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언론, 상급기관에게도 절대 알려주지 않겠다”
“국회, 언론, 상급기관에게도 절대 알려주지 않겠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19.06.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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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건보공단,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모니터링·효과성 분석연구 측정 공청회 개최
지자체 사업 실적 비공개 강조…분석지표 평가에 매몰·왜곡되는 현상 방지 의지 강력
전문가들, 일부 보건의료 측면 효과성 분석 항목(평가지표) 미흡한 내용 지적 이어가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커뮤니티케어 분석연구는 지자체 점수 매기기나 줄 세우기가 아니다", "국회와 언론 그리고 상급기관 등의 요구가 있어도 절대 지자체 실적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4년간 추진계획을 공개한 15억원 규모의 커뮤니티케어 모니터링 및 효과성 분석 연구는 지자체 점수 매기기나 줄 세우기가 아님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심지어 추후 국회나 언론, 상급기관 등이 요구해도 실적을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복지부다. 

지자체의 연구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해 커뮤니티케어 모형 개발 및 실증 데이터 확보를 위해 선도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정부의 강력한 바람이 드러난 대목인 것.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모니터링 및 효과성 측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건보공단 지역사회통합건강관리연구단 정현진 반장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의 개요를 소개했다.

소개에 따르면 복지부가 발주하고 건보공단이 연구기관을 선정하는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총 15억원이 투입돼 모니터링 및 효과성이 분석되는 방식이다.

지역별 연구기관은 각 지자체별로 선정되며, 중앙기관 1개와 지역별 연구기관 총 8개가 협업한다.

가장 큰 특징은 사전에 정형화된 중재모델(서비스모델)의 효과를 평가하는 일반적 평가연구와 달리 각 지역 자율적·유동적 사업을 분석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연구는 크게 '모니터링'과 '효과성 분석' 2개로 나뉜다.

모니터링의 경우 선도사업의 투입·활동·산출 영역에 대한 운영 현황 파악이 목적이며 6개 영역(△인력 △케어안내창구 운영 △지역케어회의 운영 △서비스 이용 및 제공 △포용적 주거환경 조성 △홍보 및 주민참여) 총 17개 항목으로 실시된다.

이어 효과성 분석은 선도사업 운영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적 효과의 4가지 목표(△사람 중심 서비스 구성과 제공자간 파트너십 형성 △건강한 노화와 삶의 질 향상 △지역에서의 조기 대응을 통한 지속 가능성 유지 △지역포용력 제고와 공동체 형성)가 설정됐다.

이를 근거로 총 50개 항목에 대해 양적분석과 질적분석이 이뤄지며 빅데이터 코호트가 구축돼 장기적 효과가 관찰될 예정이다.

여기서 '효과성 분석' 항목은 일반적인 사업연구에서 '평가 지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커뮤니티케어 자체가 특정 모델이 아니라 대상자 별로 지역에서 공통기반 요소를 갖고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것인 만큼 지자체들이 지표 때문에 행동이 왜곡되고 평가에 매몰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임강섭 커뮤니티케어추진팀
보건복지부 임강섭 커뮤니티케어추진팀

복지부 임강섭 커뮤니티케어추진팀장은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평가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객관성을 해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으나 평가 자체도 과정이니 연구진들과 토의하고 생각을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평가 영역을 마련한 것은 지자체의 실적을 측정해 우열을 가리거나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판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임 팀장은 "일부 학자는 효과성 분석이라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지자체 별로, 개인 별로 평가하지 않고 외부에도 절대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왜곡된 정치적 시그널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겠다는 뜻인 만큼 국회, 언론, 상급기관이 요구해도 내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단, 개별 지자체가 사업결과를 공개하고 홍보하는 것은 지자체 재량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이다.

그는 "커뮤니티케어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목적이 학자들마다, 지역사회마다, 직능단체마다, 100인 100색"이라며 "공통의 목표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긴 호흡을 가져야 할 것 같고 그 균형 잡힌 기록을 만드는 초기단계"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 보건의료 측면 평가지표 미흡한 점 우려의 목소리 

복지부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앞서 진행된 토론에는 총 9명의 의료, 사회복지, 노인복지 전문가들이 각자의 생각을 피력했다.

특히 보건의료 측면에서 일부 평가 지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광일 노인의료센터장은 "건강수준 관련 지표가 일상생활 수행능력 하나만 나와 있는데 노인환자들을 진료할 때 이 능력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 잘 바뀌지 않는다"며 "이 지표가 지역사회 안에서 단기간 내에 얼마나 변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만성질환 노인에게 흔한 골절, 낙상, 치매 우울증 등에 대한 문제들이 빠져있는 점과 응급의료기관 이용 횟수가 지표로 설정된 부분도 지적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광일 노인의료센터장(왼쪽)과 상지대학교 송현종 의료경영학과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광일 노인의료센터장(왼쪽)과 상지대학교 송현종 의료경영학과 교수.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응급실 방문에 아무런 진입장벽이 없는 상황인데 평가 지표에 응급실 이용 횟수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회의적"이라며 "진짜 질환악화에 의한 응급실 방문 또는 응급인원 등을 확실히 잡아주지 않으면 단순 '횟수'라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평가지표"라고 주장했다.

즉, 보건의료와 관련된 전문영역에서의 평가 지표들이 미흡한 점이 많아 사업 결과가 나왔을 때 이를 수긍하지 못하는 측면이 존재 할 수도 있다는 것.

상지대 송현종 의료경영학과 교수도 복약순응도 지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송 교수는 "복약순응도가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이고 MPR이 청구자료로 생성할 수 있는 좋은 대리지표이긴 하지만 연간 청구자료로 산출하는데 1년 이상이 걸려 사업 효과를 적절하게 나타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방은 받았으나 실제 약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MPR을 보완할 수 있는 지표가 추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치료 연속성에 대한 지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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