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로 치매 환자 응급실 방문 감소
'헬프라인' 서비스 이용한 간병인 스트레스 경감
아동이 두뇌 건강을 위해 좋은 생활습관 갖도록 교육하는 영상자료 개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부담을 줄이고자 원격의료, 영상자료 등을 활용하는 관리전략에 대한 학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 콘퍼런스(AAIC 2019)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효율적으로 관리 또는 예방할 수 있는 세 가지 서비스가 주목받았다.

서비스들은 각각 △치매 환자 △간병인 △아동에 초점을 맞췄고, AAIC 2019에서는 각 서비스의 유용성을 검증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원격의료로 고령 치매 환자의 응급실 방문 줄여

<br>

먼저 원격의료로 고령인 치매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14일에 선을 보였다(#O1-11-06). 

고령인 치매 환자는 응급실을 방문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의료비용 부담도 크다. 이러한 문제점은 대면진료가 아닌 원격의료를 통해 치매 환자에게 저비용의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메디슨캠퍼스 Manish Shah 교수 연구팀은 미국 내 노인 주거지역 22곳에서 고령인 치매 환자 731명을 모집해 3.5년간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치매 환자 중 220명은 원격의료를 받았고(중재군) 551명이 이를 진행하지 않았다(대조군). 

원격의료 진행 중 필요한 경우 의료진은 치매 환자 또는 간병인, 둘 모두와 화상진료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진료실 검사 또는 X-레이 검사를 받도록 조언하고, 항생제 등 약물을 처방하면서 관리전략을 제공했다.

연구 기간에 응급실을 방문한 사례는 중재군 287건, 대조군 1069건으로 총 1356건이었다. 응급실에 방문한 사례 중 임상적 관찰 또는 입원은 총 717건이 시행됐다. 이 중 중재군은 165건, 대조군은 552건이었다.

이를 토대로 응급실에 방문할 가능성을 수치화한 결과, 중재군의 응급실 방문이 연간 24% 유의하게 줄였다(P<0.05). 그러나 대조군에서는 의미 있는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Shah 교수는 "노인 주거지역에서 원격의료를 진행해 치매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줄일 수 있었다"며 "향후 원격의료에 어떻게 치매 환자를 참여시키고 효과적이면서 적절하게 원격의료를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헬프라인'서비스, 간병인 정신건강에 도움

이와 함께 알츠하이머병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헬프라인(Helpline)' 서비스가 간병인의 스트레스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15일 발표됐다(#P2-493). 

헬프라인은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들이 스트레스와 압박감 등을 느낄 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문가들은 통화로 간병인들에게 심리적인 도움을 주고 실용적인 정보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도와줄 수 있는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등 간병인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 단계(action steps)'를 조언한다. 365일, 24시간 무료이며, 간병인들은 언제든지 헬프라인 서비스에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협회가 제공하는 '헬프라인(Helpline)' 서비스. 알츠하이머병협회 홈페이지 캡쳐.
▲알츠하이머병협회가 제공하는 '헬프라인(Helpline)' 서비스. 알츠하이머병협회 홈페이지 캡쳐.

미국 펜실베니아간호대학 Nancy Hodgson 박사 연구팀은 헬프라인 서비스의 유용성을 평가하고자,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이를 이용한 간병인 1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최종 결과, 헬프라인 서비스 이용 후 간병인들의 정신적 고통이 27% 감소했고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 29% 개선됐다. 게다가 헬프라인 서비스에 연락한 간병인 중 70%가 일주일 이내, 80%가 한 달 이내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행동 단계를 진행했다.

행동 단계를 시행한 간병인의 80%가량이 헬프라인 서비스가 도움된다고 답했고, 65%는 헬프라인 서비스로 추가적인 치매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Hodgson 박사는 "이번 예비연구 결과, 헬프라인 서비스는 간병인의 정신적인 고통을 경감시키고 다음 행동 단계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향후 헬프라인 서비스에 연락하는 간병인의 특징을 파악하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헬프라인 서비스의 주요 내용을 표준화해 간병인들에게 일관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핵심 콘텐츠에 관한 연구가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동 두뇌 건강 위한 생활습관 교육하는 'MyBrainRobbie'

어릴 때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예방하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를 위해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영상자료를 활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 Eleonore Bayen 교수 연구팀은 아동이 두뇌 건강을 위해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는지 교육하는 영상자료인 'MyBrainRobbie'를 개발했다. 이어 아동들에게 이 영상자료를 보여준 후 교육 효과를 평가해, 그 결과를 17일 발표했다(#O4-06-06).

'MyBrainRobbie'는 국제뇌건강연구소(GBHI)와 알츠하이머병협회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애 전반에 걸쳐 규칙적인 운동, 좋은 수면 습관, 균형 잡힌 식습관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영상자료에 반영했다.

'MyBrainRobbie' 영상 유튜브 캡쳐. 뇌 캐릭터인 'Robbie'가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MyBrainRobbie' 영상 유튜브 캡쳐. 뇌 캐릭터인 'Robbie'가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MyBrainRobbie'에서는 뇌 캐릭터인 'Robbie'가 약 7분 동안 8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알려준다.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학습 △활동 △외부 충격으로 인한 머리 손상 피하기 △건강한 식습관 △위험한 물질 피하기 △푹 자기 △건강을 잘 돌보기 △가족 및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등을 교육한다. 이는 알츠하이머병협회가 제시한 '10 Ways to Love Your Brain'과 궤를 같이한다.

연구팀은 프랑스 내 3곳 초등학교의 13개 학급에서 6~11세인 303명을 대상으로 영상자료의 유용성을 평가하는 예비연구를 진행했다.

최종 결과, 학생들의 영상자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전체 학생 중 64%는 영상자료가 '아주 좋았다'고 응답했고 30%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어린 학생일수록 영상자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이와 함께 영상자료가 '아주 쉬웠다'고 응답한 학생은 68%였고, 25%는 '쉬웠다'고 답했다. 아울러 8명 중 7명은 영상자료를 본 후 두뇌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을 기억하고 있었다.

Bayen 교수는 "'MyBrainRobbie'는 아이들 수준에 맞는 언어를 사용해 두뇌 건강에 좋은 생활습관을 알려줘 긍정적인 건강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영어와 프랑스어에 이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터키어, 아랍어 등 다섯 가지 언어로 제작한 'MyBrainRobbie' 영상자료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