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규모 코호트 분석 결과, DPP-4 억제제와 골절 위험 차이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인 SGLT-2 억제제가 골절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결과에 힘입어 SGLT-2 억제제가 '골절 위험을 높이는 치료제'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캐나다 맥길대학 Devin Abrahami 교수팀은 영국 임상진료연구 데이터(UK 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 UKCPRD)를 바탕으로 SGLT-2 억제제의 골절 발생 위험을 DPP-4 억제제와 비교했다. 

최종 결과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DPP-4 억제제를 복용한 이들보다 골절 발생 건수가 적었고, 그 위험은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는 Diabetes Care 7월 11일자 온라인판에 레터 형식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UKCPRD를 바탕으로 2013년 이후 항당뇨병제 치료를 시작한 40세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 7만 317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환자 중 SGLT-2 억제제 복용군은 9454명으로 △카나글리플로진 복용군 1288명 △다파글리플로진 복용군 5539명 △엠파글리플로진 복용군 2133명 △SGLT-2억제제 2가지 이상 복용군 494명이었다. DPP-4 억제제 복용군은 1만 8410명이었다.

추적관찰 1.9년(중앙값) 동안 총 1973건의 골절이 발생했다. 이는 1000인년당(person-years) 12.88건의 골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항당뇨병제에 따른 골절 발생률은 1000인년당 SGLT-2 억제제 복용군이 11건, DPP-4 억제제 복용군이 14.8건이었다. 

이를 토대로 두 군을 비교한 결과, SGLT-2 억제제 복용군의 골절 발생 위험은 DPP-4 억제제 복용군보다 높지 않았고 두 군간 통계적인 위험 차이도 없었다(HR 0.97; 95% CI 0.79~1.19).

SGLT-2 억제제 약물에 따라서는, 다파글리플로진 복용군과 엠파글리플로진 복용군의 골절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지 않았다(다파글리플로진: HR 1.01; 95% CI 0.81~1.27, 엠파글리플로진: HR 1.29; 95% CI 0.88~1.88).

이와 달리 카나글리플로진 복용군의 골절 발생 위험은 53% 감소해 골절 예방 효과가 있는 듯했다(HR 0.47; 95% 0.25~0.88). 하지만 카나글리플로진 복용군 중 골절이 발생한 환자는 단 10명에 불과, 환자 수가 적다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위험이 높았던 골절은 척추 골절로, SGLT-2 억제제 복용군이 DPP-4 억제제 복용군보다 1.76배 높았다. 그러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어 척추 골절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경향성만 확인했다(HR 1.76; 95% CI 0.81~3.82).

척추 골절을 제외한 상지 또는 하지, 그 외 골절 발생 위험은 SGLT-2 억제제 복용군이 DPP-4 억제제 복용군보다 높지 않았다.

연구마다 '골절 위험' 평가 결과 달라…논란 진행 중

현재 학계에서는 SGLT-2 억제제가 골절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골절 발생과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2015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카나글리플로진의 임상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SGLT-2 억제제의 골절 발생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2017년 발표된 카나글리플로진 임상 3상인 CANVAS 연구에서는 카나글리플로진 복용군의 골절 발생 위험이 위약군보다 1.26배 높다고 확인됐다(HR 1.26; 95% CI 1.04~1.52)(N Engl J Med 2017;377:644~657).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관찰연구에서는 카나글리플로진과 골절의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된다. 

지난 2월 미국 코호트 연구 결과, 카나글리플로진 복용군의 골절 발생 위험은 GLP-1 수용체 작용제 복용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98; 95% CI 0.75~1.26)(Ann Intern Med 2019;170(3):155-163). 다만 이 연구는 관찰연구로 디자인됐고 카나글리플로진에 대해서만 분석했으며, 잠재적 교란요인(residual confounding)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UKCPRD 분석 연구에서는 카나글리플로진을 포함한 SGLT-2 억제제의 골절 발생 위험을 평가했다는 게 연구팀의 전언이다. 

Abrahami 교수는 "UKCPR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DPP-4 억제제와 비교해 SGLT-2 억제제가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SGLT-2 억제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골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