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손배 청구에 업계 "협조의 결과가 이렇다니..."
발사르탄 손배 청구에 업계 "협조의 결과가 이렇다니..."
  • 양영구 기자
  • 승인 2019.07.23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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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정부 결정에 '불합리' 지적
크지 않은 액수 손해배상 금액에 혼란 "수용하면 선례될 것"
정부-제약협회, 사전협의?...제약바이오協 "업계 의견조회 결과 정부에 전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정부가 발사르탄 사태에 따른 재처방 및 재조제로 발생한 건강보험 손실금을 제약업계에 손해배상 청구하기로 하자 제약업계의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제약업계도 예측하지 못한 N-니드로소디메틸아민(NDMA)로 인해 발생한 이번 사태를 두고 제약업계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건 불합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NDMA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던 제약사도 없었거니와 식약처 역시 이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사태"라며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있다"고 말했다.

NDMA를 검출할 만한 공인된 시험법이 마련돼 있지 않았을뿐더러 생물학적동등성시험 항목에도 NDMA를 평가하도록 돼 있지 않았던 만큼, 제약사들은 위법사항이 없다는 게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약업계는 정부의 요청에 맞춰 회수·폐기에 나서는 등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건 억울한 면이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손놓고 당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제약업계는 애매한 손해배상 청구액수에 주목한다. 

정부에 따르면 발사르탄 사태로 인한 건강보험 손실금, 즉 제약업계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총 액수는 69개 제약사에서 약 21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원제약이 2억 2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1억원 이상을 배상해야 할 제약사는 6곳에 불과하다. 

절반에 가까운 31개 제약사의 손해배상금은 1000만원 가량이다. 

이 같은 액수는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그렇다고 순순히 손해배상에 응하기도 애매하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함이다.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해당 제약사들은 손해배상에 대응하기도, 그렇다고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손해배상 액수가 크지 않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액수가 적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에 순순히 응한다면 향후에 선례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손해배상 청구 건을 놓고 정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사전협의에 대한 말도 나온다. 

정부에 따르면 이달 초 정부는 제약바이오협회와 손해배상청구 관련 사전업무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 대상 제약사 69곳 중 60곳이 제약바이오협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약업계에서는 복지부와의 사전업무협의 관련 내용을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지부는 제약바이오협회와 사전업무협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협회로부터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제약바이오협회는 정부에 업계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이달 초 있었던 보건당국과 협의 과정에서 협회는 적법한 원료를 사용했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제조해 위법행위가 없었던 만큼 손해배상 구상권 청구는 부당하다는 내용의 산업계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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