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노태석
연세의대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최근 'Smart X®를 이용한 임상 증례'를 주제로 좌담회가 개죄됐다. 좌장은 연세의대 노태석 교수가 맡았으며, 서울의대 진웅식 교수, 건국의대 신동혁 교수, 가톨릭의대 문석호 교수가 차례로 강연했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진웅식
서울의대 교수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유방재건술에서 SVF의 적용 

방사선 조사된 피부의 변화
방사선 치료는 악성 종양 및 일부 양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이온화된 방사선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사선 조사 후 피부 표피가 얇아지고, 콜라겐 섬유 배열 또한 정상세포와 달라지게 되는 단점을 초래한다. 

방사선 조사된 유방 피부와 조사되지 않은 피부를 조직병리학적으로 비교했을 때 이를 확인 할 수 있었으며, 보형물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을 시행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방사선 치료 받은 군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중대한 합병증 비율이 현저히 높았다. 구형 구축 또한 방사선 조사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여러 사례를 겪으면서 방사선 치료 후 보형물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을 어떻게 안전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으며, SVF를 유방재건술에 도입하게 됐다.

SVF를 사용한 유방재건술

SVF (stromal vascular fraction)는 지방 조직에서 추출된 이종(heterogenous) 세포의 집단이다. 지방세포유래 줄기세포인 ADSC (adipocyte derived stem cell)를 함유해,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관 신생 및 지방세포 전구체 증식 및 분화를 촉진한다고 알려졌다. Smart X® 키트를 사용해 SVF를 추출했을 때 매뉴얼 방식과 ADSC 산출량이 비슷했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이 지질흡인물(lipoaspirate)을 이식했을 때 함유된 ADSC에 의해 치유 과정이 촉진되어 조직 손상이 개선됐다는 논문이 발표됐으며, 방사선 조사된 조직의 손상된 상처 치유 과정에 ADSC가 효과적임을 발표한 논문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우리 병원은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의 유방재건술 시 SVF를 사용해 자료를 수집했다. 2013년 8월부터 2016년 9월까지 3년 동안 유방절제술 후 방사선 치료(PMRT)를 받은 100명의 환자들 대상으로 시행했다. 환자들은 두 단계로 즉시재건술(IBR, immediate breast reconstruction)을 시행했으며, SVF는 2단계에 시행했다. 이 연구는 단면연구(cross sectional study)로 연구 초반 SVF를 사용하지 않았던 군과, 연구 후반 1년에서 SVF를 시행했던 군으로 나눴다. 

평가항목은 합병증으로 중대한 합병증과 사소한 합병증으로 나눴다. 합병증은 SVF를 사용하지 않은 군에서 유의하게 훨씬 더 많이 발생했다. 다른 항목에서는 SVF를 사용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중대한 합병증에서는 유의하게 큰 차이를 나타냈다. 

SVF를 이용한 지방이식술

추가적으로 지방이식을 SVF와 섞어서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비교하는 무작위 대조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유방 보형물 교체까지 받은 환자들 중에도 추가적으로 지방이식을 한 환자들을 무작위로 배정했다. 현재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결론적으로 SVF 자체가 암세포를 증식(proliferation)시키거나 발암성(carcinogenic)이 있지는 않았다. 

작년 12월 지방세포 치료 관련 학회에서도 방사선 치료에 관련한 연구가 발표됐으며, ADSC는 방사선 치료 환자에서 유용하다는 내용이었다. 피츠버그 대학교 연구에서는 암세포 자체를 줄기세포와 같이 배양을 했을 때, 일반적으로는 줄기세포가 암세포의 증식을 증가시킬 것이라 생각되지만 오히려 억제시켰다는 결과가 나와 흥미로웠다. 또 다른 논문 결과는 유방암 있는 환자의 유방에서 추출한 지방을 이식하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부위에서 추출한 지방은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역할이 미미하다는 내용이었다. 

앞으로는 전향적이고 무작위로 설계된 연구를 수행해,  줄기세포의 효능 및 안전성을 확실하게 증명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ADSC 자체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 때를 대비해서 자료를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동혁
건국의대 교수
건국대병원 성형외과

 당뇨발에서 SVF의 적용 

SVF 치료의 작용 원리

SVF는 cell을 원심분리해서 남아있는 부분, 그 안에 있는 세포들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며 많은 용도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SVF 치료를 줄기세포 치료라고 단언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작용 원리는 무엇인지는 의문점이 남아있다. SVF의 구성을 보면 줄기세포, 내피전구세포, 내피세포, 대식세포 등 여러 세포가 있는데, 세포들의 숫자를 봤을 때, 줄기세포가 SVF에 많이 포함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SVF 세포치료를 환자에게 '줄기세포 치료'라고 말하면 훨씬 더 좋게 들리겠지만, 정확하게는 '세포치료'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SVF가 어떻게 작용하는 것인가에 대해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치료효과는 새로운 혈관신생(angiogenesis)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대개는 SVF의 측분비(paracrine) 효과에 의해서 혈관신생이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SVF를 이용한 당뇨발 환자 사례

단일 발가락 절단을 한 후 하얗게 연골이 노출된 환자의 경우, 연골 위로 육아조직이 깨끗하게 덮여 올라오는 것은 쉽지 않다. 원래는 연골을 드러내고 출혈 시켜야 육아조직이 차오르는데, 이 경우는 연골을 그대로 놓은 상태에서 SVF를 주사했다. 두 달 정도 경과했을 때 완전히 회복됐다<그림 1>. 

처음에는 SVF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3주 정도 경과된 다음 효과를 조금 느낄 수 있는 정도였다. 효과 발현을 위한 시간 경과가 필요한 것 같다. 또 다른 환자도 마찬가지로, 처음에 주사한 후 일주일 정도 경과 후에는 효과를 감지하지 못했으나, 3주 정도 되니 육아조직이 차오르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허혈이 심하고 중증이었던 환자는 SVF 주사에 효과가 있었으면 추가 주사를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으나, 현재는 프로토콜상 단일 주사 후 12주 관찰이기 때문에 시행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는 세포치료라고 하는 것이 현재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의료기술이다. 앞서 언급한 측분비 효과가 영구적이지는 않기에 추가 주사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적용에 한계가 있다. 

SVF 치료의 장점

줄기세포 치료와 SVF 치료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골수에서 유래한 줄기 세포의 경우에는 골수를 얻고 세포를 추출 분리해 2주 동안 계대배양을 해야 한다. 그러나 SVF의 경우 지방을 추출한 후 1시간이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줄기세포치료보다 시간적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아직까지 줄기세포가 종양형성(tumorigenesis)을 하는가에 대한 확답은 없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SVF 자체에는 줄기세포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에 비해서 안전성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된다. 효과면에서도 무작위 임상시험은 없고 다수의 증례 보고만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SVF가 줄기세포 치료에 비해 효과가 열등하지는 않다고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수술을 지향하는 편이라 세포치료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사례는 아니지만 세포치료를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먼저, 이상반응이 없다는 점이다. 상처가 회복되지 않는 것이 이상반응이 아니라면, 특별한 이상반응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환자에게 시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술환자에게 지방만 추출하면 되기에 SVF 치료를 권했을 경우 환자가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기존의 많지 않은 세포치료는 남아있는 감염을 완전 제거(eradication)하는 것이 전제조건이지만, SVF는 허혈 상태에서도 혈관신생을 일으켜 혈류량을 증가하는 작용기전이기 때문에, 가벼운 감염에서도 혈류량을 증가시켜 염증을 극복할 수 있다. 허혈의 경우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SVF를 추출하는 Smart X® 키트는 자동화 기계와 비교하면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으며, 매뉴얼로 조작하지만 자동화 기계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당뇨발의 예를 보여드렸지만, SVF는 1차 치료로 사용할 수도 있고, 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에서 최후의 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장점이 많은 치료다.
 

문석호
가톨릭의대 교수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신경화증에서 SVF의 적용 

전신경화증(Systemic Sclerosis)의 이해 

전신경화증은 자가면역질환이며 면역학적인 이상이 발생하고, 혈관병증(vasculopathy), 피부와 장기에 섬유증(fibrosis) 발생을 기본 특징으로 한다. 손에서는 수지 궤양(digital ulceration)이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환자의 90% 이상이 손에 장애(disability) 증상이 나타난다. 레이노현상이 나타나 좋지 않은 경우 석회화 되거나 괴저로 진행될 수 있다. 전신 경화증으로 인한 레이노병으로 인해 손가락, 발가락을 절단하는 임상 사례를 여럿 볼 수 있다.

치료는 자가면역을 컨트롤하는 전신 치료와 손의 증상을 해결하는 국소 치료를 같이 적용해야 된다. 대부분 corticosteroid나 다양한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고, 혈관병증에 대해서는 혈관확장제가 사용될 수 있다. 섬유증을 억제하는 약물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질환이 만성적이기 때문에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하며, 장기 복용으로 인한 당뇨병, 신장, 간 손상 및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고, 암 발생률도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약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치료효과는 5-30% 밖에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약물 치료가 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겠지만 그다지 높은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2차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우며, 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아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신경화증 환자의 수지 궤양에서 SVF

2015년 발표된 논문을 보면 전신경화증 환자의 손가락에 SVF를 주사했을 때 증상과 관련한 여러 수치들이 6개월 뒤에 개선됐다(Granel B et al. Ann Rheum Dis 2015;75:2175-2182). 또한 실제 손 부종 정도를 나타내는 RCS (Raynaud’s Condition Score S4)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호전됐다. 이 연구의 후속인 12개월 추적관찰 연구에서도 일부 수치가 호전됐다는 결과가 나와 SVF가 손 장애를 치료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들을 계기로 우리 병원도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모든 치료는 외래에서 진행했으며, 지방흡입 후 환자가 대기하는 동안에 SVF 분리를 시행했다. 지방 100 cc로부터 SVF를 추출하는데 Smart X® 키트를 사용했을 때 1시간 반 정도 소요됐다. 이후 외래에서 손가락 차단 마취 후에 주사했다. 환자가 내원해 진료를 마치기까지 4시간 내외가 소요됐다. 연구 결과, SVF 이식으로 전신경화증 환자의 수지 궤양이 호전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림 2>.

또 모세혈관 현미경 관찰을 통해 혈관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객관적인 파라미터에서도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 파일럿 연구를 모체로 2018년 5월에 국가과제 지원을 받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곽승기 교수팀과 공동으로 전신경화증의 피부괴사 합병증에 대한 SVF의 치료 효과 규명을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직 연구가 끝나지 않았지만 앞선 연구에서 보였듯이 SVF 주사 후 내원했을 때마다 손의 궤양이 호전되고, 모세혈관이 증가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러 파라미터에서 통계 자료를 수집 중이며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실험은 추출한 지방에서 평균 세포 수가 매뉴얼과 Smart X® 키트를 사용했을 경우 얼만큼의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조작자가 매뉴얼에 전문가이기 때문에 매뉴얼을 100%라 했을 때, 키트 사용은 94%였다.

이 과제의 목표는 신의료기술을 신청해서 허가 받는 것이다. 신의료기술 허가를 받으면 환자에게 공식적으로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 지금의 임상결과를 기반으로 효과 데이터를 더 많이 축적해야 할 것이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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