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은 OTC 약물 이용…예방치료 인식 부족



주 민 경
한림의대 교수, 성심병원 신경과/대한두통학회 학술이사


 아시아 인구에서 편두통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생산연령인 20~40세에 주로 발생하여 개인적·사회적 손실을 동반한다.

일본에서 보고된 연구에 의하면 30%의 편두통 환자가 의사와 상담하며, 편두통 환자의 절반 가량은 OTC 약물만을 복용한다.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보다 심각하다. 환자의 15.7%만이 의사와 상담을 위해 내원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일반적인 두통 환자의 치료 경향을 평가하고자 진행한 MAP 연구(Korean Journal of Headache 2005;6:121)는 2004~2005년 내원한 570명의 두통 환자 및 이들이 상담한 22명의 신경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진행됐다.

단 월간 15일 이상 두통을 호소하는 중증 환자는 대상 환자의 균질성을 위해 연구에서 제외했다.

 두통 내원환자중 66%가 편두통으로 진단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45.6세였고, 성비는 여성이 82.4%로 월등히 높았다.

지난해 월 평균 심각한 두통 발작 횟수는 4일이었고, 3분의 1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경험했다. 아울러 16%의 환자가 지난 1년간 두통으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는 것도 편두통에 의한 심각한 일상생활의 장애를 반영한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두통은 긴장성 두통이나, 병원에 내원하는 두통은 편두통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연구에서도 편두통이 두통 내원환자의 가장 흔한 진단명이었다.

 두통 및 편두통 예방을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의 비율은 29.8%였다. 반면 예방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환자는 64.3%였다. 급성 진통제를 과용하고 있는 환자는 12.3%로 조사됐다.

국제두통질환분류-2는 월간 15일 이상 진경제, 10일 이상 에르고타민, 트립탄, 아편계 진통제를 투약하거나 병용투약한 경우 급성 진통제 과용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주 교수는 "현재 많은 편두통 환자가 OTC 약물에 의존하거나 신경과 의사가 아닌 일반의 또는 내과의에게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기에 편두통 예방치료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크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한다.

또한 "전체 환자중 일부만이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사정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의사와 환자의 편두통에 대한 인식을 높여 두통으로 인한 장애를 감소시키는 것은 두통 전문의들의 중요한 임무"라고 언급했다.

 주기적으로 만성 편두통에 시달리는 환자의 경우 통증이 발생한 후에 치료하기보다 예방을 통해 미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예방치료는 편두통 발작횟수의 감소, 발작기간의 감소, 두통 강도의 감소 및 급성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을 증가시켜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국가두통재단(NHF)의 "뇌졸중 예방 합의문"은 한 달에 2회 이상 편두통 발작으로 3일 이상 일상생활 장애, 급성 약물치료의 과용, 급성 약물치료의 효과가 없는 경우 예방적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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