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형병원 15곳 2018년 및 2017년 기부금수익 증감 분석
경희의료원, 증감률 130% 육박…이화여대와 중앙대 순으로 뒤 이어
전반적 하락세는 눈길…15곳 기부금수익 합계 전년 대비 약 60억 ↓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외형 확장을 계획·시행한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의 2018년 기부금수익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희의료원, 이화의료원, 중앙대의료원 등이 해당되며 이들은 최근 암병원 혹은 제2병원 신축을 끝냈거나 건립 중에 있다.

더욱이 지난해 의료기관들 대부분의 기부금수익이 하락 또는 소폭 상승에 그친 가운데 기록한 높은 증가율이여서 더욱 주목된다.

아울러 서울대병원과 연세의료원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들은 기부금수익과 의료원의 규모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진 않았다.

즉, 의료외수익 항목인 기부금수익은 병원이 재화 및 용역제공 없이 제3자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수입을 말하기 때문에 병원 규모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본지가 최근 각 사립대 홈페이지와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 ALIO 등에 공시된 '2018년도 결산 감사보고서 및 재무제표' 중 손익계산서 일부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 의료기관은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분당서울대, 순천향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림대, 한양대 등 15곳이다.

일부 병원은 의료원 단위로 결산을 공시하기 때문에 합산 계산했으며 비율과 증감률은 소수점 두 자리 미만부터, 금액은 10만원 단위에서 반올림으로 계산해 실제 값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5곳 기부금수익 총합 전년대비 59억원 감소한 576억원
연세대 1위, 서울대 2위, 분당서울대 3위…인하대 최하위

우선,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 15곳의 2018년 기부금수익 총합은 2017년 636억 1100만원에서 약 59억 8400만원이 감소한 576억 2700만원이다

지난해 기부금수익이 가장 많았던 곳은 연세의료원으로, 전년대비 19%가량 감소한 약 143억 4900만원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기부금수익이 높은 곳은 서울대병원(118억 4100만원), 이화의료원(58억 9900만원) 순이다.

분당서울대병원(56억 5900만원)과 가톨릭의료원(50억 2700만원)까지가 50억원 이상의 기부금수익을 낸 기관이다.

나머지 병원들은 천차만별의 기부금수익을 냈다.

30억원대는 고려대만 세웠고 20억원대에는 경희대, 한양대가 있으며 동국대, 중앙대, 한림대 등은 10억원대이다.

기부금수익이 가장 낮았던 기관은 인하대로, 1억원도 넘기지 못한 7900만원에 머물렀다.

이어 건국대(1억 7000만원), 순천향대(3억 7100만원), 아주대(4억 3500만원) 등도 기부금수익 규모가 5억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감률 BEST 5 '경희, 이화, 중앙, 가톨릭, 한림' 순
증감률 WORST 5 '건국, 서울, 한양, 연세, 아주' 순

증감률로 살펴보면 경희대가 단연 눈에 띈다.

전년 10억 6100만원 규모의 기부금이 당기에 23억 6700만원까지 증가, 약 123%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조사 대상 의료기관 15곳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증감률 2위인 이화여대 76.78%, 3위인 중앙대 43.71%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이들 뒤에 23.09%의 가톨릭대, 14.73%의 한림대가 서있고 동국대(5.1%), 분당서울대(3.42%), 고려대(1.64%) 등은 증감률이 10% 미만인 곳들이다. 

반면, 기부금수익이 2017년에 비해 줄어든 병원도 15곳 중 절반에 가까운 7곳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폭으로 기부금수익이 떨어진 건국대는 전기 5억 5400만원이 당기에는 1억 7000만원까지 떨어져 -69.31%의 증감률을 보였다.

서울대는 기부금수익 액수는 연세대에 이어 2위에 올랐으나, 기부금수익 증감률은 건국대에 이어 14위에 랭크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 한양대(-30.81%), 연세대(-19.03%), 아주대(-18.23%), 인하대(-11.24%), 순천향대(-5.6%) 등도 기부금수익이 하락한 곳들이다. 
 

'병원 신축'과 '발전후원회'가 공통점

주목할 부분은 기부금수익이 전년에 비해 높은 폭으로 증가한 병원들의 공통분모는 무엇이냐이다.

우선 경희대, 이화여대, 중앙대 모두 병원 경영에 큰 영향을 줄 굵직한 투자와 발전 계획을 세운 바 있다는 점이다.

재단이나 대학들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추가 건물 매매 혹은 새 건물 건립을 전후로 기부금수익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경희대, 이화여대, 중앙대도 비슷한 연유로 기부금수익이 높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 왼쪽부터) 중앙대광명병원,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이대서울병원
(사진 왼쪽부터) 중앙대광명병원,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이대서울병원

실제로 경희대는 지난해 10월 양·한·치 통합 암병원인 후마니타스암병원을 개원했고, 이화여대는 오랜 숙원 중 하나인 이대서울병원이 지난 2월 초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중앙대도 6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목표로 광명병원 착공식을 열고 제2병원 건립의 부푼 꿈을 꾸고 있는 상황. 

특히, 이들은 각각 최근 출범한 후원회 등 발전 목적의 단체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사료된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2018년에 경희 아너소사이어티가 출범해 사회 각계각층의 경희 동문들이 기부 속에 담긴 의미를 토대로 병원 발전에 도움을 주려하고 있다"며 "기부금수익이 늘어난 것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의료원도 신생아·취약계층 생명지원 사회공헌사업과 새병원 건립 및 병원발전 기금 마련을 위한 발전후원회가 지난 2014년부터 적극적으로 운영됐다.

중앙대의료원 관계자는 "후원회가 교직원, 동문 등 여러 관계자들의 병원 발전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화의료원도 2015년에 제2부속병원(현 이대서울병원) 및 의료원 발전을 위해 후원회가 출범, 꾸준히 기부 문화정착을 견인했고 그 덕에 지난해 기부금수익도 크게 늘어난 것 같다는 게 의료원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번 집계에서 각 대학의 회계기준년도는 매년 3월 1일에서 이듬해 2월 28(9)일까지를 따르고 있으나,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1월 1일~12월 31일까지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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