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약 100만 명의 참가자 포함한 메타분석 연구 발표
비타민, 건강보조식품는 심혈관질환 위험 낮추지 않아, 뇌졸중 위험 높이기도
지중해식 다이어트 등 저지방 식이요법도 효과 미미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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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건강보조식품 등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Safi U. Khan 조교수팀은 9편의 체계적 고찰(systematic review) 및 4편의 새로운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을 찾아 105건의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참가자 수는 총 99만 2129명였다. 

이 연구에서는 건강보조식품 섭취, 지중해식 식이요법 중재 등 24개의 중재법(intervention)을 사용했다.

그 결과, 종합 비타민뿐만 아니라 비타민 A·B·C·D· E, 베타카로틴, 칼슘, 철분, 엽산, 산화 방지제(antioxidants), 오메가3 등을 포함한 16개의 대중적인 건강보조식품은 대개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지 않았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D를 같이 섭취하면 뇌졸중 위험이 17% 증가했다(RR 1.17, 95% CI, 1.0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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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메가3는 심근경색증 위험(RR 0.92, 95% CI 0.85~0.99)과 관상동맥심질환(RR 0.93, 95% CI 0.89~0.98)을 줄일 수 있다고 나타났다(낮은 확실성의 근거).

이어 엽산은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경향이 보였지만 연관성은 미미했다(RR 0.80, 95% CI 0.67~0.96).

또 인기를 끌은 '지중해식 다이어트'를 포함한 8개의 저지방 식이요법을 분석한 결과, 저나트륨 식이요법(low-salt diet)만 심혈관질환 예방 차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고 나타났다.

저나트륨 식당으로 염분 섭취를 줄이면 사망률 위험이 더 낮아졌지만 이것도 역시 낮은 확실성의 근거였다(RR 0.90, 95% CI 0.85~0.95).

다만 저나트륨 식이요법은 고혈압이 아닌 정상 혈압 인구에서만 효과적이었다. 고혈압 환자는 똑같이 염분 섭취를 줄여도 사망률이 감소하지 않았다. 다만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사망률은 낮은 확실성의 근거로 줄었다(RR 0.67, 95% CI 0.46~0.99).

이 연구는 지난 9일 미국 뇌과학연보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심혈관질환에 비타민이 효과 있다는 근거 없어"

국내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이미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는 "이 연구에서 종합비타민이나 항산화보충제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추지 못햇다"며 "최근 많은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에서 비타민 및 항산화제는 심혈관질환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심혈관질환과 관련해 비타민류는 근거가 없다. 다만 오메가3나 엽산은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낮은 확실성 근거라서 신뢰할 수 없다"며 "결론적으로 어떤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도 현재로서는 심혈관질환이나 사망률을 줄인다는 근거는 없어 음식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또 "문제는 비타민D와 칼슘이 오히려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일 수 있는 것은 이미 2012년에 발표됐지만 아직도 골절예방 및 골다공증에 처방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 논문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메타분석에 나와서 뒷받침을 한다"고 덧붙였다.

명 교수팀은 2013년 국제학술지 British Medical Journal에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29만 4478명을 포함한 50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분석해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연구는 비타민 A, 비타민 B6, 비타민 B12, 비타민 C, 비타민 D, 비타민 E, 베타카로틴, 엽산, 셀려늄의 중재법을 사용했다. 추가적인 건강식품보조품은 아스피린, 코엔자임 큐텐, 칼슘, 선스크린, 라미프릴, 아연, 종합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포함했다. 

1차 종료점은 급성 심근경색증, 불안정협심증, 관상동맥심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주요 관상동맥질환, 심장혈관계 사망, 급사, 일시적 허혈성 뇌졸중,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비타민과 항산화 보충제는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지 못했다(RR 1.00, 95% CI 0.98~1.02).

"비타민이 생존율 개선 못하지만, 절대 먹지 말라는 얘기는 아냐"

세브란스병원 정보영 교수는 "심혈관계에 비타민 관련 연구는 지속 부정적(negative) 결과로 나타나 비타민의 의학적 효과는 확실치 않다"며 "이 연구는 예전에 오메가3, 엽산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를 뒷받침한다. 소금 줄이는 것도 중요한 것으로 이미 알려졌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매일 복용하는 고혈압 치료제 같은 경우 생존율을 높이지만 비타민제는 생존율을 높이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라며 "만약 생존률이 개선됐다면 보충제가 아닌 약으로 취급하고 나라에서 보험급여 및 공급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화제 먹는다고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비타민 먹는다고 생존율이 개선되는 건 아니지만 비타민을 절대 먹지 말라는 얘기는 또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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