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 후 '두 가지 검사'로 '맞춤형' 항혈소판요법 겨냥
PCI 후 '두 가지 검사'로 '맞춤형' 항혈소판요법 겨냥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07.3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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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아시아 등 전문가, 혈소판 기능검사·유전자 형질분석 주목한 합의문 발표
두 가지 검사 통한 항혈소판제 '강화요법'·'감량요법' 제시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환자에게 '맞춤형' 항혈소판요법을 적용하기 위해 '혈소판 기능검사(Platelet Function Tests)'와 '유전자 형질분석(Genotyping)'을 활용하는 전략이 떠오르고 있다.

모든 환자에게 천편일률적인 항혈소판제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객관적으로 치료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에 학계의 관심이 모이는 것이다. 

PCI를 받은 환자는 클로피도그렐,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 등 항혈소판제 조합에 따라 허혈성 임상사건 예방 효과와 출혈 위험이 다르다.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항혈소판제 치료를 진행한다면 출혈 위험이 높아지거나 허혈성 사건을 예방할 수 없다.  

이에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심장 전문가들은 PCI를 받은 환자의 항혈소판요법 진행 시 혈소판 기능검사와 유전자 형질분석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은 JACC Cardiovasc Intervention 6월 1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JACC Cardiovasc Interv. 2019 Jun 10).

합의문, 가이드라인보다 구체적인 맞춤형 치료전략 제시

합의문은 기존 가이드라인에 담기지 않았던 환자군과 치료전략, 그리고 유전자 형질분석을 주목하면서 한발 더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ESC·EACTS) 심근 재관류술 가이드라인에서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P2Y12 억제제 치료 용량을 줄이기 위해 혈소판 기능검사를 시행한다는 권고안을 처음으로 추가했다(Class Ⅱb).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개별화된 항혈소판제 치료에 접근하고자 그동안 발표됐던 연구 결과를 토대로 PCI를 받은 환자군의 특징에 따라 혈소판 기능검사와 유전자 형질분석의 적용 방법을 제시했다. 

합의문 제작에 참여한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순환기내과)는 "가이드라인에는 혈소판 기능검사로 P2Y12 억제제 치료 용량을 줄이는 전략에 대해서만 언급했다"며 "합의문은 여기서 더 나아가 각 검사에 따라 강화요법(escalation)과 감량요법(de-escalation)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문에는 방법론적으로 혈소판 기능검사와 유전자 형질분석 등을 통해 환자별 항혈소판제 치료 반응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최종 치료전략을 결정하자는 의미가 담겼다"이라며 "아직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지만, 앞으로 두 가지 검사를 통해 맞춤형 항혈소판요법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에 이어 주목받은 항혈소판제 '감량요법'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br>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합의문은 기본적으로 PCI를 받은 환자에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를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이어 임상적 특징을 확인하고 혈소판 기능검사, 유전자 형질분석으로 출혈 위험 또는 허혈성 임상사건의 위험을 평가하도록 정리했다.

유럽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합의문은 혈소판 기능검사를 통한 감량요법에 주목했다. 

감량요법은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 등 강력한 P2Y12 억제제로 시작해 혈소판 기능검사에서 확인된 혈소판 활성도에 따라 클로피도그렐로 변경하거나 치료 용량을 줄이는 전략이다.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저혈소판 활성도(low platelet reactivity, LPR)를 가진 환자라면 감량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이전에는 혈소판 기능검사에 따른 항혈소판제 감량요법보다는 강화요법의 유용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해 왔다. 강화요법은 혈소판 기능검사를 통해 허혈성 임상사건 가능성이 높은 고혈소판 활성도(high platelet reactivity, HPR)를 가진 환자를 확인해 치료 강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그러나 혈소판제 강화요법은 대규모 임상연구인 GRAVITAS, ARTIC, TRIGGER-PCI 등에서 임상적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강화요법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합리적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그 대안으로 감량요법이 함께 떠오르게 됐다. 

감량요법은 PCI를 받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TROPICAL-ACS 연구에서 표준요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Lancet 2017;390(10104):1747-1757). 결과에 따르면, 혈소판 기능검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감량요법을 진행한 환자군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 출혈 등 위험은 프라수그렐 치료만 진행한 군과 비교해 비열등했다. 

정 교수는 "PCI를 받은 환자는 치료 초기에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 등 강력한 항혈소판제를 투약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용량을 줄이는 등 감량요법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일부 환자에게는 클로피도그렐의 치료 효과가 약할 수 있다. 환자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르므로, 감량요법이라는 개념 아래에서 혈소판 기능검사 등을 통해 맞춤형 치료로 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PCI를 받은 환자별 혈소판 기능검사 적용 방법은?

이를 바탕으로 합의문에서는 PCI를 받은 환자를 안정형 또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분류해 혈소판 기능검사 결과에 따른 강화요법 또는 감량요법 적용 전략을 제시했다. 

혈소판 기능검사가 P2Y12 억제제를 투약 중인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는 점은 두 환자군 모두에게 동일하게 정리했다. 

환자군에 따라, 클로피도그렐에 HPR을 보이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정기적인 혈소판 기능검사를 통해 강화요법을 진행하는 전략을 권하지 않았다. 단 혈전 생성 위험이 높다면 이러한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와 함께 좌주간부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했거나 복잡병변(complex lesions) 등이 있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출혈 위험이 높지 않다면 선택적으로 혈소판 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항혈소판제 강화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는 프라수그렐 또는 티카그렐러에서 클로피도그렐로 P2Y12 억제제 감량요법을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어 클로피도그렐에 HPR을 보이는 이들에게 정기적인 혈소판 기능검사에 따른 강화요법을 권하지 않았다.

출혈 위험이 높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가 강력한 P2Y12 억제제로 DAPT를 받고 있다면, DAPT 감량요법 진행 시 혈소판 기능검사로 클로피도그렐에 대한 HPR을 확인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유전자 형질분석은 예후 '예측'에…"POPular Genetics 결과 기다린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유전자 형질분석은 클로피도그렐로 치료 중인 안정형 또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허혈성 사건 또는 출혈 등의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정기적인 유전자 형질분석을 토대로 임상에서 항혈소판제 치료전략을 제시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안정형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경우,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고 있으며 CYP2C19 유전자에 기능소실 대립인자(loss-of-function allele, LoF)가 있더라도 정기적인 유전자 형질분석을 통한 강화요법을 권하지 않았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역시 CYP2C19 유전자와 프라수그렐 또는 클로피도그렐 치료에 따른 예후의 연관성이 보고됐지만, 유전자 형질분석으로 P2Y12 억제제의 강화요법 또는 감량요법을 제시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명시했다. 

유전자 형질분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형질분석의 유용성을 평가한 대규모 임상 4상인 POPular Genetics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PCI를 받은 STEMI 환자 2700여 명을 대상으로 CYP2C19 유전자 형질분석 결과에 따라 진행한 항혈소판제 치료전략의 효과와 안전성, 그리고 비용 대비 효과 등을 검증하고 있다.

합의문 제작을 주도한 독일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 Dirk Sibbing 교수는 "혈소판 기능검사와 유전자 형질분석을 활용하면 항혈소판제 치료전략을 결정하고 환자들의 위험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전자 형질분석의 유용성을 평가한 POPular Genetics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개인적으로 유전자 형질분석의 한계점이 있으므로 유전자 형질분석보다는 혈소판 기능검사가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전자 형질분석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다. 올해나 내년에 POPular Genetics 연구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합의문에는 같은 항혈소판요법이라도 동양인과 서양인의 임상적 혜택 및 위험이 다르다는 '동아시아인 패러독스(East Asian Paradox)'가 언급됐다. 동양인은 혈소판 활성도에 따른 치료 범위(therapeutic window)를 서양인과 다르게 적용해야 하며, HPR 기준(cut-off)을 높게 설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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