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N 2019] 노르웨이 연구팀 장기간 추적관찰 결과, 일반인보다 전체 암 발생 위험 14% ↑
호흡기계 암·비뇨기계 암·중추신경계 종양 등 위험 주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건강한 일반인과 비교해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장기간 추적관찰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연구팀이 다발성경화증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6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일반인보다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이 14% 더 높았다. 가장 발생 위험이 높은 암으로는 호흡기계 암, 비뇨기계 암, 중추신경계 종양 등이 꼽혔다.

이번 결과에 따라 임상에서는 다발성경화증 환자 진료 시 암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노르웨이에서 열린 유럽신경과학회 연례학술대회(EAN 2019)에서 29일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노르웨이 유병률 관련 연구와 노르웨이 다발성경화증 등록사업을 통해 1930~1979년에 태어난 다발성경화증 환자 데이터를 확인했다. 이어 노르웨이 암 등록사업 자료를 활용해 암 진단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최종적으로 다발성경화증 환자 6883명과 이들의 형제·자매 8918명, 그리고 건강한 일반인(대조군) 3만 7919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을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전체 암 발생 위험이 1.14배 더 높았다(HR 1.14; 95% CI 1.05~1.23).

특히 호흡기계 암 발생 위험이 1.66배로 가장 두드러졌고(HR 1.66; 95% CI 1.26~2.19), 중추신경계 종양 위험이 1.52배(HR 1.52; 95% CI 1.11~2.09), 비뇨기계 암 발생 위험이 1.51배(HR 1.51; 95% C 1.12~2.04) 높아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연관성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여, 여성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에 포함된 남성 환자가 적었기 때문에 남성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이어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 환자에서 암 발생 위험이 높았던 이유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먼저 흡연이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인 요인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를 진행한 노르웨이 베르겐 하우크란대학병원 Nina Grytten Torkildsen 박사는 "과거 노르웨이 조사 결과에 의하면,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흡연을 과도하게 하고 있었다"며 "흡연으로 인해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호흡기계 또는 비뇨기계 암 발생 위험이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추신경계 종양 발생 위험에 대해서는 '편향(bias)'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진단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을 받아 그 과정에서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지만, 일반인은 암 관련 증상이 나타나 의료진을 찾아가기 전에는 암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게 Torkildsen 박사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번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이 그들의 형제·자매와 유사했다는 사실이다.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을 같은 세대의 형제·자매와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과에 의하면,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은 형제·자매와 비교해 8%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HR 0.92; 95% CI 0.83~1.03). 오히려 혈액암 발생 위험은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형제·자매보다 45% 낮았다(HR 0.55; 95% CI 0.37~0.82).

이에 대해 Torkildsen 박사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와 형제·자매는 같은 유전자와 환경에 노출되면서 전체 암 발생 위험이 유사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혈액암에 대해서는 향후 추적관찰 기간을 확대해 추가 분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료진은 다발성경화증 환자 치료 시 암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다발성경화증 증상 중 하나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암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예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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