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팀,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대상 리얼월드 결과 발표
대규모 RCT에서 제외된 활동성 간질환 환자 포함
NOAC 복용군, 와파린 복용군 대비 뇌졸중 또는 출혈 등 위험 낮아

서울대병원 최의근(사진 가장 왼쪽), 이소령 교수(사진 중앙), 이현정 전임의
서울대병원 최의근(사진 가장 왼쪽), 이소령 교수(사진 중앙), 이현정 전임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국내 리얼월드 연구를 통해 간질환 동반 비판막성 심방세동(이하 심방세동) 환자에게도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항응고제를 복용한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예후를 평가한 결과, NOAC을 복용한 환자군은 와파린을 복용한 이들과 비교해 뇌졸중 또는 출혈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이 의미 있게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NOAC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제외됐던 활동성 간질환 동반 환자에게서도 일관되게 나타나 그 의미를 더했다.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순환기내과)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6월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간 기능 손상 환자, NOAC 복용 시 출혈 위험 높아져

NOAC은 간에서 일부 배설되는 약물로, 간 기능이 손상된 환자가 복용하면 약물대사에 영향을 미쳐 출혈 위험이 상승할 수 있다.

이에 급성 간염, 급성 간경변, 지속적인 간수치 증가 등이 나타난, 명백한 활동성 간질환 동반 환자는 NOAC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간경변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이 와파린 또는 저분자 헤파린과 같은 기존 항응고제와 비교해 안전성이 유사하다는 보고도 있었다(Dig Dis Sci 2016 Jun;61(6):1721-1727). 하지만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가 39명에 불과해 이를 명확하게 입증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했다.

이번 리얼월드 연구는 국내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NOAC과 와파린의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하고자 진행됐다. 이와 함께 활동성 간질환 환자에게서도 NOAC의 유용성을 규명하기 위해 하위분석을 시행했다.

항응고제 처음 복용한 간질환 동반 환자 3만 7000여 명 포함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2013~2016년 항응고제를 처음 복용한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3만 7353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와파린 복용군(와파린군)은 1만 2778명, NOAC 복용군(NOAC군)은 2만 4575명이었다. 

NOAC군 중 리바록사반을 복용한 환자가 42.5%(1만 440명)로 가장 많았고, 다비가트란(27.4%, 6724명), 아픽사반(22.6%, 5561명), 에독사반(7.5%, 1850명)이 그 뒤를 이었다. 저용량 NOAC을 복용한 환자는 52.5%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허혈성 뇌졸중 △두개내출혈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복합 사건(허혈성 뇌졸중 + 두개내출혈 +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6가지를 평가했다. 

NOAC, 모든 평가지표에서 승기 잡아

평균 1.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NOAC군은 와파린군과 비교해 모든 평가지표에서 승기를 잡았다.

NOAC군의 각 평가지표 발생 위험은 와파린군 대비 △허혈성 뇌졸중 45%(HR 0.548; 95% CI 0.485~0.618) △두개내 출혈 52%(HR 0.479; 95% CI 0.394~0.581)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18%(HR: 0.819; 95% CI 0.619~0.949)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35%(HR 0.650; 95% CI 0.575~0.736)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30%(HR 0.698; 95% CI 0.636~0.765) 낮았다. 

복합 사건 발생 위험도 NOAC군이 와파린군보다 39% 낮았다(HR 0.610; 95% CI 0.567~0.656). 

NOAC 복용 활동성 간질환 동반 환자, 복합 사건 위험 31% ↓

이러한 결과는 활동성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활동성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는 13%(4942명)로, 이 중 NOAC군은 63%(3115명), 와파린군은 36.9%(1827명)를 차지했다. 

하위분석 결과, NOAC군은 와파린군과 비교해 허혈성 뇌졸중, 두개내출혈,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이 의미 있게 낮았다.

단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NOAC군이 와파린군보다 낮다는 경향성만 나타났고,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각각 P=0.212; P=0.352).

그러나 복합 사건 발생 위험은 NOAC군이 와파린군보다 31% 낮아(HR 0.691; 95% CI 0.577~0.827), NOAC이 활동성 간질환 동반 환자에게도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임을 공고히 했다. 

아울러 리바록사반을 제외한 NOAC의 모든 평가지표 발생 위험은 와파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리바록사반은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위험이 와파린과 비슷해 이 평가지표에서는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최 교수는 "간질환 환자가 대부분 NOAC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임상에서는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가 적지 않게 있다"며 "국내 간질환 동반 심방세동 환자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결과, NOAC이 와파린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었다. 이는 활동성 간질환 동반 환자에게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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