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부정맥학회, '의료 선진국 되기 위해 유연한 허가절차 필요'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는 2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제14차 대한부정맥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국가별 신의료기술 도입 비교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는 2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제11차 대한부정맥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국가별 신의료기술 도입 비교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정맥 신제품 도입이 10년까지 늦는 것으로 나타나 더 효과적·유연한 심사 및 허가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부정맥학회는 21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제11차 대한부정맥학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 한국과 다른 나라들의 심사-허가 절차를 비교해 현재 한국이 상대적으로 많이 쳐저 있음을 나타내고 신제품들이 도입되고 지연되고 있는 것들을 개선해 줄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세스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서울대병원 최의근 교수를 따르면 크라이요벌룬 카테터(cyroballoon catheter)가 하나의 사례다. 크라이요벌룬 카테터 1세대는 EU와 미국에서 각각 2008년, 2010년에 도입됐고, 2세대는 영국과 미국에 둘 다 2012년에 도입됐다. 잇따라 중국과 일본에서 2014년에 도입됐지만 한국에서는 10년 넘게 2018년에 처음으로 들어왔다. 늦어진 이유는 바로 복잡한 심사 및 허가 절차 때문이다.

크라이요벌룬 카테터는 2017년부터 처음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서 안정성·효과성 평가를 받는 데 18개월 걸렸고, 동시에 한국가스안전공사(KSGC)에서 가스탱크 및 밸브 수입 검토하는데 18개월이 걸렸다. 이어 수가 정하는 데 16개월 걸려 결국 2018년 10월에 완료되고 2018년 10월 1일에 출시가 됐다. 이 과정은 총 2.5년이 걸렸다. 

그뿐만 아니라 Smarttouch Cathether, QDot Micro Cathether, VIZIGO Steerable Sheath 등 다른 부정맥 신제품 도입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상당히 늦게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Steerable Sheath 같은 경우 유도관 내부에 여러 개의 와이어를 삽입해 카테터와 같이 핸들을 통해 심장 내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환자마다 최적화된 위치에 세밀한 접근을 도와준다. 이 기술은 2011~2013년 사이에 아시아퍼시픽 지역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출시를 완료 했고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연 4만개를 판매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출시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가 불가능한 이유는 기존의 제품군이 가장 범용적인 유도관 군으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기대 예상 금액(130만원대) 대비 높은 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보험가군(14만원대)으로 비교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서 희망 보험가를 60만원으로 제출했지만 5월 치재위에서 재논의로 가격을 더 낮게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나타났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신의료 기술 도입이 상당히 지연되고 불투명하다"며 "여러 프로세스를 거쳐서 상용화를 빨리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측면에서 허가가 지연되고 있고 과학적 근거를 거치지 않고 경쟁성 평가만 해서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핵심적으로 최 교수는 "부정맥은 특히 어느 학문보다 새로운 기술이 들어오고 빠르게 진화되고 있는데, 새로운 제품이 들어와서 업데이트되는 과정이 2년 정도로 짧아야 한다"며 "지금 이런 프로세스를 다 거쳐서 3~4년 후 새 제품이 들어오면 이미 outdated, old fashioned 돼 있는 상태"다고 지적했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이사장은 "이런 신기술들은 약 50% 사망률 차이가 나게 해 생명을 구하는, 때로는 생을 바꾸는 기술들"이라며 "심장내과 의사로서 도전 미션인데. 과거 후진적 의료로 귀향할 것이냐 첨단 의료로 갈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변화가 없으면 "이런 3~4년 프로세스를 방치하면 틀림없이 미얀마와 같이 비슷해지는 상황"으로 된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전하면서 프로세스 개선을 촉구 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