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
CAROLINA 연구, 글리메피리드 기사회생
REWIND 연구, GLP-1 수용체 작용제의 비치명적 뇌졸중 감소도 눈길
조영민 교수가 참여한 PIONEER 7 연구 결과도 ADA에서 공개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난 7~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9)는 약물 연구의 향연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연구 결과가 선을 보였다.

CAROLINA 연구에서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제품명: 트라젠타)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 분야 최고 강자임을 과시했다. 여기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 트루리시티도 가세했다.

한편 글리메피리드는 기사회생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맞을 정도로 심혈관계 사건에서 오명을 벗어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여러 연구 중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내분비내과)가 참여한 PIONEER 7 연구도 눈길을 끌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인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DPP-4 D 억제제인 시타글립틴(제품명: 자누비아)을 비교한 이 연구는 ADA 발표와 동시에 Lancet Diabetes and Endocrinology에 게재됐다.

조 교수에게 PIONEER 7 연구의 해석과 함께 올해 ADA 주요 연구가 갖는 의미를 들었다. 

- PIONEER 7 연구는 어떤 스터디인가?  

제2형 당뇨병(T2D)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시타글립틴을 비교한 연구로 52주 다국가 다기관 무작위 오픈라벨 임상 3상 연구다. 2016년 9월 20일~2017년 2월 7일까지 804명의 환자를 자격이 되는지 조사했고, 이중 504명이 조건을 충족했다.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n=253), 시타글립틴(n=251)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참가자 중 가장 많은 사람은 남성(285명, 57%)이었고, 평균 나이는 57.4였다. 연구의 일차 종료점은 52주에서 당화혈색소(AIC) 7%(53mmol/mol)보다 적은 수치를 달성하는 것이었고, 이차 종료점은 52주에서의 몸무게 변화였다.

- 연구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결과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군이 일차 종료점을 시타글립틴군보다 더 많은 환자에서 달성했다(treatment policy estimand: 58% [230명 중 134명] vs 25% [238 중 60명], trial product estimand: 63% [196명 중 123명] vs 28% [184명 중 52명]).

이차 종료점인 52주에서 평균 몸무게가 감소한 오즈비도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더 나은 값을 기록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오심이 가장 흔했다. 

정리하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과 체중 감소에서도 우세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가격 조건만 맞는다면 굳이 DPP4-억제제를 쓸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ADA에서 공개된 연구 중 CAROLINA 연구에서 리나글립틴과 글리메피리드 두 약물 모두 심혈관질환 위험에서 안전하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설포닐우레아계 글리메피리드가 심혈관 위험이 안전하게 나온 것은 임상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연구가 시작될 때는 설포닐우레아계가 저혈당 위험이 크기 때문에 환자의 혈압 상승은 물론 맥박도 빨라져 이벤트가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심혈관질환에서 안전한 것으로 나왔다. 만일 이번에 글리메피리드가 나쁜 결과를 얻었다면 설포닐우레아계 당뇨병 약제는 입지가 좁아졌을 것이다. 기사회생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 CAROLINA 연구에서 1일 최대 용량을 4mg 밖에 사용하지 않아서다. 만일 최대 용량인 8mg을 처방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 있었을 것이다.

-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위약군에 비해 비치명적 뇌졸중을 12% 감소시켰다는 REWIND 연구도 ADA의 이슈였다. 

트루리시티군이 위약군과 비교해 12%라는 의미 있는 수치를 얻었다. 환자들이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모두 조절하고 있는 상태에서 12%라는 숫자는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이 포함됐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최근 출시되는 당뇨병 약제들이 심혈관 안전성에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퇴출된 아반디아 때문이다. 그 사건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약물 허가 전 임상에서 95% 신뢰구간(CI)이 1.8을 넘으면 허가를 해 주지 않고 있다. 1.3 아래면 문제없다, 1.3~1.5일 때는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테스트를 요구하고 있다. 제약사가 미국에서 약물을 판매하고 싶다면 반드시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심혈관 이득(CV Benefit)과 심혈관 안전성(CV Safety)는 다르다는 점이다. 심혈관 이득은 위약 대비 심혈관질환을 줄여준다는 뜻이고, 심혈관 안전성은 위약 대비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심혈관 이득이 있지만, DPP-4 억제제는 심혈관 안전성이지 심혈관 이득이 있는 것이 아니다. 

-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 아웃컴을 넘어 신장 아웃컴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CREDENCE 연구에서 당뇨병과 신증이 있고, 알부민뇨가 있는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카나글리플로진을 100mg 투여했을 때 신부전 진행을 유의미하게 막을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이번 DECLARE-TIMI 58 하위분석에서는 사구체여과율이 40~60mL/min/1.73㎡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감소된 환자 비율은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46% 적었고(HR 0.54, 95% CI 0.43~0.67, P<0.0001), 말기신장질환 또는 신장사망 위험도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발생률이 더 낮았다

이번 연구에는 알부인뇨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 이번 연구는 다파글리플로진이 위약 대비 신장질환 예방 및 진행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점과 환자가 미세알부민뇨로 넘어가는 것을 감소시켰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의미는 정상인 사람이 당뇨병성 신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