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 좌심방이 폐색술 100례 달성
좌심방이 폐색술, 뇌경색 예방, 출혈 일으키지 않은 새로운 항응고 요법으로 떠올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세브란스병원 박희남·김중선 교수팀(심장내과)이 '좌심방이 폐색술(Left Atrial Appendage Occlusion, LAAO)' 100례 성공이라는 성과를 최근 내면서 뇌경색을 예방하는 시술법이 부각되고 있다. 

연구팀은 최근 유럽심장학회에서 유럽과 국내 다기관 협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항응고제인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 복용자와 비교해도 좌심방이 폐색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가 뇌졸중 발생 시 신경 장애가 현저히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좌심방이 폐색술이 주목받고 이유를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심장내과)는 2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좌심방이 폐색술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은 시술이라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심장내과)는 2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좌심방이 폐색술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은 시술이라고 밝혔다. 

- 좌심방이 폐색술은 언제부터 시작됐고, 어떤 시술법인지. 
좌심방이 폐색술은 2010년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시작했고, 유럽에서 시술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좌심방이 폐색술은 스텐트 시술과 비슷해 좌심방이로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빈 곳을 메꾸는 시술법이다. 전신마취 시간을 포함해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실제 시술 시간은 30분~1시간 소요된다. 시술 후 회복 시간은 보통 하루 정도 필요하다. 

이 시술은 환자의 허벅지 혈관에 특수 카테터를 넣어 우심방에 삽입한 후, 다시 우심방과 좌심방을 나눈 심장중격을 뚫고 좌심방으로 들어간다. 이후 좌심방이에 특수 폐색 기구를 넣어 메꾸는 시술인데, 계속 박동하는 심장 내부에서 이뤄진다. 

- 이 시술법이 필요한 대상은 누구인가? 
심방세동 및 부정맥 있는 환자에에게는 항응고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NOAC은 안전하지만 혈전을 녹이는 약이라 출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항응고 치료를 받는 환자 15~20%는 출혈 등 부작용으로 2년 이내 약을 끊는 것으로 나타났다.

NOAC은 와파린보다 출혈은 줄인다. 이는 통계적 유의성이 있다는 얘기지, 출혈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시술 후 출혈을 걱정하는 사람이나, 혹은 약을 복용하는데도 뇌줄중이 생기는 생기는 사람에게 사용된다. 

-  NOAC과 좌심방이 폐색술을 비교한다면. 
메이오클리닉 David R. Holmes 교수팀은 Watchman 기구를 사용해 2009년에 다기관 무작위 비열등성(noninferiority) PROTECT-AF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는 심방세동 있는 707명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환자들은 뇌졸중, 일과성뇌허혈증, 우혈성 심부전, 당뇨병 및 고혈압 등의 진단을 받은 바 있다. 환자의 나이는 75세 이상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2:1 비율로 분류했다. 463명은 좌심방이 폐색술을 받고 이후 와파린을 복용하지 않은군(좌심방이 폐색술군)과 244명은 와파린 복용군(와파린군)으로 나눴다.

1차 종료점은 뇌졸중, 심혈관계 사망 및 전신 색전증 등으로 정의했고, 1065인년(patient-years)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좌심방이 폐색술군에서 1차 종료점 사건률은 100인년당 3.0이었고 와파린군에서는 100인년당 4.9이었다. 두 군 간 차이를 봤더니 비열등성의 가능성은 100% 가까운 99.9%였다. 

60개월 정도 연구한 더 좋은 연구도 있다. 그 결과 와파린을 사용한 군보다 좌심방이 폐색술환자에게서 훨씬 좋은 예후를 보였다.

이 연구 결과 출혈을 줄임으로써 사망, 뇌졸중, 혈전증까지 감소시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좌심방이 폐색술을 허가 승인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동양에서 출혈 위험을 90% 줄였다. 

이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다. 서양·동양적 데이터는 다른데 우리나라에 데이터가 있는 것으로 그 근거로 현재는 출혈 위험이 높은 사람들한테 적응증이 됐다.

뿐만 아니라 좌심방이 폐색술은 경쟁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좌심방이 폐색술은 우리나라에서 선별급여 돼 20%를 정부에서 지원한다. 따라서 환자 입장에서는 9백만원 정도 내야 한다.

NOAC은 급여가 돼 환자가 5% 정도 부담해 저렴하지만, NOAC 자체는 비싼 약으로 전체 의료보험재정에서는 큰 부담이 되는 약이다.

따라서 미국 경쟁성 분석에 따르면 5년만 지나면 좌심방이 폐색술이 NOAC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Stroke. 2018 Jun;49(6):1464-1470).

이 연구 결과는 미국에서 나왔지만 영국, 홍콩에서도 똑같았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내기 때문에 좋지 않지만, 정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 앞으로 좌심방이 폐색술이 활성화될까?
활성화보다 필요한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좌심방이 폐색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뒤처져 있다. 이유는 보험(가격) 문제와 인식의 문제가 있다. 

인터넷을 봐도 좌심방이 폐색술을 검색하면 좌심방이 후 혈전형성 같은 정보가 나온다. 정보를 전달하는 곳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결국 이 시술이 좋지 않다는 인식을 하게 되고, 이 시술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음에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 앞으로 좌심방이 폐색술이 더 발전할까?
개인적으로 시술, 기구, 시술자들의 실력 등이 좋아진다면 뇌경색을 예방하면서 출혈을 일으키지 않은 새로운 항응고요법으로 인식될 것으로 본다. NOAC 효과가 있으면서 출혈이 없는 치료법으로까지 갈 것이다. 환자가 "나는 NOAC을 먹지 않고 이 시술을 받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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