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윤성 원장, 임기 중 의사 국시 합격률 시스템 개선방안 마련

이윤성 국시원장은 의사국시를 위한 의대교육이 아닌 제대로된 의사 양성을 위한 의대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의사국시를 위한 의대교육이 아닌 제대로된 의사 양성을 위한 의대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시험에 무엇이 나올지 알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윤성 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보건복지부 출입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의과대학 교육은 의사국시를 위한 교육이 되어서는 안되며, 의사국시는 의대교육의 평가를 거드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의대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교육평가도 합리적으로 진행된다면 의사국시를 보지 않고 의사 면허를 교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원장의 소신이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의 교육은 시험을 대비한 교육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원래는 교육이 몸통이고, 교육의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 시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고교 교육도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이며, 의대교육도 의사국시를 위한 교육처럼 되어 간다"며 "시험에 무엇이 나올지 알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을 제대로 하는지를 힘이 들더라도 평가하고 제대로 교육하고 있으면 믿고 의사국시 없이 의사 면허 교부하면 된다"며 "의사국시는 의대교육의 평가를 보조하는 기능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윤성 원장의 교육평가론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시원은 제83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불합격자 8명이 실기시험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의사국시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가 지속되고 있어 국시원 내부에서도 TF를 구성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시원에 따르면, 2022년도 제86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부터 문항수를 12개에서 10개 축소하고, 문항별 시험시간도 10분에서 12분으로 확대시행하며, 모든 시험문항은 표준화환자를 진료하는 방식으로 구성하되, 일부 환자진료에 필수적인 기본수기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또, 개선되는 의사 실기시험은 충분한 의사소통과 정확한 신체진찰의 수행여부 등이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며, 시험시간이 부족하다는 응시자들의 의견도 해소될 것으로 국시원측은 기대하고 있다.

단순 수기문항을 없애고 모든 문항을 표준화환자 진료 방식으로 구성해 진료 평가를 강화하지만, 표준화환자 진료 시 신체진찰 모형 등을 결합해 진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시원측은 실기시험 CCTV 공개 여부와 의사국시 불합격자들의 소송에 대한 입장에 대해 법원 판결로 대신했다.

지난 7월 11일 의사 실기시험 불합격처분취소 소송 결과, 법원은 표준화환자의 채점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거나 응시자에게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사실 인정에 오류가 있거나 평등원칙에 위배돼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원장은 "이번 소송에서 의사 실기시험 CCTV 영상 파일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 불합격처분에 대한 근거를 보존하기 위한 법원의 제출명령에 응한 것"이라며 "CCTV 촬영 목적은 센터 관리 및 화재 등의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지, 결과물을 가지고 재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윤성 원장은 국시원 응시수수료와 국시원 재무상태에 대해서 입장을 나타냈다.

국시원의 재무 구조상 수입이 대부분을 응시수수료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2019년 국시원 재무구조는 응시수수료 수입이 81%, 국고지원 16.5%, 기타 잡수입 2.5%였다.

이 원장은 "2020년 국고지원금에 수수료 인하를 위한 재원 반영을 위해 복지부와 기재부와 긴밀하게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정부에서 기관 운영비를 출연금으로 지원해 응시자들이 시험에 관한 직접비만 부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시원은 지난 6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응시수수료 감면 제도를 시행 중이며, 국고지원금 5억원을 확보한 상태.

이 원장은 "응시자들이 대부분 학생인 점을 감안해 앞으로도 응시자들의 경제적 부담완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윤성 원장은 국시원을 전문화된 시험평가기관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시험평가기관으로서 오류없이 안정적으로 시험으로 시행하는 것이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시험 출제부터 시행 전 과정을 면멸히 살펴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시험관리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문항을 개발하고, 직종별 특성에 적합한 평가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국가시험을 통해 배출되는 보건의료인의 역량을 높이고, 대내외적으로 신뢰받는 기관이 되도록 하겠다"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선진화된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응시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발전하는 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윤성 원장은 임기 3년 동안 의사국시 합격율을 시스템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 의사국시는 60점 이상이면 합격할 수 있지만, 출제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합격율이 변동되고 있다.

국시원 의사국시 출제위원회 위원들의 개인 역량에 따라 문제 난이도와 합격율이 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시스템적으로 구조화해 제대로 의대교육을 이수한 의대들이라면 합격할 수 있는 일정한 합격율을 담보하겠다는 것이 이윤성 원장의 복안이다.

이 원장은 "선진국의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정답자가 가장 많은 문항과 정답자가 가장 적은 문항을 제외하고 채점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격율 설정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직종별로 사회가 원하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합격인원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