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n C. Cramer 박사팀, 원격재활치료 병원치료에 비해 비열등 입증
국내 의료진,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겐 허용해야"

[메디칼업저버] 국내에서는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는 원격재활치료가 병원에서 진행하는 재활치료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지난 6월 24일 JAMA Neurology 온라인에 원격재활치료가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 논문을 발표한 미국 켈리포니아의대 신경과 Steven C. Cramer 박사는 "재활치료를 받은 후 몇몇 환자는 뇌졸중 이후 쇄약해진 팔이 완전히 회복됐다"며 "재활치료를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은 활동제한, 삶의 질과 웰빙 감소 등을 보였다"며 재활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많은 환자가 치료비용, 이동 등의 어려움으로 높은 수준의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거나 짧은 기간 동안만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격재활치료의 효과는?

연구팀은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푸글-마이어 평가(FMA)를 사용해 집에서 원격으로 재활치료를 받는 사람들과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들의 운동능력을 체크했다.

참가자들은 허혈성뇌졸중 혹은 뇌내출혈(ICH)이 있었고(4~36주), 팔이 쇄약해진 사람들(FMA 66점  중22~56점)이었다.

연구팀은 원격재활치료의 비열등성을 알아보기 위해 미국 11개 곳에서 무작위, 평가자맹검(assessor-blinded)으로 ▲병원에서 강력한 팔 모터치료를 받은군(TR : telerehabilitation)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격재활치료를 받은 군(IC : in-clinic)으로 배정했다.

두 군 모두 2015년 9월 18일~2017년 12월 28일 사이에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는 6~8주 동안 36개의 치료세션(70분)을 받았고, 여기에는 감독학습 18개, 비감독학습 18개 세션이 포함됐다. 특히 같은 연습과 표준화된 운동기구를 사용했다. 

"원격재활치료 참가자 팔기능 향상" 

연구에는 124명이 참가했고, 이들의 평균 나이는 61세였다. 평균 기준점인  푸글-마이어 점수는 43점이었고, 뇌졸중 이후 평균 18.7주 동안 관찰했다. 환자의 참여도에서는 원격재활군이 더 우수했다.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군은 33.6~36세션(93.3%)에 규칙적으로 참여했고, 원격재활군은 35~36세션(98.3%)에 참여했다. 

두 군 모두 치료 이후 30일 동안 기준점인 푸글-마이어 평가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는데,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군은 평균 8.36점, 원격재활치료군은 7.86점이었다.   

연구팀은 비열등성 한계치(margin)는 2.47이었고, 95% 신뢰구간을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결국 원격재활치료가 병원에서의 재활치료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Cramer 박사는 "우리가 진행한 연구는 매일 집에서 진행하는 6주 코스를 기반으로 했다. 이는 안전했고, 환자들의 호응이 좋았다. 또 환자들의 참여도 또한 뛰어났다"며 "환자들의 팔 기능이 병원에서 시행하는 재활치료에 비해 열등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에 막혀 국내에서는 시범사업 조차 못해

원격재활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여러 논문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요원한 이야기다. 원격의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시범사업 등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국립재활원에서 중증 장애인을 위한 원격의료와 의료정보에 대한 연구가 기획된 바 있다. 

하지만 얼마되지 않아 국회의원은 물론 대한의사회협에서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되는 일을 국가기관이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 중지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대목동병원 배하석 교수(재활의학과)는 원격의료라는 논의와는 별도로 중증 장애인이나 집에서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원격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배 교수는 "만성기 환자들이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가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여러 장치가 필요하다"며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위해 병원에 한번 오려면 장애인 택시, 주간 보호인 등을 연결해야 하는 등 복잡하다. 이를 원격재활치료를 통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장애인이 병원에 오기 위해 들이는 시간적, 사회경제적 비용 등을 고려하면 훨씬  경제적"이라며 "장애인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상담해주면서,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 만성기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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