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강한 내과 김영준 원장
인천 건강한 내과 김영준 원장

21세기에 들어 최대 문명의 이기는 스마트 폰이라고 말을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휴대폰의 폐해를 의학적으로 대략 나열하자면, 장기간 휴대폰을 들여다봄으로써 생기는 근시, 안구건조증, 경추부를 포함한 근 골격계의 장애, 불면증뿐만 아니라,  휴대폰 중독증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나는 소화기내과를 위주로 진료를 하고 있으며, 휴대폰의 장기 사용 및 중독에 가까운 증세로 생기는 신체 내의 소화기 내과적 부작용을 언급하고자 한다.

최근 본원에 내원하는 10~20대  젊은 환자 중 복통과 수양성 설사를 증세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부쩍늘었다. 이에 관심을 갖고 환자들을 분류해봤다. 

흔히 상기 증세로 내원하면 의료진들은 소위 말하는 "장염" 증세로 쉽게 진단하고 약물 처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장염 치료 후 호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처방 이전에 환자들이 먼저 "장염 증세"라고 말하면서 진료실에 들어오기까지도 한다.

실제로 요즘에는 주변 환경 및 위생 상태가 많이 호전돼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계절성 바이러스성 장염이나 특히, 세균성 설사 환자는 그리 흔히 보기는 어렵다.

핸드폰과 overflow diarrhea(범람 설사)

이러한 환자들을 자세히 문진하고 복부 진찰을 하면 상기 증세가 있어서 내원하는 환자 중 바이러스성 장염이나 세균성 설사로 진단받는 환자들보다 소화기내과에서 볼 수 있는 " overflow diarrhea(범람 설사)"로 고통받는 환자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본인 또는 약국에서 장염이라는 자체 진단 하에 일반 지사제 종류의 약물을 수일간 복용하고 호전되지 않아 의료기관을 방문 하기도  한다.

최근 휴대폰 사용이 일상화되다 보니 휴대폰을 들고 화장실에 배변을 하러 들어가는 젊은 층들이 많아지고있다. 일반적으로 설사는 변비와 정반대의 개념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맞는 얘기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개념과 반대되는 현상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본원에서 최근 수년간 복통과 설사를 주증세로 내원한 10~20대 젊은 환자의 70-80% 이상에서 장염(바이러스성) 진단보다는 "설사를 동반한 변비" 환자로 분류됐다.

그 중 배변시 휴대폰을 갖고 화장실에 들어가는 환자들이 80% 정도였다.

쉽게 설명하면 사람은 동시에 두가지 일에 집중을 할 수 없다. 즉, 화장실에서 배변활동을 할때,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배변 활동에 집중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충분한 복벽의 압박으로 인한 대장 내의 대변을 충분히 비우지 못한 채로 시간만 보내다 배변을 마치고 나오게 된다. 

수일간에 걸쳐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지속적으로 잔변이 대장 내에 쌓이고, 이로 인해 또 배변 장애가 오게되는 악순환이 반복하게 된다. 즉, 변비가 발생하는 것이다.

변비란 배변시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변이 딱딱한 경우 ,배변 후 잔변감이 남는 경우, 그리고 배변횟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을 말한다.

위에서 언급한 "설사를 동반한 변비"를 설명하면 원래 장 점액은 대장에서 원활한 대변의 형성 및 항문으로의 대변의 진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점액들이 정체된 대장내의 대변으로 인해 대장내에 고여있다 배변시에 대변은 잘 배설이 안 되고, 점액들만 흘러나오게 된다.

마치 설사처럼 점액과 소량의 대변만 섞여 나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overflow diarrhea(범람설사)가 생겨 배변시 대변은 나오지 않고, 장내 점액만 고여있다가 마치 watery diarrhea(수양성 설사, 물설사)처럼 항문을 통해 점액과 소량의 대변만 나오게 된다.

물론 배변 후에도 정체된 대변으로 인해 아랫배의 복부 통증과 불쾌감은 지속된다.

외래에서 자세한 문진, 특히 휴대폰을 가지고 화장실에 가는 습관에 대한 문진과 복부에 이학적 진찰(특히, 아랫배 타진), 영상의학적 검사를 대장내에 정체되어있는 많은 양의 대변을 확인함으로써, 이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최근 수년 동안 본원에 내원한 복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한 많은 젊은층에게서 새롭게 호발되는 "휴대폰 사용에 의한 변비 증세"로 진단하고 치료 중이다.

치료방법은 휴대폰을 갖고 화장실에 들어가는 습관을 고치는 게 제일 중요하며, 간단한 변비 처방을 하면 많이 호전된다.

물론, 진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쉽게 "장염"이라는 진단으로 처방했을 때는 복통과 설사가 더 심해지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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