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문재인 정부가 신포괄수가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현장에서는 신약 도입이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과 전혜숙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의료서비스 지불방식 정책변화와 의료산업 혁신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등이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신포괄수가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석일 교수는 '신포괄수가제의 환자분류체계'라는 발제를 통해 현재 보건복지부가 사용하고 있는 환자분류체계가 복지부가 아닌 통계청이 개발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질병분류체계와 전산 코딩 지침 역시 통계청이 개발한 것을 사용하고 있어 중증도 보정을 위한 기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신포괄수가제도를 위한 필수적인 구성요소가 있다"며 "원가에 기반한 안정적인 환자분류체계와 적정수가 등 3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제대로 신포괄수가제도가 운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세가지 중 어떠한 요소도 충족되지 못한 상태"라며 "신포괄수가제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의료계가 요구한 개선 계획은 있지만 개별과제의 선후가 바뀌어 제대로된 분류체계를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해당자인 의료계와 협력을 위한 투명성도 없는 상태"라며 "정부는 임기말까지 혹은 다음 정권에서라도 쓸 수 있는 제대로된 분류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산부인과 이산희 교수는 현행 신포괄수가제가 약제 및 치료재료에 대해 80%만 보상하고 있어 병원의 손실이 불가피하고, 환자입장에서도 비포괄항목의 약제와 치료재료비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가 재료 사용시 환자 부담이 행위별수가보다 오히려 증가한다"며 "신포괄수가제 4차 시범사업의 평균 원가보존율은 83.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 과장은 고가신약 및 치료재료가 제대로 도입되지 않다는 주장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 과장은 "신포괄수가제가 신의료기술 및 신약 도입을 저해한다는 것은 우려"라며 "신포괄수가의 핵심 지표가 의료서비스 및 질병치료 효과 결과로 현재까지 그런 질적 저하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포괄수가에 참여하고 있는 종합병원 교수님들이 질적 저하를 용납한다면 의료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신약과 신의료기술 및 치료재료가 있다면 쓸 수밖에 없으며,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또, 진료과목 간 포괄항목과 비포괄항목에 대한 이견이 있겠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대학병원들이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제도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중규 과장은 "치료재중 적정보상이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보상이 진행 중"이라며 "별도 보상은 적정 보상을 위한 것으로 이번 토론회에 참여한 의료기기업계와 제약업계의 불안감은 이해되지만 조금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의료현장에서 약제와 치료재료가 비포괄항목에서 80%만 보상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포괄항목에서 20%가 보상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100%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신포괄수가제도가 의사 비용과 병원 비용을 구분돼 운영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제안했다.

서 이사는 또, "신포괄수가제도는 발전하고 있는 제도"라며 "지불의 정확성을 위해 자료 패널병원의 공공성과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신포괄수가보다 혁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책가산은 기본수가화 하고, 비포괄항목에 대한 다양한 모형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