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티쎈트릭 약가협상 끝내고 건정심 상정 예상
MSD, 재협상 진행 중...오노, 묵묵부답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급여기준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고 있는 면역항암제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은 약가협상 절차를 끝낸 반면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오노·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MSD는 정부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오노는 포기한 듯한 태도를 취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회사들과 사전협상을 진행해 왔다. 

사전협상은 암질환심의위원회, 건강보험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 등 의약품 등재나 급여확대를 위한 정식 논의기구가 아닌 특별전형이다. 

정부 입장에서 면역항암제는 고가에다 다양한 적응증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재정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재정부담을 줄이면서 급여기준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별도 장치다.

재정적 요소와 확대 기준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룬 후 약평위, 약가협상 등 절차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4월, 후발주자인 로슈가 '환자의 반응 유무'라는 카드를 받아들이고 티쎈트릭의 사전협상을 타결했다. 최근 약가협상 절차를 끝내고 건정심 상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월 폐암 2차 치료제로 PD-L1 발현율(발현 비율 IC2/3주2) 기준이 정해진 채 급여권에 진입한 티쎈트릭은 이제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폐암과 방광암에서 처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MSD와 오노는 첫 사전협상에서 '거절'의사를 밝혔다. 협상 결렬 후 최근 재협상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결과를 알 수 없다. 

하지만 '결렬'을 대하는 두 회사의 태도차가 극명하다. MSD는 재협상 테이블에 앉아 정부와 사전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오노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 

오노의 태도는 사실상 한국시장 포기로 해석되고 있다. 파트너사인 BMS가 설득을 시도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BMS와 환자 입장에서는 향후 '여보이(이필리무맙)'와 옵디보 병용요법에 대한 청사진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타 면역항암제가 존재하더라도 옵디보는 적응증 상의 니즈가 분명한 약물이다. 특히 위암 적응증은 옵디보만 가지고 있다. 옵디보가 한국 급여 확대를 포기하면 환자의 치료옵션 중 하나가 사라지기 때문에 오노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오노가 의사를 보인다면 언제든지 재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환자들의 니즈는 분명하다.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와 제약사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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