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점유한 시장서 셀트리온제약·에스티팜 등 개발 한창
전무한 국내 상위사 개발 파이프라인 지적 목소리 "개발 뛰어들어야"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글로벌 제약사가 전 세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다만,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상위 제약사도 HIV 치료제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길리어드·GSK, HIV 치료제 시장 양분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주요 EU국가(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가 HIV 치료제 시장의 핵심이다. 

Datamonitor Healthcare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2017년 HIV 치료제 시장은 2017년 182억달러 규모다. 

이 같은 시장규모는 연평균 1.7%씩 성장해 2026년 211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HIV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03억달러에 달하는데, 이 시장 안에서 길리어드와 GSK가 각각 116억 5400만달러, 36억 9100만달러로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길리어드와 GSK가 미국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자세히 보면, 길리어드의 경우 젠보야가 36억 3100만달러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고, 트루바다 26억 500만 달러, 데스코비 12억 1700만달러, 빅타비 11억 4400만달러, 스트리빌드 5억 5000만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GSK는 트리멕이 21억 1700만달러, 줄루카 1억 5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시장현황은 국내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길리어드가 우리나라에 공급하고 있는 HIV 치료제는 젠보야, 데스코비, 트루바다, 스트리빌드 등 4개 제품이다. 

IQVIA 데이터에 따르면 길리어드의 HIV 치료제들은 지난해 국내 총 매출은 426억원(IQVIA 기준)에 달한다.

아울러 GSK의 트리멕은 국내에서 작년 한 해 동안 2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외에 MSD의 이센트레스(62억원), 얀센 프레즈코빅스(24억원), BMS 에보타즈(1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무한 '국산' 치료제...셀트리온제약·에스티팜 개발 나서 

아직까지 국내 토종 기술로 개발된 HIV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제약, 에스티팜 등과 같은 제약사와 카이노스메드, 스마젠 등 바이오사들이 시장에 유통 중인 HIV 치료제 부작용을 개선한 신약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HIV 치료 신약을 개발해 길리어드와 GSK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 파이를 뺏어오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국내 HIV 치료제 시장은 환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IQVIA에 따르면 2018년 국내 HIV 치료제 시장은 734억원 규모로, 2017년(655억원)과 비교할 때 12.06% 증가했다. 

우선 셀트리온제약은 작년 11월 HIV 치료제 테믹시스(CT-G02) 개발에 성공,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곧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 셀트리온 제약은 미국 HIV 시장을 목표로 2020년 2월과 10월 FDA에 추가적으로 HIV 치료 복합제 CT-G06과 CT-G07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에 돌입할 계획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계열사 에스티팜은 HIV 치료 신약 후보물질 STP0404에 대한 전임상을 최근 마쳤다. 에스티팜은 2020년 임상 1상 개시를 목표로 한다. 

STP0404는 HIV 인테그라제의 비촉매활성 부위를 저해해 치료하는 기전의 인테그라제 저해제로, 촉매활성 부위를 저해하는 기존 HIV 치료제에서 발생하는 내성 한계를 극복한 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전임상에서는 HIV에 감염된 다양한 세포주(PBMC, MT-4, CEMx174)에 우수한 저해효과를 보였고, 세포독성 문제는 없었다. 

특히 내성이 발생한 HIV-1 균주에 대해서는 저해효과를 보여 내성 환자의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 

바이오사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스마젠은 2011년 FDA로부터 자체생산 HIV 백신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최근 완료했고, HIV 치료 후보물질 KM-023을 중국 장쑤아이디에 기술이전한 카이노스메드는 최근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임상 3상 허가를 받아 연구개발 중이다. 

한편, 제약업계에서는 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상위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에는 HIV 치료제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HIV의 특성상 임상시험이 까다로운 데다, 글로벌 제약사가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개척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다만 제약업계는 현재 HIV가 완치의 개념보다는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성을 보고 치료제 개발에 나서야 한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HIV가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면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며 "당뇨병약이나 항고혈압제처럼 꾸준히 약을 복용한다면 HIV도 관리가 가능한 만큼 상위 제약사들도 시장성을 보고 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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