로 사랑 나누기를 기피하는 상황이고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많은 치료방법 중 하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