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NA, 경증 천식 환자도 ICS 기반 치료 권고
감별진단 미비·교육수가·인력문제가 ICS 처방률 감소 초래
천식 전문가 "정책적 보완 및 꾸준한 치료에 대한 환자 인식 변화 필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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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이진영 기자] 세계천식기구(GINA)가 2019년 4월 업데이트한 천식 가이드라인의 포켓북을 6월에 발표했다.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SABA(short acting beta2 agonist) 단독치료를 권하지 않으며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 천식 환자에게 매일 저용량 ICS(inhaled corticosteroid) 복합제 치료를 권했고, 경증에서는 증상 기반의 저용량 ICS 복합제를 권고했다.

포켓북 발표로 1차 의료기관의 가이드라인 접근성이 높아졌다.

이에 국내 1차 의료기관의 천식 관리에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국내 1차 의료기관에서는 천식 감별진단 및 흡입치료제 처방이 저조해 천식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GINA 가이드라인처럼 천식치료제로 ICS 복합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천식 감별진단 미비 △흡입치료 교육 수가의 부재 △인력 배치의 문제로, 이를 국내 1차 의료기관에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와 함께 환자 측면의 한계점으로, 꾸준한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GINA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해야 할 권고안과 향후 가이드라인을 국내 1차 의료기관에 적용하기 위한 개선 방향을 정리했다. 

 

ICS/포르모테롤, 1단계에서부터 선호하는 조절제로...국내 처방률은?

업데이트된 GINA 가이드라인에서는 천식 1차 치료제로 저용량 ICS의 역할이 부각됐다.

가이드라인에서는 1단계부터 선호하는 조절제로 증상에 따른 저용량 ICS/포르모테롤을 권고했다. 

2단계에서는 증상 기반 혹은 증상이 없어도 매일 저용량 ICS/포르모테롤 치료를 권했다.

선호하는 조절제로 3단계에서는 저용량 ICS/LABA 복합제를 권장했고, 4단계에서는 중간 용량 ICS/LABA를 제시했다. 5단계에서는 고용량 ICS+LABA를 선호하는 조절제로 선택했다.

하지만 ICS 복합제 치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1차 의료기관에서 ICS 처방률은 낮은 실정이다.

지난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천식 5차 적정성 평가에 의하면 ICS 처방률은 상급종합병원 89.9%, 종합병원 75.3%였고, 1차 의료기관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였다.

 

천식, '조기 발견' 중요하지만 인프라 구축은 미비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병휘 교수는 GINA 천식 가이드라인 포켓북 업데이트에 따라 국내에서 주목해야 할 점으로, 질병 조기발견 및 조기치료를 꼽았다.

질병 초기에 천식을 감별하고, 진단과 동시에 ICS 복합제 치료를 시작해 천식 악화를 예방하고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1차 의료기관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 때문에 천식 감별진단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천식 감별을 위한 폐기능검사를 시행하려면 의료기사가 있어야 하는데 인건비 등 문제로 1차 의료기관에 의료기사 배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식및알레르기학회 등 유관 학회는 의사 및 간호사 등 의료인이 폐기능 검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증상이 특발적으로 나타나는 천식 특성 상 진료 시 감별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천식 자가진단법도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경증 천식 환자는 천식 감별을 위한 폐기능검사에서 정상으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폐기능검사는 하나의 지표일 뿐, 천식조절도를 평가하는 설문지와 겸해서 진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식도 '지속적'으로 치료한다는 인식이 중요

전문가들은 ICS 복합제를 꾸준히 사용해 천식 악화를 예방하고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 교수는 진단과 동시에 ICS 복합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환자의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많은 환자가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SABA를 선호하고, 증상 개선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 않는 ICS 복합제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천식및알레르기학회 난치성 천식 연구팀 김상헌 간사(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고혈압, 당뇨병 환자의 혈압,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로 유지돼도 매일 약물 치료를 하는 것과 달리, 경증 천식 환자들은 증상이 없으면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증상이 없는 것이 질병의 호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약물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면 급성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천식 관리는 환자가 흡입치료를 얼마나 꾸준히 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고혈압, 당뇨병 환자가 혈압과 혈당이 안정됐다고 약물 복용을 중단하지 않듯이, 천식 환자는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ICS 치료를 유지하며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흡입치료제 교육수가 책정·급여 제한 완화 등 '정책 변화' 필요

김 간사는 꾸준한 ICS 치료가 이뤄지려면 환자에게 흡입치료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흡입치료제 교육수가의 부재와 연관이 있다.

김 간사는 "증상에 기반해 흡입치료를 하는 경우, 환자에게 어떤 증상에서 흡입치료제를 사용하라는 세부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 임상 상황에서는 세세한 교육이 진행되기 힘들다"면서 "이 환자들은 흡입치료제를 써야 하는 증상을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판단해 흡입치료를 적용하는 환자는 적다"고 말했다.

따라서 흡입치료제 교육수가를 신설해 흡입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에게 더 밀접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보험 기준의 제약을 들며, 흡입치료제 급여가 천식의 경중에 따라 삭감되는 부분이 있어 1차 의료기관에서의 적극적인 처방이 이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천식및알레르기학회 등 유관 학회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교육 수가 신설 및 보험 급여 확대의 빠른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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