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이식 받은 환우 2명 무대에 올라 성악·색소폰 공연 펼쳐 큰 감동 선사
1996년 7월 흉부외과 이두연 교수 집도로 국내 최초 폐이식 시작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폐이식 300례 기념 행사 전경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폐이식 300례 기념 행사 전경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이 폐이식 300례 달성을 기념하고 그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뜻깊은 행사를 열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폐이식 300례 달성 기념 행사'를 환자와 가족, 의료진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에 성황리에 끝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1부 행사는 세브란스병원 박무석 교수(호흡기내과)와 이진구 교수(흉부외과)의 인사말,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이어 서지원 교수(흉부외과)가 폐이식 300례 경과를 설명했고 이송미 영양팀장은 '폐이식 후 식생활 가이드'에 대해, 김송이 교수(호흡기내과)는 '폐이식 후 건강 지키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2부 행사는 폐이식 환우들이 매해 모여 함께 한 산행 및 다양한 외부 활동, 폐이식 50례, 100례 행사 사진을 감상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아울러 김혜영 방송작가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축사를 전했고 특히, 폐이식 환우들의 공연이 이날 행사의 백미로 남았다.

2018년 1월 폐이식을 받은 테너 손기동(협성대 교수) 씨가 '강건너 봄이 오듯'을 공연했고, 손기동 씨의 부인인 소프라노 김경애(서울기독대 교수), 제자인 소프라노 최선주(삼육대 겸임교수) 씨의 개별 공연과 합동 공연도 펼쳐져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2016년 2월 폐이식을 받은 최광암 씨의 색소폰 연주 무대와 피아니스트 노영심 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폐이식을 받은 환우들의 생생한 사례 발표시간도 있었다.

2018년 2월에 이식을 받았던 백경천 씨는 "이름 모를 기증자의 폐를 이식받은 후 작은 것 하나하나 예뻐 보인다"며 "기증자를 위해 기쁘고 건강하게 남을 도우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5월에 폐이식을 받은 김창석 씨는 "이식 후 가족들을 위해 살려고 더욱 노력하고 어려운 주변을 위해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17년 7월에 이식받은 서인환 씨의 딸 서아람 씨도 아버지의 폐이식 경험담을 공유했다.

서 씨는 "아버지에게 새로운 삶을 준 의료진에게 감사하고 말기 폐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우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며 "폐를 기증한 천사에게도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브란스병원 폐이식 300례 기념행사 케이크 커팅.
세브란스병원 폐이식 300례 기념행사 케이크 커팅.

세브란스병원 백효채 폐이식 팀장(흉부외과)는 마무리 인사에서 "폐이식 300례 성과는 수많은 과가 원팀(One-Team)으로 오직 환자만을 생각하며 함께 만든 결과"라며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재활치료 의료진까지 모두가 함께 한 역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브란스 폐이식의 역사는 1996년 7월 흉부외과 이두연 교수의 집도로 폐섬유화증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폐를 이식하면서 기록됐다.

세브란스병원은 2011년 10월에 폐이식 50례를, 2014년 8월에 100례를, 2017년 2월에 200례를, 그리고 2019년 5월 국내 최초로 단일기관 폐이식 수술 300례를 달성했다.

또한 2000년 3월에는 양측 폐이식을 수행한 세브란스병원이며, 2002년 11월에는 성인 심장-폐 동시 이식 수술, 2015년 5월에는 간-폐 동시이식, 2016년 4월에는 신장-폐 동시이식을 시행했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의 다양한 기록도 만든 바 있다.

2009년 12월 국내 최초 양측 폐 재이식, 2010년 9월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 이식 후 거부반응 환자의 폐이식에 성공했고 2015년 1월에는 국내 최초 폐이식-심장혈관우회로 동시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낸 것.

세브란스병원은 에크모(ECMO)를 사용하고 있는 고위험 환자의 수술 비중도 증가시켰고 다장기 이식 수술 등의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 

수술뿐만 아니라 50례, 100례 기념 심포지엄, 20주년 심포지엄, 매해 국내외 연자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폐이식 아카데미'도 세브란스 폐이식 역사의 한 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