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19] POLO 임상 3상 결과, gBRCAm 전이성 췌장암 환자 PFS 연장
췌장암 치료에 첫 표적항암제 등장 기대감 높아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19)가 열린다. 사진은 ASCO 2019 홈페이지 발췌.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19)가 열린다. 학술대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은 ASCO 2019 홈페이지 발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구형 폴리 ADP 리보스 폴리머레이스(PARP) 억제제 계열인 난소암 표적항암제 올라파립(제품명 린파자)이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췌장암 치료의 새 장을 열었다.

태생적 BRCA 유전자 돌연변이(germline BRCA mutation. gBRCAm)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유지요법으로 올라파립 치료를 진행한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의미 있게 연장됐다.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입증한 것은 올라파립이 최초다. 이에 학계에서는 췌장암 치료 분야에 첫 표적항암제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POLO로 명명된 임상 3상 결과는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19)에서 공개됐고(abstract LBA4), 동시에 NEJM 6월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gBRCAm 전이성 췌장암 유지요법으로 '백금기반 항암화학치료' 진행

전이성 췌장암 환자 4~7%는 gBRCAm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유지요법으로 백금기반 항암화학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임상 2상 결과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변이를 가진 췌장암 환자에서 올라파립 치료 반응이 나타나면서(J Clin Oncol 2015;33(3):244-250), 향후 이들을 대상으로 표적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추가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이를 근거로 시행된 이번 임상 3상에서는 gBRCAm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유지요법으로서 올라파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검증했다.

12개국 119개 의료기관에서 1차 유지요법으로 백금기반 항암화학치료를 16주 이상 받았고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gBRCAm 전이성 췌장암 환자가 모집됐다.

총 3315명이 선별검사를 받았고 gBRCAm이 확인된 247명(7.5%) 중 질병이 진행된 93명을 제외한 최종 154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전체 환자군은 올라파립 1일 2회 300mg 복용군(올라파립, 92명)과 위약군(62명)에 3:2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 

각 치료는 마지막 항암화학치료를 받고 4~8주 후부터 시작했고, 연구팀 평가 시 질병이 진행됐거나 수용 불가능한 독성(unacceptable toxicity)이 발생하면 치료를 중단했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두 군 모두 57세로 같았고, 남성은 올라파립군 58%, 위약군 50%를 차지했다.

PFS, 올라파립군 7.4개월 vs 위약군 3.8개월

올라파립(제품명 린파자) 제품 사진.
▲올라파립(제품명 린파자) 제품 사진.

분석 결과, 1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PFS(중앙값)는 올라파립군 7.4개월, 위약군 3.8개월로 올라파립군의 PFS가 3.6개월 더 길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올라파립군이 위약군 대비 47% 낮았다(HR 0.53; 95% CI 0.35~0.82; P=0.004). 

이어 진행한 중간분석에서는 올라파립군이 위약군보다 전체 생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전체 생존기간은 올라파립군 18.9개월, 위약군 18.1개월이었고 사망 위험에 대한 두 군간 차이는 의미 있지 않았다(HR 0.91; 95% CI 0.56~1.46; P=0.68).

다만 현재 데이터 수집률이 46%이기에, 연구팀은 향후 69%에 도달한다면 전체 생존율을 재평가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객관적 반응률은 올라파립군 23%(18명), 위약군 12%(6명)로 두 군간 2배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이와 함께 완전 반응을 보인 환자는 올라파립군 2명이었고,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기에 완전 반응에 대한 결과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생률은 올라파립군이 40%로 위약군(23%)보다 높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95% CI -0.02~31).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각각 5%와 2%였다. 

"FDA, 췌장암 환자까지 적응증 확대 기대"

POLO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학계에서는 올라파립이 전이성 췌장암 치료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이어진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시카고대학 Hedy L. Kindler 교수는 "올라파립이 gBRCAm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유지요법으로서 가능성이 있음을 연구에서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치료가 어려운 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맞춤 치료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Eileen O'Reilly 교수는 "이번 연구는 췌장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이번 결과를 근거로 올라파립 적응증을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췌장암 환자까지 확대·승인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Suzanne Cole 교수는 "표적치료제가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질병 진행을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했다"며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표적치료제가 등장했기에, 임상에서는 모든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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