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IC 2019] 치매 없었던 고령, 수면제 복용 후 알츠하이머병 위험 최대 4배 높아
여성은 수면장애 동반 여부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위험 달라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벤조디아제핀, 삼환계 또는 사환계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수면제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치매가 없었던 65세 이상의 고령을 대상으로 관찰연구를 진행한 결과, 수면제를 복용한 고령에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최대 4배가량 높았다. 이 같은 위험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유타주립대학 Elizabeth Vernon 교수는 "수면제는 고령에게 일반적으로 처방되지만, 수면제 복용으로 인해 기억력 문제 또는 낙상 위험 등이 증가한다고 보고된다"면서 "일부 수면제는 기억의 공고화(memory consolidation)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면각성주기를 방해하고 서파수면과 급속 안구 운동 수면 등을 감소시킨다. 이번 연구는 수면제와 알츠하이머병 발병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고자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에는 미국 캐시 카운티 지역에 거주하며 등록 당시 치매가 없었던 65세 이상의 성인 3656명이 모집됐다. 여성은 57.8%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자 12년 동안 3년 주기로 4회에 걸쳐 치매 선별검사 및 평가를 진행했다. 치매는 DSM-III-R과 NINCDS-ADRDA 진단기준을 토대로 평가했고, 수면제 등 약물 복용력은 인터뷰와 육안검사(visual inspection)로 확인했다.

분석 결과, 수면제를 복용한 고령 남성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은 남성과 비교해 3.6배 높았다(HR 3.604; P=0.0001).

고령 여성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지만, 수면장애를 동반했는지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달라졌다.

먼저 수면장애가 없지만 수면제를 복용한 고령 여성은 수면제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배가량 상승했다(HR 3.916; P=0.0001).

하지만 수면장애가 있고 수면제를 복용한 고령 여성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5.2% 감소해, 앞선 결과와 달리 알츠하이머병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Vernon 교수는 "이번 결과에서 수면제 복용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성별과 수면장애 동반 여부에 따라 달랐을지라도, 임상에서는 고령에게 수면제를 처방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며 "향후 성별 간 차이가 나타난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수면제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14~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 콘퍼런스(AAIC 2019) 포스터 세션에서 공개됐다(#P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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